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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전월세난 촉진, 오늘은 안정 대책…갈팡질팡 주택정책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26.08.13 12:01 수정 2026.08.13 12:04

이재명 정부 출범 첫 '전월세 안정' 대책
비아파트 공급 지원하는 정도가 전부
전월세난 근본 원인은 정부의 '다주택자 죽이기'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 죄악시 기조 바꿔야

[땅집고] 12일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에 매물시세표가 게시되어 있다./연합뉴스


[땅집고]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월세 시장 안정을 목표로 내세운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다. 하지만 바로 열흘 전 주택 실수요자인 전월세 세입자들을 사실상 내쫓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직후에 내놓은 ‘면피용 대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3일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8·13대책)’을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부동산 대책이 몇차례 발표된 바 있지만 매매 가격 안정을 위한 공급이나 규제에 치중돼 있고 이 때문에 전월세 시장 안정에 무관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이를 의식한 듯 8·13 대책의 제목에 ‘전월세 시장 안정’을 적어 넣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번 대책에도 전월세 안정을 위한 뚜렷한 대책이 포함되지는 않았다. 그나마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오피스텔을 포함한 일반주택 13만가구 착공을 지원하기 위해 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금융·세제 지원을 강화한다는 내용 정도가 눈에 띈다. 오피스텔이나 다세대·다가구 주택 공급도 실제 입주하는데 2~3년이 걸리는데다 다주택자를 규제하는 세제가 존속하는한 공급 대책이 작동하기 어렵다.정부 스스로 전월세 대란을 촉발시키는 세제개편을 만들어 놓고 언발에 오줌 누기식 면피용 대책을 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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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지금껏 세입자 내쫓는 정책으로 일관

정부가 전월세 시장과 관련해 미봉책에 가까운 대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은 서울과 수도권의 전월세 난의 근본 원인이 정부의 정책 실패에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에게 비거주 주택 처분과 보유 주택 실거주를 강요하면서 전월세난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지적한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12월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인접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대거 지정해 실제 거주할 목적이 아니면 주택을 매입할 수 없게 했다. 다주택자나 비거주 1주택자는 주거 수요가 많은 지역의 아파트를 매입해 전월세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순기능이 있는데 이를 사실상 원천 봉쇄한 것으로, 전월세 임대료 상승을 압박하는 근본 원인이 됐다.

올해 5월 9일에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고 2주택자와 3주택자에게 20%포인트(P), 30%P의 중과세율을 적용했다. 이는 토지거래허가제와 맞물려 더욱 더 전월세 임대 주택 공급을 더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다.

지난 3일 발표된 세제 개편안은 정부의 ‘세입자 죽이기’ 정책의 결정판이란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다주택자 뿐 아니라 1주택자라고 해도 자신이 보유한 주택에 거주하지 않으면 투기 세력으로 간주,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이 동시에 대거 늘어나게 했다. 강남 집값 잡기에 혈안이 된 정부가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들을 정조준한 세금 중과를 내놨고 이것이 세입자들을 내쫓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에서는 이미 지난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 집주인으로부터 ‘자신이 직접 거주하려 하니 집을 비워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는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A씨는 “집주인이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직접 들어오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비거주 1주택자에게 세금을 강화한 덕에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세입자”라고 했다. 서울 전역에서 전세금과 매매가격이 동시에 급등하고 주택마련을 위한 대출까지 묶여 있어 점점 더 외곽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아직도 전 정부 탓…"비거주 죄악시 기조 바꿔야"

서울의 아파트 거주자 중 절반이 다주택자나 비거주 1주택자가 공급한 임대 주택에 살고 있다. 이들 중 일부라도 집주인으로부터 퇴거 요구를 받게 되면 그만큼 전월세 시장의 수요 공급 불일치로 전월세 임대료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더 장기적으로는 다주택 보유자가 줄어드는 만큼 아파트 신규 공급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정부는 현실을 외면하며 현재의 전월세난의 원인을 전 정부 시기 착공 부족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 김 장관은 8·13대책을 발표하며 “최근 아파트와 다세대 연립 등 일반주택 모두 매매, 전세, 월세가격 상승폭이 확대되는 것은 2022년부터 지속된 착공 부진에 따라 입주물량은 감소했으나 경상성장률 상승 등으로 주택 수요가 증가한 데서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비거주 주택이 전월세 주택을 공급하는 순기능을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세제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하지 않으면 전월세 시장 안정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정부의 8·13대책은 지금까지 발표된 수도권 공공택지에 일부 신규 지정 택지를 추가하고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내용인데, 지금까지 별다른 효과가 없었던 공급 대책을 재탕한다고 해서 전월세 시장과 매매가격 안정에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를 죄악시 하는 정책을 지금이라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sh029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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