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동인·희림·건원, 22일 주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
추진위 "1·2위 업체 결선투표 적법…총회 예정대로 진행"
법원 판단 21일 전후 전망
[땅집고] 서울 송파구 대표 재건축 사업장인 올림픽훼밀리타운 재건축 설계자 선정 과정이 또다시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지난 6월 주민총회에서 과반 득표 업체가 나오지 않자 1·2위 업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입찰에 참여했던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와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종합건축사사무소건원이 결선투표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7일 법원에 총회 개최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나우동인·희림·건원건축은 오는 22일 예정된 올림픽훼밀리타운 재건축사업 제2차 주민총회 개최를 막아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가처분 결과는 총회 하루 전인 21일 전후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올림픽훼밀리타운 재건축 설계자 선정은 지난 6월 29일 열린 주민총회에서부터 난항을 겪었다. 당시 입찰에는 총 18개 업체가 참여했지만 표가 여러 업체로 분산되면서 과반 득표 업체가 나오지 않았다. 득표 순위는 해안건축이 1위, 나우동인이 2위, 희림이 3위, 건원건축이 4위였다.
이에 추진위는 1·2위 업체인 해안건축과 나우동인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해 최종 설계사를 선정하기로 했다. 관할 구청이 적격심사 순위에 따라 4개 이상 업체를 다시 상정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추진위는 결선투표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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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투표 자체가 위법”…설계사 3곳 가처분 신청
문제는 결선투표 방식의 적법성을 두고 업체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불거졌다. 나우동인·희림·건원건축은 결선투표 자체가 위법할 뿐 아니라 이를 결정한 선행총회 결의에도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미 지난 6월, 송파구청으로부터 “규정에 없는 최다 득표 순위 2개 업체에 대한 결선 투표 진행은 불가하다”는 공문에 따른다.
1차 총회에서 18개 업체를 모두 후보로 상정한 뒤 표가 분산됐는데, 이후 별도의 결선투표를 진행하는 것은 당초 입찰 및 선정 절차와 맞지 않는다는 것.
특히 이들은 1차 총회에서 가격평가 점수 기준 4위권에 들지 못했던 해안건축이 주민투표에서는 1위를 차지한 점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해안건축이 제출한 설계제안서에도 입찰을 무효로 하거나 선행총회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입장이다.
설계자 선정 과정에서 특정 업체를 위한 개별 홍보가 이뤄졌다는 의혹도 나왔다. 주민 대상 홍보요원(OS) 운영과 서면결의서 징구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유리한 안내가 있었다는 것. 여기에 소유자 단체대화방의 게시글을 하루 5건으로 제한하고 게시 가능 시간도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막는 등 소유자 간 자유로운 정보 공유를 제한했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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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위 “서울시도 결선투표 가능하다고 해석…절차상 문제 없어”
추진위는 결선투표 방식에 법적·절차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송파구가 서울시에 결선투표 방식의 적법성을 질의한 결과, 과반수 득표 입찰 참여자가 없는 경우 선정 방법은 추진위 및 주민총회의 의결에 따를 수 있다는 취지의 해석을 받았다는 것이다. 추진위는 이를 근거로 1차 주민총회에서 1·2위를 차지한 해안건축과 나우동인을 대상으로 오는 22일 결선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정 업체를 위한 OS 홍보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이종한 올림픽훼밀리타운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공식 회의석상에서 OS가 특정 업체를 편파적으로 홍보했다고 주장하는 조합원에게 어떤 부분이 편파 홍보였는지 질문했었다”며 “공개적으로 질문했음에도 구체적인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체대화방 게시글 제한 역시 특정 업체의 홍보나 의견 개진을 막기 위한 조치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소유주가 하루에 40건에 달하는 글을 올리며 특정 설계사를 홍보하거나 다른 업체를 비방하는 사례가 반복돼 주민 민원이 이어졌고, 이를 막기 위해 게시글 제한을 뒀다는 것이다.
추진위는 세 업체가 결선투표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도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들 업체가 입찰 당시 ‘발주자가 정한 선정 기준과 방법,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이행각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추진위는 지난달 16일 세 업체에 이의제기가 이어질 경우 입찰 무효, 입찰참가자격 박탈, 입찰보증금 몰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내용의 ‘이행각서 위반 경고 및 법적 대응 예고’ 공문을 보냈다. 결선투표를 방해하는 행위가 이어질 경우 업무방해 등에 대한 형사 고소·고발과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했다.
이 위원장은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는 “법원에서 아직 송달받은 내용은 없다”며 “2위에 올라 결승전을 앞둔 설계사가 다른 업체들과 함께 이의를 제기하는 상황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지난 주민총회에서 1위와 2위를 한 업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할 것”이라며 “멀지 않은 기한 내 주민총회를 개최해 설계자 선정 문제를 최종적으로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림픽훼밀리타운은 송파구 문정동 150번지 일대에 위치한 4494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재건축을 통해 최고 26층, 6787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