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실크밸리2차 입주예정자 336가구…8월 입주도 불투명
준공·사용승인부터 HUG 보증·전세대출까지 줄줄이 '빨간불'
기존 집 비운 계약자 단기월세 전전
[땅집고] “입주를 위해 전남 나주에서 이사와서 현재는 친정 여주에서 임시 거주중이에요. 학교, 어린이집을 매일 왕복 80km 운전하면서 아이들 등하교 시키고 있어요.” (203동 입주예정자 A씨)
“올해 5월 결혼식 올렸지만 현재 따로 거주하면서 생활하고 있어요. 계약 시 결혼전 입주 문제없다고 했고 계약금 넣은 상황에 3개월이 미뤄지고 있네요.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 애가 탑니다” (202동 입주예정자 B씨)
경기 이천시 백사면 ‘이천 백사 신안실크밸리 2차’ 공공지원 민간임대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의 하소연이다. 국가의 공공지원 민간임대 제도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임대보증금보증을 믿고 계약했지만, 시공사인 신안건설산업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입주를 앞두고 보증과 대출 등 각종 절차가 줄줄이 불투명해진 것.
해당 단지는 이천시 백사면 일원에 들어서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아파트다. 전체 사업 규모는 980가구. 이 가운데 입주예정자는 336가구에 달한다. 시공은 신안건설산업이 맡았다. 이용호 입주예정자협의회 임원은 “집은 거의 완공된 상태인데 공사와 행정, 보증 문제로 입주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에 살던 집의 계약 만료에 맞춰 이사 계획을 세웠던 입주예정자들은 단기 월세를 구하는 등 추가적인 주거비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5월 입주 예정이었는데…건설사 회생절차까지
신안실크밸리 2차는 당초 올해 5월 입주가 예정돼 있었다. 기존 거주지의 계약 만료와 이사 계획 등을 준비했던 입주예정자들은 5월 입주가 어렵다는 통보를 받으면서 일정이 8월로 미뤄졌다.
그런데 입주 지연에 이어 시공사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이라는 변수가 터졌다. 신안건설산업은 지난 5월 29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입주예정자들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이후 입주예정자들의 불안은 급격히 커졌다. 단순한 입주 일정 연기를 넘어 공사 마무리와 준공, 보증, 금융기관 대출 등 입주에 필요한 절차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안건설 측은 회생절차 신청 이후에도 사업 정상화를 목표로 잔여 공정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에는 입주예정자를 대상으로 사전점검 행사도 진행했다.
하지만 입주예정자들은 여전히 8월 입주가 가능할지 확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회생절차와 함께 일부 하도급업체의 유치권 문제, 공사 마무리 및 준공 절차 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신안건설 측 역시 내용증명을 통해 8월 입주가 어렵다는 취지의 공식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공과 사용승인 문제도 남아 있다. 입주예정자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준공 관련 서류가 정식으로 접수되지 않은 상태이며, 일부 공사도 완료되지 않았다.
이천시 주택사업팀 관계자는 “회생절차 문제와 상수도 등 공공요금 체납 문제, 기타 행정적인 문제가 얽혀 있어 정확한 입주 가능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회생절차 개시 여부에 대한 법원의 결정도 두 차례 보류된 끝에 오는 24일로 예정돼 있어 사업 정상화 여부 역시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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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보증 믿고 계약했는데”…보증 발급도 불투명
입주예정자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는 HUG 보증이다. 입주예정자들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라는 제도적 안전장치와 HUG 임대보증금보증 등을 믿고 계약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공사의 회생절차가 시작되면서 HUG 보증 가입 진행 상황과 보증 발급 가능 여부, 발급 완료 시점 등이 명확하지 않다고 한다.
입주예정자들은 “공공지원 민간임대라는 점 때문에 국가가 관리하고 HUG가 보증하는 사업이라고 생각해 안심하고 계약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보증이 실제로 언제 어떻게 발급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UG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정부로부터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받는 조건으로 임차인 모집을 진행했고, 임대보증금 가운데 계약금과 중도금을 선납받는 구조에서 HUG가 보증을 제공했다”며 “이 과정에서 보증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보증사고가 발생할 경우 HUG의 보증책임 범위 내에서 수분양자들이 납부한 계약금과 중도금 등을 반환하는 방향으로 처리하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기관 대출 역시 입주예정자들의 걱정거리다. 계약 당시 분양사 측에서 임대보증금의 90%에 달하는 부분을 대출로 조달할 수 있다는 안내가 있었지만, 현재는 건설사 회생절차와 HUG 보증 문제 등이 겹치면서 실제 입주 시점에 전세자금대출 등 금융기관 대출이 정상적으로 실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이 임원은 “단순히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문제가 아니라 기존 집을 비워야 하는 시점과 대출 실행, 임대보증금 문제까지 모두 연결돼 있다”며 “입주시기와 보증과 대출은 어떻게 되는지라도 명확하게 알고 싶다”고 토로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