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영광 수협 낀 100억대 깡통전세…'감정가 뻥튀기'에 이승기 105억 묶였나

뉴스 이승우 기자
입력 2026.08.11 15:43
[땅집고] 가수 겸 배우 이승기 씨(왼쪽)와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뉴스1


[땅집고]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이 사기 혐의로 구속 송치되면서 한남동 ‘라누보한남’의 전세금 반환 문제가 다시금 불거졌다. 임대인인 차 회장이 105억원에 달하는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자 임차인인 가수 겸 배우 이승기 씨는 라누보한남을 점유하면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세사기 여부가 법적으로 가려진다면 대출을 내준 수협에서는 수십억원대 금융사고가 터지게 된다.

차 회장과 그의 배우자가 공동소유한 라누보한남1차 2층에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이승기 씨가 6일 전세 계약이 만료됐음에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이 씨의 법률대리인인 법률사무소 현명 측은 지난 6일 “차가원 회장의 전세금 미반환 문제는 단순한 민사상 채무불이행이 아니라 형사 범죄의 영역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전세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이를 편취한 전세사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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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의혹이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 6월 초 MBC ‘PD수첩’을 통해서다. 피아크그룹이 시행한 한남동 고급주택 라누보한남이 이 씨를 비롯한 유명 연예인을 입주시킨 뒤 감정평가액을 부풀려 거액의 전세대출을 받게 했다는 것이다. 전세금을 받은 차 회장은 부부 명의로 받은 담보 대출을 상환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출의 형태도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기관의 보증을 기반으로 하는 일반적인 전세대출과는 달랐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105억원 규모의 전세권을 설정한 뒤 이를 담보로 총 87억6000만원의 근저당을 설정한 것이다. 실제 대출실행액은 73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서울이 아닌 전남 영광과 울산광역시에 위치한 수협에서 대출을 받았다.

의혹이 제기된 이후 차 회장 측은 전세사기를 꾸준히 부인해왔다. 차 회장 법률대리인인 현동엽 변호사는 “부동산의 가치가 얼마인지는 객관적인 물적 가치이기 때문에 연예인이 입주한다고 해서 대출 심사에서 감정평가액이 올라가는 건 아니다”며 “고소득자의 변제 능력, 물적 가치를 담보하기 위한 전세권, 질권 설정 등 2~3중 보호막이 있는 정상적인 대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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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현 변호사는 직접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관련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해왔다. 그 과정에서 다주택자인 이승기 씨가 라누보한남에 입주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세금을 피하기 위해 전세 계약을 먼저 제안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차 회장 측은 전세계약 만료일인 6일을 앞두고도 보증금 반환을 수차례 언급했다.

정작 계약 만기일이 다가오자 차 회장의 배우자는 “계약 당사자인 차가원의 부재로 보증금 반환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 씨는 라누보한남에서 퇴거하지 않고 계속 거주하면서 법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땅집고] 차가원 회장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개발한 초호화 빌라 ‘라누보 한남’. /온라인 커뮤니티


대출을 내준 수협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금융업계에서는 일반적인 담보대출이 불가능한 조건임에도 대출이 실행된 만큼, 각 단위조합 수협의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법적 판단을 거쳐 차 회장의 전세사기가 확인된다면 수협으로서는 금융사고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수협중앙회 측은 지난 6월 해당 대출을 점검했고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주장처럼 연예인의 명성을 악용해 감정평가액을 부풀린 정황이 포착되면 부당대출 사고라는 점이 증명된다. 향후 대출을 실행한 각 단위 조합 수협에 대한 징계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최근 은행권에서 부동산 관련 부당 대출이 잇달아 적발된 바 있다. 지난 6월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은 할인 분양 사기에 의한 부당대출이 실행됐다는 것을 공시했다. 금융사고 규모는 각각 40억8000만원, 47억8500만원에 달했다. 시행사가 의도적으로 가짜 서류를 꾸민 것을 내부 시스템으로 걸러내지 못한 사고였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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