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으로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가 2028년부터 더 높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받게 되지만, 실제 세 부담은 오히려 공동명의가 유리한 구간이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령자·장기거주자에게 적용되는 세액공제에 600만원 한도가 생기면서 고가주택일수록 단독명의의 세액공제 효과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공정시장가액비율만 보면 공동명의가 불리해졌지만 세액공제 한도 신설이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며 “결과적으로 공동명의가 유리한 가격대가 오히려 넓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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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종부세가 재산세와 달리 ‘인별 과세’라는 점이다. 부부가 주택 한 채의 지분을 절반씩 갖고 있다면 종부세에서는 각각 한 명의 주택 소유자로 본다.
현행 종부세법상 1세대 1주택자는 세대원 가운데 한 명만 주택분 재산세 과세 대상인 주택 한 채를 소유한 경우다. 이에 따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은 원칙적으로 1세대 1주택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공동명의 방식과 ‘1세대 1주택자 특례’ 가운데 매년 세 부담이 적은 방식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이번 개편으로 선택은 더 복잡해진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27년 70%로 올라간 뒤 2028년부터 1세대 1주택자는 70%를 유지하지만 일부 다른 주택 보유자는 80%를 적용받는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도 원칙적으로 후자에 포함된다.
반면 단독명의가 누렸던 세액공제 효과는 크게 줄어든다. 현재는 고령자·장기보유 요건에 따라 최대 80%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개편안에서는 공제액 상한이 2027년 800만원, 2028년부터 600만원으로 제한된다.
김 소장은 “단독명의 고가주택의 가장 강력한 절세 수단이던 80% 세액공제가 사실상 600만원 한도의 공제로 바뀌는 것”이라며 “공시가격 30억~50억원대 주택에서는 기존 80% 공제와 600만원 한도의 차이가 매우 크다”고 했다.
◇18억원 이하·32억원 초과는 공동명의 우위
김 소장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2028년 기준으로 부부가 실제 거주하는 공동명의 1주택은 공시가격 약 19억2000만원 이하와 32억원 초과 구간에서 1세대 1주택자 특례보다 세 부담이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공시가격 18억원 이하 주택은 공동명의를 유지하면 부부가 각각 9억원씩, 총 18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어 종부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특례를 적용받아 단독명의 1주택자로 과세하면 실거주 1주택 기본공제 14억원을 넘는 금액부터 과세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공시가격 18억원 이하 공동명의 주택은 특례를 신청하는 것이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
19억2000만원에서 32억원 사이에서는 상황이 반대다. 고령자·장기거주 세액공제를 최대한 받을 수 있는 경우에는 1세대 1주택 특례가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공시가격이 32억원을 넘어가면 다시 공동명의 쪽으로 유불리가 뒤집힌다. 단독명의 특례에 적용되는 세액공제가 600만원 상한에 걸리면서 더 이상 주택가격 상승에 비례해 공제액이 늘어나지 않는 반면, 공동명의는 과세표준이 부부에게 분산돼 누진세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32억원을 넘어가는 순간 600만원 세액공제 한도가 특례의 장점을 크게 약화시킨다”며 “초고가 주택일수록 지분을 두 사람에게 나눠 누진세율을 낮추는 효과가 더 커진다”고 했다.
다만 19억2000만~32억원이라는 구간은 고령자·장기거주 세액공제를 최대한 적용받는다는 가정이다. 60세 미만이거나 실제 거주기간이 짧아 세액공제율이 20~40%에 그친다면 공동명의가 유리한 범위는 더 넓어진다.
특히 이번 개편에서 세액공제 기준이 보유기간보다 실제 거주기간 중심으로 바뀌는 만큼 장기간 보유했더라도 실거주 기간이 짧은 집주인은 1세대 1주택 특례의 실익이 줄어들 수 있다.
◇가장 위험한 건 ‘비거주 공동명의’
공동명의 주택에서 더 중요한 변수는 ‘실거주 여부’다.
개편안에 따르면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실거주하면 14억원, 거주하지 않으면 9억원으로 달라진다. 그 외 주택 보유자는 ‘4억원+(5억원×거주용 주택가액÷전체 주택가액)’ 방식으로 기본공제를 계산한다.
부부가 공동명의로 가진 주택에 실제 거주한다면 각각 9억원씩 공제받을 수 있지만, 해당 주택에 살지 않으면 각각 4억원, 부부 합산 8억원으로 공제액이 크게 줄어든다.
김 소장은 “앞으로 가장 위험한 형태는 실거주하지 않는 부부 공동명의”라며 “기본공제가 1인당 9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어드는 데다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높아질 수 있어 공동명의 여부보다 거주요건 충족 여부가 더 큰 변수가 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미 공동명의인 경우 공시가격별 대응도 달라진다. 18억원 이하라면 특례 신청을 하지 않는 편이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19억~32억원대 주택에서 부부가 모두 고령이고 장기간 거주했다면 매년 특례 신청 여부를 다시 계산해볼 필요가 있다. 공시가격과 나이, 거주기간에 따라 공제율이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공시가격 32억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은 600만원 세액공제 상한 때문에 공동명의의 과표 분산 효과가 다시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종부세만 보고 단독명의 주택을 공동명의로 바꾸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명의 전환 과정에서 증여취득세가 발생하고 배우자 증여재산공제와 양도소득세 이월과세도 함께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이미 단독명의인 주택을 공동명의로 바꾸려면 전환 비용과 향후 매각 시점까지 봐야 한다”며 “반면 새로 주택을 구입한다면 이번 개편으로 공동명의가 유리한 구간이 넓어진 데다 양도세·임대소득세 분산과 향후 상속·증여까지 고려할 수 있어 취득 단계부터 명의 구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