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민간사업자 철회로 장기 표류 우려
이달 브레인시티 첫 입주…수분양자 청원·집단 민원
“분양 핵심 호재로 홍보한 평택시가 책임져야”
[땅집고] 경기 평택 브레인시티의 핵심 의료시설인 ‘아주대학교 평택병원’ 건립사업이 무산 위기에 놓이자 아파트 수분양자와 지역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이달 브레인시티 첫 입주가 시작되는 가운데, 병원 건립을 믿고 분양계약을 체결했지만 사업 차질을 제때 알리지 않았다며 경기도 청원과 국민신문고 민원 등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브레인시티 수분양자와 평택 주민들은 최근 아주대 평택병원 건립 정상화를 요구하는 집단 민원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민 청원 게시판에도 이달 초 병원 건립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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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은 “아주대 평택병원은 지난 10년간 평택시민과 경기 남부 도민의 숙원사업이었다”며 “평택시와 관계 기관이 500병상 규모 의료기관 건립을 공언했지만, 약 10년 동안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핵심 민간사업자인 투게더홀딩스가 올해 1월 사업 철회 의사를 담은 공문을 보냈는데도 당국이 이를 반년 넘게 주민에게 알리지 않았다”며 “경기도가 평택시와 아주대의료원, 투게더홀딩스, 브레인시티 PFV 간 갈등을 직접 중재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 수분양자는 병원 건립 계획이 브레인시티 아파트 분양을 위한 핵심 호재로 활용됐다고 주장한다. 한 수분양자는 “병원이 들어온다는 설명을 믿고 분양계약을 했는데 사업 좌초 가능성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입주민을 기만한 분양 사기나 다름없다”고 했다.
◇핵심 사업자 이탈…사업 장기 표류 우려
아주대 평택병원은 평택시 도일동 일대 브레인시티 개발사업의 핵심 시설이다. 평택시와 아주대의료원은 2018년과 2019년 병원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1년에는 아주대의료원과 투게더홀딩스 컨소시엄이 의료복합타운 민간사업자 공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병원과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등 배후 시설을 함께 개발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병원 건립비를 충당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 지식산업센터 분양시장 악화로 사업성이 흔들렸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 건립비 조달과 배후 시설 개발을 맡은 투게더홀딩스가 올해 초 사업 철회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사업자가 빠질 경우 기존 사업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다. 책임과 비용 부담을 둘러싼 갈등이 소송으로 번지면 대체 사업자 선정과 사업 재조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주민들은 사업자가 바뀌는 과정에서 정부의 병상수급관리 강화로 기존 500병상 계획이 축소되거나 변경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청원인은 “경기도가 보건복지부와 적극 협의해 병원 규모 축소나 사업 무산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이달 1700가구 첫 입주…2028년까지 8000가구
수분양자 반발이 커지는 것은 병원 건립이 불투명해진 시점에 브레인시티 입주가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평택 브레인시티 대광로제비앙 모아엘가’ 1700가구가 이달 10일 입주를 한데 이어 ‘평택 브레인시티 중흥S-클래스’ 1980가구가 2027년 2월, ‘평택 브레인시티 한신더휴’ 991가구가 2028년 1월 입주할 예정이다. ‘브레인시티 푸르지오’ 1990가구는 2028년 4월, ‘브레인시티 비스타동원’ 1600가구는 같은 해 말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이들 5개 단지만 합쳐도 8261가구다.
분양 과정에서는 아주대 평택병원과 카이스트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등이 핵심 개발 호재로 제시됐다. 특히 대형 병원은 의료 편의뿐 아니라 상권 형성과 주택 가치에 영향을 줄 시설로 홍보됐다.
주민들은 평택과 안성 등 경기 남부권에 대형 의료기관이 부족한 만큼 병원 건립이 단순한 개발 호재가 아니라 필수 정주 인프라라고 주장한다. 청원인은 “평택과 안성 주민들은 중증·응급 질환이 생기면 수원이나 천안까지 원정 진료를 가야 한다”며 “병원 건립은 도민의 생명권과 의료 불균형 해소에 직결된 문제”라고 했다.
향후 관건은 평택시와 아주대의료원이 대체 사업자를 확보하고 사업 구조를 다시 짤 수 있느냐다. 업계 관계자는 “첫 입주가 시작된 만큼 원론적인 사업 추진 의지만 밝힐 것이 아니라 철회 경위와 재원 조달 방안, 대체 사업자 선정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