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타임머신] 원조 부동산 재벌 이수만…SM사옥 떠난 압구정 땅에 세운 건물 보니
[땅집고] 국내 최대 규모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 창립자인 이수만 전 회장. 그가 약 30년 전에 매입해 SM 사옥 건물을 세웠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부지를 슈퍼카인 마이바흐 전시장으로 바꾸면서 200억원대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바흐가 이수만 전 회장의 땅을 통째로 빌리는 대가로 거액을 건넨 것으로 풀이된다.
◇이수만, 12년 전 연예계 최고 빌딩 부자로 등극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수만 전 회장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대로변에 맞붙은 부지 3개 총 1741.6㎡(약 526.8평)를 보유 중이다. 원래 각 부지에 최고 4층 높이 SM 사옥을 비롯해 연립·다가구주택이 들어서 있었지만, 철거한 뒤 현재는 HS더클래스효성이 2025년 신축한 마이바흐 전시장 건물이 들어서 있는 상태다.
이수만 전 회장은 독보적인 감각으로 유명 아이돌 그룹을 줄줄이 기획하고 슈퍼스타로 키워온 이력으로 연예계에서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대표 부동산 재벌이기도 하다. 2014년 공개된 고가 빌딩 보유한 업계 관련자 명단에서 유명 연예인들을 제치고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던 것. 과거 SM 사옥, 현재 마이바흐 전시장 건물이 들어선 땅 하나만으로 선봉에 섰다.
당시 자료는 총 36명 연예계 인물과 이들이 보유한 건물 및 주소를 나열했다. 이 중 기준시가 100억원 이상 빌딩을 보유한 사람은 단 8명이었다. 1위인 이수만 전 회장이 가진 압구정동 건물 기준시가는 209억원, 추정 실거래가는 650억원에 달했다. 이어 2위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서울 마포구 합정동·기준시가 193억원), 3위는 서태지(서울 강남구 논현동·기준시가 175억)가 차지했다.
이수만 전 회장이 압구정동 대로변 건물을 매입한 시기는 1999년. 당시 IMF 여파로 시세 대비 헐값에 매물로 나온 이 빌딩을 20억원 중반대에 사들였다고 전해진다. 이후 그는 2005년 이 건물 뒤쪽으로 맞붙어있던 다가구주택 2채를 추가로 사들인 뒤 SM 사옥을 신축해 활용하기 시작했다. 대지면적 688.6㎡(208평)에 지하 1층~지상 최고 4층 높이로 1997년 준공했다.
◇SM 떠난 압구정 땅에 마이바흐 전시장…280억 근저당 걸려
2023년 이수만 전 회장이 SM엔터테인먼트 수장에서 물러나면서 SM사옥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으로 이전했다. 이렇게 공실로 남은 건물을 메르세데스벤츠의 한국 공식 딜러인 HS더클래스효성이 주목했다. 마이바흐 전시장 자리를 알아보다 이 곳에 주목한 것.
현재 SM 사옥은 압구정에서 방을 빼고 서울 성동구 성수동으로 이전한 상태다. 관련 직원들이 떠나고 공실로 남은 이수만 전 회장의 건물에 HS더클래스효성이 주목했다. 세계 최초 마이바흐 전용 전시장 자리를 찾고 있었는데, 대한민국 대표 부촌인 압구정동 대로변이라 가시성이 좋으면서 청담동 명품거리와 마주보고 있는 이 빌딩 입지가 슈퍼카 이미지가 잘 맞아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
당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한국은 마이바흐 판매량이 전 세계 2~3위를 오갈 정도로 핵심 시장”이라며 “한국 고객에 대한 감사의 의미와 함께, 구매부터 정비까지 한 번에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센터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HS더클래스효성은 기존 SM사옥 건물을 철거하고, 2025년 이 곳에 지하 1층~지상 4층 높이 마이바흐 전시장을 신축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수만 전 회장이 보유한 3개 부지에 걸쳐 마이바흐 전시장 건물이 등기돼있으며, 건물과 땅에 HS더클래스효성이 설정한 총 280억원 상당 근저당권이 걸려 있다.
양측 임대차계약서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선 이수만 전 회장이 압구정 땅을 HS더클래스효성에 통째로 임대하면서 200억원대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수만 전 회장은 이 중 일부를 기존에 보유하던 채무를 갚는 데 썼다. 이면도로 쪽 연립주택에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 설정된 18억3800만원 상당 근저당이 HS더클래스효성 측 근저당권 설정 직후 해소되는 등이다.
한 빌딩 중개업계 관계자는 “과거 압구정동 대로변 부동산을 20억원대에 매입했던 이수만 전 회장의 안목이 빛난다”면서 “정확한 가치를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세계 최고 슈퍼카 전시장이 들어서있는 만큼 시세가 1000억원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