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돕고자 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근본 취지에 반하는 것이다. 국내 투자의 매력을 높이는 대신 해외 투자의 불이익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본시장 활성화를 외치던 가장 근본적인 취지가 국민들, 특히 자산 형성이 어려운 청년들에게 자본시장 장기투자를 유도해 자산 형성을 돕자는 것 아니었나”며 “정부는 국내 시장 투자의 매력을 높여 자금이 자연스럽게 유입되도록 해야지, 불이익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고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비판했다.
이 의원이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강하게 비판 목소리를 낸 배경에는 ISA 제도 ‘개악’이 있다. 국내 주식시장으로 ‘머니무브’를 유도하기 위해 국장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해외 상품 투자를 차단하는 방식을 사용하려는 것을 강하게 꼬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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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는 예·적금,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주식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서 운용하는 계좌다. 순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일반형은 200만원, 서민·농어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의무 가입 기간 3년을 채우면 계속 연장이 가능했다. 다수의 투자자들은 미국 S&P500, 나스닥 ETF 등 해외 지수 투자에 활용해왔다.
하지만 지난 3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을 통해 ISA에도 변화가 예고됐다. 내년부터 ISA의 만기 연장을 최대 5년으로 제한하고 연 납입 한도 이월을 금지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연간 2000만원을 넣지 못했을 때 다음해에 40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었던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신규 가입자뿐 아니라 기존 가입자에게도 소급 적용한다.
국내 증시 투자를 강제하는 듯한 내용까지 있어 논란이 커졌다. 신규 출시한 ‘생산적 ISA’는 국내 주식, 국내 주식형 펀드, 국민성장펀드 등에만 투자할 수 있다. 연간 납입 한도는 2000만원, 총 한도는 2억원이고 최대 10년간 운용 가능하다. 이자, 배당소득에는 한도 없이 비과세한다.
이재명 정부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후에너지, 콘텐츠 등 혁신 산업에 자금을 유입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대전환 기조를 펴고 있다. 정부의 핵심 금융정책을 담은 듯한 상품이지만, 각종 혜택을 받으려면 해외가 아닌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장 탈출을 강요하면서 국내 증시에 강제로 자금을 투입하려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이 의원은 최근 국내 증시 불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코스피 지수가 급등할 때 주도주인 삼전닉스로의 쏠림현상이 지나친데도 불구하고 위기관리를 소홀히 한 채 계속 들떠 급기야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던 정책적 판단은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어 “예탁금 기준이 상향되니 신용융자도 내려가고 레버리지쏠림도 좀 완화되는 듯해서 다행"이라면서도 “투자경험이 부족한 개미투자자들이 극단적인 변동성 장세에 아무런 가이드 없이 휘말린 데 대해, 정부와 우리 민주당은 자본시장 활성화를 추진해 온 집권세력으로서 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와 관련하여 그에 상응하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