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경기 전세살고, 강남 40억 시세 차익" 갭투자 막은 금융위원장의 재테크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6.08.05 14:39

[땅집고] 이억원 금융위원장. /뉴스1


[땅집고] “이억원 금융위원장 본인은 갭투자·대출로 강남 40억대 아파트 잘만 샀으면서, 왜 국민들이 집 산다니 규제로 틀어막는 건가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시장 옥죄기가 이달 3일 발표된 2025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더 강력해졌다. 특히 고가주택이 밀집한 서울에선 앞서 적용한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에 이어 부동산 관련 세금까지 불어나면서, 이제 사실상 서울에서 집 사기가 거의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정부 산하 고위 관료들의 ‘내로남불’식 주택 투자 기법이 화제이다. 이들이 과거 부동산 시장 규제가 느슨할 때 대출을 일으키거나 실거주하는 대신 전월세를 놓는 등 방식으로 핵심 서울 아파트를 선점했던 이력이 있는데도, 국민들에게는 이를 금지하고 있다. .

◇이억원 금융위원장, 대출·갭투자로 40억대 재건축 아파트 로또

대표적인 인물이 이억원 금융위원장이다. 그는 이재명 정부 들어 부동산·금융과의 절연을 선포하며 규제정책의 선봉에 서있다. 하지만 과거 이 위원장이 대출을 기반으로 강남 아파트를 매수하고, 집을 사고도 정작 실제로 거주하지 않았던 등 현재 발언과 괴리를 보이는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2005년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 35.87㎡를 3억5000여만원에 매입해 실거주 없이 보유했다. 이 주택을 2013년 약 5억4500만원에 매도해 2억원 상당 차익을 거둔 직후, 이 돈을 보태 같은해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던 인근 개포주공1단지 58.08㎡를 8억5000만원에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 전세를 낀 이른바 갭투자 형태로 매수하면서 3억5000만원 대출을 활용했다.

그는 개포주공1단지를 매수하고도 이 집에 실거주하지 않았다. 주택을 산 당해 7월 스위스 제네바 대표부 재경관으로 파견된 탓이다. 이번 정부 기조대로라면 이는 ‘비거주 1주택’에 해당하므로 집을 처분해야 했던 것. 하지만 그는 주택을 매도하지 않고 임기 3년 동안 꾸준히 보유하는 길을 택했다.

[땅집고] 2005~2023년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갈아타기 이력. /이지은 기자


이 위원장은 2016년 7월 귀국하고도 개포주공1단지가 아닌 경기 용인시 수지구 일대 한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했다. 이 때 전세보증금은 개포주공1단지를 담보로 4억2000만원을 대출 받아 마련한 것이란 추정이 나왔다. 한 마디로 재건축 사업으로 가치가 높아 투자 목적으로도 유망한 강남 아파트는 오랜 기간 보유하고,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은 경기권 주택은 굳이 매수하는 대신 실거주하는 분리전략을 쓴 셈이다.

개포주공1단지는 2018년 4월 재건축 관리처분계획을 받으면서 본격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냈다. 조합원인 이 위원장은 2020년 11월 분담금 1억6124만원을 내면서 새아파트인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125㎡(37평) 집주인으로 거듭났다. 이 단지는 총 6702가구 규모로 2023년 입주해 올해로 4년째다. 이 위원장이 보유한 125㎡의 경우 올해 6월 입주권이 41억원에 팔리면서 해당 주택형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현재 부동산 중개 사이트에는 최고 47억원에 매물로 등록돼있다.

결론적으로 이 위원장이 대출 제도와 전세 세입자 보증금 등을 활용해 개포주공1단지를 8억5000만원에 매수하고, 재건축 분담금 1억6000만원 정도를 낸 결과 대략 10억1000만원 투자금으로 50억원에 육박하는 강남 핵심 신축 아파트를 손에 넣게 된 것이다.

◇본인은 대출·갭투자 잘 활용해놓고…‘내로남불’ 비난 쏟아져

이 같은 이 위원장의 투자 기법에 대해 정치권 비난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8월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금융위원장 후보자였던 그에게 “강남에 아파트를 살 당시 기획재정부와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경제 정책을 담당하던 고위 공직자였다”면서 “해외 근무를 앞두고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서둘러 매입한 행위는 국민 눈높이에서 투기 목적이라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다주택을 보유한 것이 아니라 1주택 소유자인 데다 현재 그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근에는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절연은 금융위원장 개인의 소신인가”라고 묻자, 이 위원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조 의원의 “스위스 제네바로 파견가기 전 재건축 직전이던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아파트를 매입해 갭투자(전세 세입자를 끼고 매수하는 행위) 논란이 발생했을 때도 이 같은 소신을 갖고 있었느냐”는 질의에 이 위원장은 즉답을 피했다.

조 의원은 이런 이 위원장의 태도를 향해 조 의원은 "2013년 당시 개포주공1단지를 8억5000만원에 사며 전세를 끼고 3억5000만원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는데, 지금 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하면 (이런 대출은) 불가능하다"면서 “대출을 통해 살고 싶은 집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의 시장 진입을 막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이 위원장은 이날 "대출 규제가 풀려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고, 다시 시장이 불안해져 (청년이) 주거 사다리에서 점점 멀어지는 구조를 계속 양산하는 것이 맞는지”, “과연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과도하게 쏠려 우리 사회의 부작용을 낳는 부분에 금융도 같이 가는 것이 맞는 건가”라고 반문하며 앞으로도 부동산 금융과 관련한 규제를 강화해 주택 시장을 안정화할 계획이란 뉘앙스를 전달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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