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난 칼럼에서는 도심복합개발 사업의 인허가 기간을 축소시키는 치트키인 통합심의 제도를 다루었습니다.
이제 조합을 대신하는 시행자 선택에 있어 왜 신탁과 리츠 방식이 도심복합개발에서 중요한지, 신탁 방식 사업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조합 대신 사업을 실제로 이끌어 갈 시행 주체를 선택하는 과정은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구조, 사업 리스크 방어 능력, 그리고 개발 이익의 귀속 주체를 근본적으로 결정하는 일입니다.
◇신탁은 안정성 높아…프로젝트 리츠는 이익 극대화에 유리
신탁 방식은 투명성이 높고 자금 안정성 확보에 특화돼 있습니다. 프로젝트 리츠 방식은 토지주가 주주로서 참여하면서 개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옵션입니다. 이 두 방식은 사업의 동력원과 자금 생태계가 완전히 다릅니다.
신탁 방식은 신탁사의 공신력과 투명한 자금 관리를 통해 고금리 브릿지론과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유동성 위기를 돌파하는 ‘방어적 안정성’이 특징입니다. 프로젝트 리츠 방식은 토지주가 단순한 보상 대상자가 아닌 법인의 주주로 직접 참여해 개발 이익에 대한 배당도 받고, 자산 가치 상승도 극대화하는 ‘공격적 이익 공유’ 모델입니다.
두 방식은 지향하는 철학과 금융 구조가 다르고, 조합 중심 개발의 문제를 극복하는 대안의 깊이도 달라서 대상지의 입지와 주민 성향에 따라 정확하게 이해한 후 선택해서 사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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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방식, 투명한 자금 집행…사업비 부담 커질 우려
신탁 방식의 강점은 그동안 정비사업 시장에서 폭넓게 활용하며 일정 수준의 정보가 축적돼 있고, 투명한 자금 집행과 제도권 금융에 대한 신뢰가 있습니다. 토지 소유권을 신탁사에 위탁함으로써 사업의 객관성과 자금 집행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고,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커버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자금을 집행하기 때문에 행정적 안정성도 확보하게 됩니다.
여기에 공인 신탁사의 공신력을 바탕으로 토지주 단독으로는 접근하기 힘든 제도권 금융 자금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입시킬 수 있습니다. 사업 초기 브릿지론 단계부터 관리형·처분형 신탁 구조를 작동시킴으로써, 자금 조달의 연속성을 담보하는 든든한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반면 현실적 한계도 분명합니다. 가장 먼저 ‘건설사의 책임준공’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자금 조달 구조에서 기인하는 높은 금리 부담입니다. 현재 신탁 방식의 브릿지론이나 본PF 대출 구조는 시공사의 책임준공 확약을 핵심 담보로 삼고 있는 데, 최근 건설 경기 침체로 시공사들이 책임준공에 매우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를 수용하더라도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함에 따라 전체적인 대출 금리와 금융 비용이 가중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분양률이 저조하거나 사업 지연이 발생할 경우, 관리 보수 등 고정 비용이 누적되면서 사업 전반의 재무적 유연성이 제약될 수 있습니다. 이는 사업 추진 시 다양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치밀한 관리와 통제, 유연성이 떨어지는 요인이 됩니다.
이처럼 신탁 방식은 투명한 자금 관리와 제도권 금융 유입이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지만 책임준공 기반의 조달 구조와 그에 따른 금융 부담이라는 양면성도 함께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업대상지의 재무적 여건과 시공사와의 계약 여건, 사업성 시뮬레이션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고 비교 분석한 후에 신중하게 신탁 방식을 선택해야만 성공적인 도심복합개발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다음 5회차 컬럼에서는 신탁과 달리 주민들이 법인의 주주로 직접 참여해 운영하는 프로젝트 리츠 방식의 강점과 한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ceo@soomokurb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