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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재벌' 상속 싸움 덕분?…유통회사가 성수 노른자 땅 빌딩 꿀꺽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6.07.31 10:05 수정 2026.07.31 11:02
[땅집고] 이달 7월 20일 CJ올리브영이 경매로 541억원에 낙찰받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2층 건물. /네이버 거리뷰


[땅집고] 서울 강남·성수 일대 빌딩을 여럿 보유한 ‘재벌 재단’이 경매로 내놓은 성수동 빌딩을 CJ올리브영이 540억원대에 낙찰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CJ올리브영이 최저입찰가 대비 약 150억원이나 높은 금액을 써내면서까지 이 성수동 건물을 손에 넣어 향후 활용 목적에 관심이 쏠린다.

땅집고옥션(▶바로가기)에 따르면 이달 20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대지 654.5m²(198평)에 들어선 지상 2층, 연면적 545.9m²(165평) 규모 건물이 감정가 395억9287만원에 1회차 경매를 진행했다. 그 결과 유통 대기업인 CJ올리브영이 나홀로 응찰해 새 주인이 됐다. 사건번호 2024타경60814.

주목할 만한 점은 CJ올리브영이 감정가 대비 37%(146억원) 가량 비싼 541억에 낙찰받았다는 것. 이달 경매를 진행한 전국 근린시설(상가) 중 최고 낙찰가 기록이다. 입찰 경쟁자가 없는 물건인데도 이렇게 높은 금액을 써낸 이유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땅집고]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 일대 올리브영 매장과 이달 CJ올리브영이 낙찰받은 건물 위치. /이지은 기자


해당 건물은 지하철 2호선 성수역 4번 출구가 있는 블록에 들어선 초역세권 입지다. 현재 1층에는 ‘카페 쎈느’가 입점해있으며 2층은 팝업스토어로 운영 중인데 다양한 브랜드가 이 곳을 거쳐간 것으로 성수동 상권에서 유명하다.

업계에서 빌딩 재벌로 유명한 백영장학재단 일가가 이 건물 소유주다. 백영장학재단은 서울 강남권과 성수동 일대에 빌딩을 여럿 보유한 것으로 암암리에 알려진 법인이다.

이번 성수동 건물의 경우 재단 오너 일가 내부 상속 문제로 경매에 등장했다.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공유물 분할을 위한 경매로 기재돼있는 것. 실제로 재단이 건물 지분의 4분의 1을 보유 중이며, 나머지는 1980년대생 백씨 일가 3명이 각 4분의 1씩 갖고 있었는데 이 중 한 명이 공유물 분할을 신청하며 경매 절차를 밟게 됐다. 앞서 재단이 강남구 일대에 보유하던 청담동 청담백영빌딩, 신사동 백영신사빌딩, 삼성동 백영삼성빌딩·백신제3빌딩 모두 공유물 분할을 통해 경매 처분되기도 했다.

[땅집고] 올해 6월 30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 인근에 문을 연 체험형 K뷰티 매장 올리브영 뷰티 맨션 건물. /조선DB


업계에선 CJ올리브영이 이번 경매에 참여해 새 건물주가 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이 전국에 1300여곳 매장을 운영 중일 정도로 많은 점포 수를 자랑하긴 하지만 대부분 임차 형태인 점을 고려하면, 성수동 건물을 직접 매입한 행보가 이례적이라는 것.

최근 몇 년 동안 CJ올리브영이 성수동을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해 ‘K뷰티 상권’을 조성하고 있는 경영 행보와 맞닿아있는 결정으로 분석된다. 현재 성수역 반경 300여m 거리에 운영 중인 올리브영 매장만 4곳이다. 특히 올해 6월 30일에는 성수역 2번 출구 인근 벽돌 건물에 체험형 K뷰티 특화 매장인 ‘올리브영 뷰티 맨션 성수’를 선보이면서 소비자 체류 시간을 늘리고, 외국인 관광객까지 끌어모으고 있다. 앞서 2024년부터는 서울시 역명병기 사업에 10억원을 들여 입찰해 성수역에 ‘CJ올리브영역’이라는 별칭까지 붙이면서 ‘성수 뷰티=올리브영’이라는 공식을 굳히려고 노력 중이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CJ올리브영이 성수동 건물을 감정가보다 무려 150억원이나 비싸게 낙찰받은 이유는 뭘까. 빌딩업계 전문가들은 이 건물 감정평가가 2024년 10월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CJ올리브영이 건물 가격을 감정평가일로부터 1년 9개월 뒤인 현재 시점 시세로 보정해 입찰가를 써낸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성수동 상권 일대 에선 건물마다 대지 3.3㎡(1평) 기준 3억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는데 경매 빌딩 감정가는 3.3㎡당 2억원 수준으로 1억원 이상 낮게 책정됐다. 이 점을 고려해 CJ올리브영이 시세보다 소폭 저렴하면서도 경쟁자를 제칠 수 있을 만한 금액인 3.3㎡당 2억7350만원, 총 541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단독 입찰이라 완벽하게 싸게 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이 성수동에서 핵심 입지 건물을 선점한 것만으로도 이득이라는 분석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낙찰받은 특정 목적이 있다기 보다는 성수동 상권에서 우량 매물이 좋은 조건에 나와 매수하게 됐다”면서 “갈수록 팽창하는 성수 상권 규모에 비해 올리브영 매장이 적어 장기적 관점에서 선점할 필요성도 있었다”고 전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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