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주민들이 호텔 내부에 조성될 수영장, 스타벅스를 많이 기대했는데 결국 공매행으로 가니 많이 아쉬워해요. 사실 외부 건물은 다 지어져서 내부 인테리어만 하면 누구든 와서 오픈할 수 있어보이는데도 말이에요. 2년 가까이 비어 있어서 안타까울 따름이죠.” (이한나 한뜰금빛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정부세종청사 인근 ‘신라스테이 세종’ 건물이 결국 공매 시장에 나왔다. 책임준공 기한을 1년 이상 넘겨 사용승인을 받았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원리금 상환에 실패하면서 대주단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담보로 제공된 부동산까지 공매 절차에 들어가게 되면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신탁은 세종특별자치시 어진동 665번지 토지 및 건물 일체에 대한 공매를 진행한다. 대상은 정부세종청사 인근에 조성 중인 ‘신라스테이 세종’ 개발사업지다. 공매는 PF 대출 원리금 미상환과 책임준공 지연에 따른 대주단 소송이 진행되면서 담보신탁 부동산을 처분하기 위한 절차로 보여진다.
☞KB·종근당도 뛰어든 시니어 하우징, 100% 성공 노하우 배우기
◇ “세종 첫 복합 비즈니스호텔”…결국 공매行
사업지는 세종시 어진동 665번지, 행정중심복합도시 1-5생활권 맑은뜰근린공원 인근에 위치한다. 당초 2022년 7월 개장을 목표로 추진됐으며, 지하 6층~지상 8층, 연면적 2만6048㎡ 규모에 객실 259실과 약 4436㎡ 규모의 컨벤션 시설, 비즈니스센터 등을 갖춘 세종시 최초의 복합형 비즈니스호텔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사업은 호텔신라가 브랜드를 제공하는 위탁운영 방식으로 참여했고, 시행은 특수목적법인(SPC) 센트럴세종(상지피앤디 자회사), 시공은 상지건설과 희상건설이 맡았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신라스테이 세종’ 개발사업지는 2020년 8월 주식회사 센트럴세종으로부터 160억원에 매매된 뒤 같은 달 아시아신탁(현 신한자산신탁)에 신탁됐다. 이후 2022년 아시아신탁이 신한자산신탁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신탁 명의도 변경됐다. 교보증권은 지난 2020년 약 700억원 규모의 PF 대출을 주선했다.
당시 세종시는 정부청사와 국책연구기관 이전 등 도시 규모에 비해 숙박시설이 부족해 세종시 호텔 개발 사업에 투자 전망이 밝다는 전망이 나왔고 이 때문에 금융사들은 적극적으로 자금을 투입했다.
◇ 책임준공 1년 지연…PF 상환 실패에 대주단 소송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망 불안이 이어진 데다 컨벤션센터와 인피니티풀 등을 포함한 설계 변경까지 겹치면서 공사는 반복적으로 지연됐다. 결국 책임준공 기한을 1년 이상 넘긴 뒤인 2024년 1월에서야 사용승인을 받았다.
문제는 준공이 늦어지는 사이 PF 대출 만기였던 2024년 7월까지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교보증권을 포함한 대주단 13곳은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고 보고 신한자산신탁을 상대로 약 657억7000만원 규모의 약정금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담보신탁된 사업 부지가 공매 절차에 들어가면서 사업 정상화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이번 사례는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의 구조적 위험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여진다. 책임준공형 신탁은 부동산 신탁사가 대주단에게 기한 내 준공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하고 대주단이 이를 기반으로 대출을 실행하는 사업 방식이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때는 금융 조달을 원활하게 하는 장점이 있지만, 공사 지연이나 분양 부진 등이 발생하면 신탁사가 직접 재무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커진다.
☞KB·종근당도 뛰어든 시니어 하우징, 100% 성공 노하우 배우기
한편,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5월 신한자산신탁의 단기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실제 신탁계정대 순액은 2023년 말 2000억원에서 2026년 3월 말 1조2000억원으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2.6%에서 166.7%로 상승했다.
자산건전성 지표 역시 악화됐지만, 지난해 대손비용 감소와 충당부채 환입 영향으로 19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고, 올해 1분기에도 5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다만 나이스신용평가는 과중한 재무부담과 저하된 경상적 수익창출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책임준공형 사업장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담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고 재무부담도 과중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한나 한뜰금빛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외부 건물은 다 지어진 상태이고 내부 인테리어만 마무리 하면 되는 단계였다”며, “현재 계속해서 공실로 남아있는 상태”라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주민들도 내부에 수영장, 스타벅스 입점 계획 등을 기대했는데 많이 아쉬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