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광현“장특공제, 역진성 끝판왕"...17년 만의 제도 개편 시사
[땅집고] 다음 달 초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임광현 국세청장이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수술 필요성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고 공개 경고한 지 사흘 만에 국세청장이 곧바로 구체적인 개편 방향을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26일 임 청장은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현행 장특공제는 10년 보유·거주하면 과세 대상 양도 차익의 최대 80%까지 한도 없이 공제해주기 때문에 과하게 역진적”이라며 “비싼 주택일수록, 그래서 차익이 클수록 공제를 더 많이 받는 구조”라고 말했다.
임 청장은 2024년에 양도한 주택의 양도세 신고 통계 분석을 공개하며 “전국 2만4816호의 1가구 1주택이 5조320억원의 장특공제를 받았는데, 이 중 서울이 4조5000억원, 즉 공제 혜택의 90%가 서울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서울 4조5000억원 중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의 장특공제액이 3조5000억원으로 78.6%를 차지하고 있다”며 “반면 도봉·금천·중랑·노원·동대문·관악·은평·구로구 등은 장특공제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임 청장은 “심지어 강남구 주택 1채를 양도하고 장특공제로 200억원이 넘는 금액을 공제받은 경우도 있다”며 “가히 역진성의 끝판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조세는 소득이 큰 사람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는 누진성이 기본원칙이지만, 장특공제로 불로소득이 고스란히 보장되는 역진성이 나타났다”며 “제도가 ‘똘똘한 한 채’를 권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09년에 1가구 1주택 장특공제율을 최대 80%로 한도 없이 상향한 지 17년이 지났다”며 “세제는 가급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좋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들이 나온다면 그에 대한 미세조정은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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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국세청장의 발언은 최근 대통령실의 부동산 국정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똘똘한 한 채가 우리나라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며 "효율적으로 투기할 기회를 만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책 당국자의 의도는 1가구 1주택을 존중하고 보호하자는 것이었다"면서도 "집값이 비싸든 싸든 똑같이 취급하다 보니 한 채를 사서 투자 이익을 누리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했다. 실거주용인지 투자·투기용인지 구분하지 않고 1주택이라는 이유만으로 세제상 혜택을 준 것이 문제라는 의미다.
정부는 다주택자 규제 강화가 결과적으로 강남 3구와 한강변 등 선호 지역의 고가 아파트 한 채로 수요가 쏠리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내달 초 종부세 등 보유세와 양도세 등 거래세 개편을 포함한 종합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