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롯데쇼핑 32만주 처분
그룹 측 "개인 유동성 확보 차원"
4500억 상속세 재원 마련 해석도
[땅집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쇼핑 주식 400억원대 규모를 매각한다. 공시상 거래 목적은 현금 유동성 확보지만, 롯데 오너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020년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별세 이후 총수 일가는 45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연부연납 방식으로 납부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지분을 잇따라 처분에 나선 바 있다.
☞KB·종근당도 뛰어든 시니어 하우징, 100% 성공 노하우 배우기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은 다음 달 21일부터 9월 18일까지 29일간 장내 매도 방식으로 롯데쇼핑 보통주 32만4100주를 처분할 계획이다. 매각 규모는 지난 21일 종가(13만400원) 기준 약 423억원이다. 신 회장의 롯데쇼핑 지분율은 기존 10.23%에서 매각 이후 9.08%로 낮아진다. 신 회장이 확보하는 자금의 구체적인 사용처는 공개되지 않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은 공시 내용 그대로 개인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주식 매각이 신격호 명예회장 상속세 납부를 위한 현금 확보 차원의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신 명예회장 별세 이후 부과된 상속세는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수년에 걸쳐 나눠 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계열사 지분 매각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녀인 고(故)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이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약 1050억원 규모의 롯데 계열사 지분을 잇달아 매각했다. 신 의장은 지난해 7월 롯데칠성음료 보통주 24만7073주를 주당 12만9960원에 전량 처분해 약 321억원을 확보했다. 같은 달 롯데지주 주식 211만2000주(약 670억원)와 롯데쇼핑 주식 7만7654주(약 58억원)도 모두 매각했다. 당시 롯데재단은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롯데웰푸드 주식까지 모두 처분하면서 신 의장은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재계에서는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 이후 롯데 총수 일가에 부과된 상속세 규모를 약 45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 명예회장의 상속 재산은 약 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국내 상속세 최고세율 50%에 최대주주 지분에 대한 20% 할증 평가가 적용되면서 막대한 세금이 부과됐다. 당시 유산 상속인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고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유미 전 롯데호텔 고문까지 4명이다.
롯데 총수 일가의 상속세 규모는 국내 기업 가운데서도 손꼽힌다.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상속세가 약 12조원으로 가장 많고, 넥슨 창업주 고 김정주 회장 유족이 약 5조원대를 부담했다. 롯데의 약 4500억원 규모 상속세는 국내 주요 기업집단 가운데 6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