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약 2만 6000평에 달하는 광활한 부지가 십수 년째 방치되고 있다. 당초 800병상 규모의 송도 세브란스병원이 들어서기로 했던 곳이지만, 지자체가 제공할 수 있는 파격적인 혜택은 모두 누린 채 20년 가까이 본공사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 평당 50만원 헐값 매입… 2010년 완공 목표가 2028년으로
인천시와 연세대학교는 지난 2006년, 송도 7공구 연세대 국제캠퍼스 단지 내에 대학병원을 건립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연세대는 조성 단가(평당 약 150만원)보다 훨씬 저렴한 평당 약 50만원에 부지를 매입하는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당초 2010년으로 설정됐던 완공 목표는 여러 차례 연기된 끝에 2028년으로 늦춰졌다. 그 사이에 건설 자재비와 인건비 등이 급등하면서 당초 4000억원대였던 병원 건립비는 7000억원대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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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립병원 공사비 증가분을 세금으로?"… 혈세 투입 논란
불어난 공사비 3000억원을 둘러싸고 최근 송도국제화복합단지 개발이익금 중 1000억원을 병원 건립에 투입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논란은 더욱 과열되고 있다. 이 중 절반인 500억원은 공공의 몫으로 볼 수 있어, 사립 대학병원을 짓는 데 시민의 혈세가 쓰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진다.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에서는 "지자체 지원과 헐값 부지 매입 혜택을 다 받고도 재원이 없다며 세금 투입을 바라는 것은 상도덕에도 맞지 않는 행태"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 까다로운 입찰 조건과 잇따른 유찰… 수의계약 편법 의혹까지
시공사 선정 과정 또한 난항을 겪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신축 입찰 공고에서 '종합병원 공사실적 1000억원 이상'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했으나, 조건을 충족하는 건설사가 극소수에 불과해 잇따라 유찰됐다.
일각에서는 의도적으로 유찰을 유도한 뒤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려는 편법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송도 세브란스 관련 결재 라인의 주요 임원진이 특정 대형 건설사 출신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연세의료원 측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할 뿐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 세브란스 이어 차병원까지…송도 의료복합타운 '도미노 지연'
사업을 차일피일 미루는 모습은 송도 세브란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송도국제도시 내 조성하려던 '차병원 글로벌 특화병원' 역시 지난 2023년 협약을 맺은 이후 3년이 지나도록 본협약조차 체결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상태다. 병원과 오피스텔 등 수익시설 비율을 둘러싼 경제청과 차병원 측의 입장차가 줄어들지 않으면서 당초 목표했던 2030년 개원은 사실상 무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주민들은 “제2의 세브란스 사태가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 "2028년 완공 불가능"… 행정력 부재와 민간의 불이행이 낳은 참사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은 송도 세브란스에 대해 2028년 말까지 개원하지 못할 경우 부지를 회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서는 800병상 규모의 대형 종합병원을 건립하는 데 최소 50개월 이상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시점에서는 2028년 완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herim570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