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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입주하는 게 죄?" 총량제로 수원·동탄서 집단대출 거부 날벼락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6.07.24 06:00


[땅집고] 매교역팰루시드아파트 전경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땅집고] “이제 새아파트 입주가 한 달도 안남았는데, 집단 대출까지 대출 총량에 포함해 선착순 받을 거라곤 진짜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마저도 2000가구가 대출 확답을 못받아서 다들 거리에 나앉게 생겼어요.”(경기 수원시 ‘매교역 팰루시드’ 수분양자)

정부가 가계 대출 관리를 주문하면서 금융기관만다 ‘대출 총량제’를 시행하며 올해 하반기 입주하는 새아파트 수분양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입주 전 집단 대출을 실행해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정부가 2~3년 전 공급한 단지를 분양받은 수분양자들에게도 대출 총량제를 소급 적용하면서 집단 대출이 막혀버린 것.

은행 지점마다 1년 동안 신규로 취급하는 대출액 총량을 미리 정해둔 탓에, 상반기에 연간액을 소진한 지점마다 하반기 신규 대출은 불가능하다고 통보 중이다. 올해 7~8억원 입주 예정인 새아파트를 분양받은 수분양자마다 기존에 보유하던 집을 이미 매도하거나 전셋집을 빼 이사일까지 맞춰둔 상태인데, 집단 대출을 받지 못하면 말 그대로 길거리에 나앉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분양권을 팔아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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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총량제 때문에…수원·동탄서 집단 대출 거부

대출 총량제로 집단 대출이 막힌 대표적인 새아파트가 올해 8월 18일 입주를 앞둔 경기 수원시 권선구 ‘매교역 팰루시드’다. 총 2178가구 규모인데, 집단 대출에 참여한 은행 총 6곳 중 4곳이 대출 마감을 통보해 아직 2000여가구가 대출 확정을 못 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출 총량제 탓에 은행 한 지점마다 15~50가구 정도만 ‘오픈런’으로 받고 접수를 조기 종료한 탓이다.

[땅집고] 경기 수원시 ‘매교역 팰루시드’ 집단 대출 참여 은행 6곳 중 4곳이 대출 접수 마감을 통보했다. /입주예정자협의회


예비입주자들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경우 ‘매교역 팰루시드’에 배정한 집단 대출 총량이 100억원 미만이라 15팀만 접수 받고 마감했다고 전해진다. NH농협은행 역시 공문을 통해 “가계대출 관리로 인해 은행별 총 한도가 많지 않아 신청자가 많은 경우 빠르게 조기마감되는 일이 발생, 저희 NH농협은행 또한 집단 대출 한도가 많지 않아 모든 입주자분들의 대출 접수를 도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투명하고 공평하게 선착순으로 예약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매교역 팰루시드’ 입주예정자라고 밝힌 A씨는 “총 21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데 꼴랑 10개도 안되는 은행들이 와서 지점당 50억~100억원 정도 총액을 걸어놓고 선착순 받는중”이라며 “이자도 4% 후반에서 5% 초반이라고 하는데, 한 지점당 20가구도 못 받아서 지금 난리났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제 입주가 한달도 안남았는데 살던 집은 이미 이사 날짜 정해졌고, 집단 대출도 대부분 못해서 다들 거리에 나앉게 생겼다”고 호소했다.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에서도 올해 하반기 입주 예정인 새아파트에서 집단 대출이 막힌 사례가 나왔다. 총 662가구 규모 ‘동탄신도시 금강 펜테리움 7차 센트럴파크’다. 오는 7월 말부터 입주 예정인데 대출 총량제 때문에 수분양자들이 온갖 대출 상담사에게 연락을 돌리며 고군분투 중이다. 아직 접수를 마치지 못한 가구가 최소 100~200가구 정도라고 전해진다.

수분양자 B씨는 “저희도 난리다, 2주간 지옥이었다”면서 “정말 아침 점심 저녁 새벽 매일 상담사한테 울면서 연락 돌려서 겨우 접수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도대체 3년 전 분양자들이 대출 총량제에 왜 포함이 되어서 피해를 봐야 하는지 속이 터진다”고 했다.

◇하반기 입주 아파트 모두 비상…둔촌주공처럼 살려줄까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하반기 남은 기간 입주 예정인 새아파트 수분양자마다 가슴을 졸이고 있다. 아직 상반기를 갓 마친 7월인데도 은행 지점마다 총량을 채워 집단 대출이 어렵다고 통보하고 있는데, 9~10월이나 연말 입주하는 신축 단지에선 집단 대출 받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진다.

실제로 지난해 경기 광명시 ‘트리우스 광명’의 경우 연말인 12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했다가 정부의 대출 규제 및 대출 총량 때문에 이른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쏟아지기도 했다. 총 3344가구 중 분양가가 높은 84 이상 주택형을 분양받은 사람들이 대출받을 곳을 찾지 못해 분양가 대비 1억원 이상 저렴하게 집을 내놓으면서 발생한 일이다. 다행히 곧 연초를 맞아 은행권 대출 한도 총량이 초기화되면서 문제가 어느 정도 일단락됐다.

[땅집고] 경기 수원시 ‘매교역 팰루시드’ 수분양자들이 집단 대출을 받지 못해 호소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블라인드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출 총량제를 지금처럼 소급 적용하는 경우 상반기 대비 하반기 입주 예정자들이 집단 대출을 받기 매우 불리한 구조 아니냐고 지적한다. 통상 총량제 운용 과정에서 은행 지점마다 실적을 위해 대출 접수를 상반기에 집중하고, 하반기에는 한도를 조이는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더불어 수분양자들이 집단 대출을 받지 못해 잔금을 치르지 못하는 경우 시공을 맡은 건설사 역시 잔금을 빠르게 회수하지 못하는 구조라 건설업계가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2024년 말 비슷한 문제를 겪었던 총 1만2032가구 규모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사업지를 위해 정부가 대출 규제를 풀어줬던 역사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분양가 9억원 이상 신축 아파트에 대한 중도금 대출을 막았다. 둔촌주공이 여기에 해당했는데,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걸려 있던 실거주 의무까지 적용받아 수분양자 대출이 막힌 데 이어 세입자를 구해 전세금으로 잔금을 충당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이에 정부가 돌연 중도금 대출을 전면 허용하고, 실거주 의무도 3년 유예해주는 등 규제를 완화했는데 둔촌주공이 첫 수혜 단지가 됐다. 이에 정부가 ‘둔촌주공 살리기’를 해준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매교역 팰루시드’ 수분양자 C씨는 “정부가 우리 아파트도 둔촌주공처럼 살려줄지 여부를 두 눈 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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