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 중 50분 지나서야 국민 대표 참석 발언
'토론 없는 발표회' 비판
실시간 댓글창은 정책 불만 성토장
[땅집고] 국민과의 소통을 내걸고 열린 정부의 부동산 대국민 토론회가 정작 국민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정부 측의 입장 발표로 일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0분간 진행된 행사에서 토론회 참석자 실제 발언은 개회 후 50분이 지나서야 겨우 시작되는 등 사실상 일방통행식 정책 발표회에 그쳤다는 비판이다.
23일 정부 관계 부처와 학계 전문가 및 연구원, 맘카페 운영진까지 총 140여 명이 참석한 대국민 부동산 토론회에는 시작 직후부터 형식적인 진행으로 실망감을 안겼다. 행사 시작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의 모두 발언에 이어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사전 의견 수렴 결과를 발표하는 데 토론회 전체 예정 시간 100분 중 20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토론회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개회 25분이 지나서야 첫 전문가 발제가 이뤄졌다.
국민 대표 참석자가 첫 의견을 제시한 시점은 행사가 시작된 지 무려 50분이 지난 후였다. 실제 토론 시간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다수 올랐다.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끼리 진행하는 회의 형식인데 왜 대국민 토론회라는 이름을 붙였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시간 끌기식 진행을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시간만 끌다 끝나는 ‘침대축구’가 아니라 ‘침대토론’ 아니냐”는 냉소가 터져 나왔다.
이러한 일방적 진행에 대한 반발은 실시간 생중계 댓글창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댓글창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네티즌들의 민원과 불만 성토장으로 변모했다. 한 네티즌은 “정부 지지자이지만 대출은 모두 막아놓고 대통령이 분당 아파트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특혜성 대출 건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실망감을 표출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사람들 모아놓고 정부 할 말만 하고 있다”며 형식을 갖춘 소통 행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청년층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소득과 자산이 부족한 청년층에 대해서는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집 없이 사는 서민들이 집 한 번 가져보겠다고 하는데 정부가 내 집 마련을 막아선 안 된다”고 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기회까지 가로막고 있다는 불만이 실시간 댓글창을 통해 이어진 것이다.
특히 공공분양주택인 ‘뉴홈 나눔형’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고양 창릉 S3구역 등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4년 전 공고 당시 약속했던 LTV 80%, 최대 5억 원 한도, 1.9~3.0% 고정금리, 40년 만기 및 DSR 미적용 조건을 서면으로 확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LH 환매 및 감정가 30% 이익 공유 등 의무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금리 조건과 대출 기간은 악화시켰다”며 “본청약 금액이 약 30% 상승하고 입주 시기마저 1년 이상 지연된 상황에서 전에 없던 중도금 60% 납부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전청약 후 4년을 기다린 무주택 서민과 청년, 신혼부부 등 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전용 모기지 조건의 원상복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