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조망권 때문에 엎어진 사업이 횡재, 서초 672억 땅 1400억에 팔아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6.07.19 06:00

[땅집고] GS건설의 자회사인 자이에스앤디가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확보했던 알짜 임대주택 부지를 결국 1400억원에 매각했다. 바로 옆 ‘서초센트럴아이파크’ 입주민들과 조망권·일조권 갈등이 격화하면서 임대주택 건립이 지연되자 결국 사업을 중단하고 매입 7년 만에 땅을 팔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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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이에스앤디는 올해 6월 2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1592-10번지 일대 부지를 통신판매업체인 주식회사홈에이스에 1400억원에 양도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공시했다.

해당 부지는 자이에스앤디가 민간임대주택 사업을 목적으로 2019년 672억원에 매입했다. 당초 계획상 지하 5층~지상 24층, 총 308가구 규모 임대주택 건물 1개동과 업무시설 1개동을 지을 예정이었다. 2021년 11월 서초구청으로부터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까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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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센트럴아이파크’ 맞은편에 자이에스앤디 민간임대주택 부지가 자리잡고 있다. /이지은 기자


하지만 부지를 매입한 지 1년도 채 안된 2020년 8월 부지 맞은편에 ‘서초센트럴아이파크’ 아파트가 입주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이 단지가 자이에스앤디의 사업지와 남북으로 꼭 맞닿아 있는 구조라, 고층 임대주택이 들어설 경우 집집마다 거실창이 꽉 막힐 위기에 처했던 것.

‘서초센트럴아이파크’는 지하 6층~지상 최고 33층, 2개동, 아파트 318가구에 오피스텔 480실로 구성한다. 그런데 자이에스앤디가 이 단지 남쪽에 최고 24층 높이 임대주택 건물을 짓는다면 101동은 거의 모든 가구 거실창이 가려지고, 102동 역시 저층부 중심으로 조망권 일조권 침해 피해가 예상됐다.

부동산 업계에선 자이에스앤디가 해당 부지에 민간임대주택을 지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땅과 ‘서초센트럴아이파크’가 모두 상업지역에 속해 있기 때문에, 현행 건축법상 인접 부지끼리 최소 50cm 간격만 띄우면 얼마든지 새 건물을 올리는 것이 허용돼서다. 하지만 당시 갓 입주한 신축 아파트 입주민들이 분양 사기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지속적인 민원·항의를 제기하면서 자이에스앤디의 민간임대주택 건립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결국 자이에스앤디가 이번에 부지를 1400억원에 매각하면서 지난 7년 동안 시달렸던 입주민 민원 리스크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번 공시에 따르면 자이에스앤디는 홈에이스로부터 계약금으로 전체 매매대금의 10%(140억원)을 일단 지금받고, 계약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나머지 90%인 1260억원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양도 등기예정일은 올해 12월 24일로 공시됐다.

자이에스앤디 매출액은 2024년 1조5782억원에서 지난해 1조3876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240억원에서 125억원으로 거의 반토막 났다. 이에 자이에스앤디는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1400억원을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및 신규 사업에 투자해 실적 반등을 노릴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관련 블라인드펀드, 정비 및 자체사업, 시니어 산업 등 부문이다.

한편 자이에스앤디가 서초동 부지에서 손을 떼긴 했지만, 현재 상태로는 새 인수자가 이 곳에 여전히 민간임대주택을 지어야 할 의무를 진다. 이 땅이 지구단위계획지침에 따라 주거복합건물을 지을 때 주거부 전체를 지정 용도인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으로 조성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만약 인수자가 이 곳에 새 용도 건물을 지을 계획이라면 처음부터 각종 인허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땅집고는 서초동 민간임대주택 부지를 매입한 홈에이스 측에 앞으로 개발 계획 등을 물었지만 “현재 대답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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