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범의 세무톡톡] 합법적 가족간 자금 거래 방법
[박영범의 세무톡톡] 자녀에게 무지성 자금 지원했다간 증여세 폭탄?…‘2억1700만원’까지는 괜찮은 이유
[땅집고] 대한민국에서 자녀가 혼인하거나 내 집 마련할 때 부모가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죠. 하지만 가족 간 금전 거래는 무조건 증여로 추정한다는 국세청의 깐깐한 잣대 앞에 많은 부모들이 덜컥 겁을 먹곤 합니다. 자칫 증여세 폭탄이라도 맞게 되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에요.
세법을 정확히 이해하고 철저히 대비한다면, 별 다른 걱정 없이 가족의 든든한 자금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으니 걱정 마세요. 총 2억1700만원 무이자 차용의 정확한 요건과 함께, 국세청의 칼날을 피하는 베테랑 대처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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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리는 ‘2억1700만원’까지 주고 받아도 괜찮다?
먼저 ‘연 1000만원’의 마법을 활용해볼까요.
현행 세법은 타인으로부터 금전을 무상 또는 적정 이자율보다 낮은 이율로 대출받는 경우, 그 이자 상당액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매기고 있습니다. 여기서 세법상 적정 이자율이라고 하면 연 4.6%인데요. 하지만 숨통을 틔워주는 예외 조항도 존재합니다. 적정 이자율로 계산한 이자와 실제로 지급한 이자의 차액이 연 1000만원 미만이라면 증여세를 매기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이를 역산해 보면, 부모에게 약 2억1700만원[2억1739만원X4.6%=약 999만9900원]까지는 이자를 한 푼도 주지 않고 빌리더라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즉 세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2억여원 정도는 가족끼리 당당하게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있는 셈입니다.
◇가짜로 쓴 차용증은 안돼…내용증명·확정일자로 공신력 챙겨야
가족끼리 돈을 빌릴 때 흔히들 차용증만 쓰면 되지 않느냐고 하죠. 그런데 단순히 인터넷에 떠도는 양식을 참고해 그럴싸하게 차용증을 작성했다고 해서 모든 절차가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국세청은 형식상 서류보다 실질적이고 객관적인 내용을 더 꼼꼼하게 따지기 때문이에요.
아무리 완벽한 차용증을 작성했더라도 돈을 빌린 자녀가 뚜렷한 소득원이나 재산이 없어 상환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거나,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는 실제 금융 거래 내역이 없다면 국세청은 이를 위장된 증여로 간주합니다. 따라서 무이자로 빌렸다면 원금을, 이자를 주기로 했다면 이자를 실제로 상환하고 있다는 증빙을 남겨야 하는데요. 계좌 이체시에는 비고·참고란에 '원금 상환' 등 목적을 명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더 나아가 국세청의 의심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증빙을 신경써야 하는데요. 차용증을 작성하고 실제로 돈을 갚아나간 이력이 있더라도, 세무조사가 시작됐을 때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논란은 ‘조사를 대비해 부랴부랴 차용증을 소급해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이런 불필요한 오해와 분쟁을 사전에 완벽하게 차단하려면 차용증 작성 시점에 대한 공신력 있는 날짜를 반드시 확보해둬야 합니다. 작성한 차용증을 우체국 내용증명으로 본인에게 발송해 소인을 남기거나, 인근 법원 등기소에 방문해 차용증에 확정일자 도장을 받아두는 방법이 가장 확실합니다.
결론적으로 가족 간 금전 거래를 무조건 숨기거나 불안해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자녀들이 부모님의 든든한 지원을 발판 삼아 도약할 수 있도록 차용증 작성부터 객관적 증빙 확보, 그리고 실제 상환 내역 관리까지 꼼꼼하게 챙기면 되는 겁니다. 당당하고 현명하게 세법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소중한 가족의 자산을 지키는 첫 걸음이 됩니다. 세법 무지는 두려움을, 세무 지식은 자산의 방패를 만든다는 점을 명심해야겠습니다. /글=YB세무컨설팅 대표 박영범 세무사, 편집=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