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6천억 매각설' 강남 1700평 주차장 주인은…연 매출 40억대 중소기업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6.07.16 06:00
[땅집고]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운영하는 한무쇼핑은 2014년부터 별관 주차장을 사용 중이다.


[땅집고] 현대백화점이 무역센터점 주차장으로 수십 년 동안 마당처럼 빌려 쓰던 별관 주차장 부지. 최근 6000억원대 매각설이 나오면서 업계에선 “1700평에 달하는 강남 땅을 40년 넘게 쥐고 있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로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관련기사 : 현대百 삼성동 1700평 주차장 6천억 매각설…대형 건설사 눈독

15일 땅집고 취재 결과, 삼성동 148-1~148-8번지 일대 총 10개 필지 중 핵심인 6개 필지는 ‘신한과학주식회사’라는 중소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3개 필지는 신한과학주식회사와 특수관계인인 오너 일가 유모 씨 개인 명의로 되어 있다. 이들은 강남 개발이 본격화되기 전인 1980년대부터 이 땅을 사들여 보유해 온 원조 강남 지주다. 대체 신한과학은 어떤 회사일까.

신한과학은 일반 소비자에게는 낯선 이름이다. 1957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시험 연구용 과학기기 도소매업을 주력으로 하는 중소기업이다. 대주주 유모씨 외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쥐고 있는 가족 법인이다. 이 회사의 재무제표 등을 들여다 보면, 기업 가치는 사실상 본업보다 부동산에 쏠려 있다. 2025년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 기준 신한과학이 가진 삼성동 148-1 외 5개 필지의 장부가액은 약 768억원, 공시지가만 약 1037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개인 명의의 3개 필지를 합산하면 전체 9개 필지의 총 공시지가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다. 통상 강남 중심가 상업지의 실제 거래 가치(시세)가 공시지가의 2~3배를 웃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아무것도 짓지 않은 주차장 상태로만 최소 3000억~4000억원대 이상의 가치를 지닌 셈이다.

[땅집고] 신한과학주식회사는 한무쇼핑으로부터 주차장 월 임대료로 1억584만원을 받고 있다. 계약기간은 2026년 12월31일까지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신한과학주식회사 감사보고서 캡처


신한과학은 이 땅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운영하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한무쇼핑에 임대해 주고 쏠쏠한 임대 수익을 올려왔다. 현재 맺어진 임대차 계약서에 따르면, 한무쇼핑이 내는 월 임대료는 1억 584만원이고, 계약기간은 2026년 8월부터 12월까지다. 보증금은 5개월분 임대료를 선납받는 조건이다. 즉 현대백화점은 별관 주차장을 직접 소유한 것이 아니라 2014년부터 토지를 임차해 운영해 온 셈이다.

하지만 최근 신한과학의 재무 상태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 땅을 매물로 내놓은 결정적 배경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025년 기준 신한과학의 매출은 47억원 수준인데, 영업이익은 -4047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자비용으로만 연간 11억 9000만원가량이 빠져나가면서 당기순손실은 8억 1401만원으로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아무리 강남에 수천억 원대 땅을 쥐고 있어도, 본업의 실적 악화와 막대한 금융 비용 부담 앞에서는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투자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동 일대 개발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장기간 보유했던 토지의 가치가 크게 오른 상황이다”고 했다. 삼성동 부지 매각과 관련해 신한과학주식회사에 질의했으나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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