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통합 경비 담합 논란 에스원] ① 23개 아파트 통합 경비 용역 입찰 담합
[땅집고] 국내 1위 보안·경비업체인 삼성그룹 계열사 에스원이 옛 자회사를 ‘들러리’로 세워 총 23개 아파트의 통합경비 용역 입찰에 참여하는 담합행위를 벌여 공정위로부터 총 10억원에 가까운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2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재벌그룹 계열사가 아파트 관리 폭탄을 초래하는 담합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과거 자회사 들러리 입찰에 참여시켜
에스원이 옛 자회사를 입찰 들러리로 세워 아파트 경비용역 가격을 가공해 온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매년 준법 경영을 강조해온 것과 달리, 뒤로는 주민들의 관리비 부담을 키워 안정적인 매출을 쪼개 먹는 구태를 반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2월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관리비 과다 책정에 대해 “사실 범죄 행위에 가까우며 사기일 수도 있고, 횡령일 수도 있다”며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이 전국적으로 수백만이 될 수 있는데, 찾아내서 정리해주면 좋겠다”고 말한 만큼 경비용역 담합 행위에 대한 철퇴가 가해질 수 있다.
지난 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1위 보안·경비업체인 에스원은 옛 자회사인 에스텍시스템과 담합 행위를 벌여 부산·광주·대전·세종·충남·충북 등 6개 지역 내 23개 민간 아파트 단지의 통합경비 용역 입찰에 참여했다. 공정위는 에스원에 6억4100만원, 에스텍시스템에 3억3200만원 등 총 9억7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에스원은 입찰이 유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에스텍시스템에 입찰 들러리를 요청했다. 에스텍시스템은1999년 에스원에서 분사한 유인 경비 업체다. 두 업체는 낙찰 예정자, 입찰 가격을 합의하는 방식으로 담합이 이뤄졌다. 총 23건 입찰에 참여해 21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공정위는 “에스텍시스템이 장기간 에스원과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점이 본 사건의 담합 배경으로 작용했다”며 “아파트 주민들의 관리비가 투입되는 통합경비용역 입찰에 대한 담합 행위를 적발·제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1위 경비업체가 관리비 폭탄 주도
1977년 설립된 에스원은 삼성그룹 계열사로, 보안, 경비 업계의 1위 기업이다. 에스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25년 기준 50.9%다. 2024년 65% 대비 크게 감소했지만 여전히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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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원은 2025년 연간 매출 2조8894억원, 영업이익 2345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 이후 16년 연속 매출 성장하면서 역대 최대 매출,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아파트 경비용역은 통상 2~3년간 계약이 유지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매출이 보장되는 핵심 수익원으로 통한다. 에스원의 물리보안서비스, 보안상품 등을 제공하는 시큐리티 부문 매출액은 1조385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7.95%에 달한다.
그 때문에 에스원의 담합 행위는 국내 아파트 관리비 폭탄의 주범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파트 주민의 관리비로 집행되는 용역 특성상, 담합으로 높아진 낙찰 가격은 결국 입주민들의 관리비 인상 부담으로 직결된다.
에스원의 담합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에는 ADT캡스(현 SK쉴더스)와 함께 무려 10년 4개월 동안 경남·충남·전남·전북 등 지방 15개 지역에서 담합을 벌이다 적발된 전력이 있다.
당시 두 업체는 서로의 계약 물건을 맞교환한 뒤, 상대방에게 양도한 지역에서는 추후 영업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담합 행위를 저질렀다. 그 결과 해당 지역에서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95~100%에 달했다. 당시 공정위는 기계경비업계 최초의 담합 적발로 규정하며 에스원에 25억1600만원 등 총 50억 원대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에스원은 매년 정기 컴플라이언스(공정거래 준수) 점검과 전사적인 공정거래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이번 아파트 관리비 담합으로 그 동안의 내부 통제 시스템이 무력화됐다는 것이 다시 밝혀졌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