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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부산 먹튀기업?…107층 랜드마크 짓는다더니 백화점만 덜렁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6.07.10 06:00

옛 부산시청 터 복합개발 공사 본격화
107층 랜드마크 계획, 67층으로 축소
공사비·초고층 사업성 부담에 현실론 택해

[땅집고] 부산 중구 중앙동 옛 부산시청 부지에 들어서는 '부산 롯데타워' 조감도. 현재 12층까지 골조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땅집고] 부산 중구 옛 부산시청 터 개발을 둘러싸고 롯데그룹의 ‘먹튀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107층 초고층 랜드마크를 짓겠다며 부산 원도심 핵심 부지 개발에 나섰지만, 정작 백화점·쇼핑몰 등 상업시설만 먼저 문을 열고 타워동은 20년 넘게 미뤄왔기 때문이다. 뒤늦게 공사를 재개했지만 당초 약속했던 107층 계획은 사라졌고, 현재는 67층으로 낮춰 짓고 있다.

부산 중구 중앙동 옛 부산시청 터에 들어서는 ‘부산 롯데타워’는 최근 지상 12층까지 골조를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2000년 건축허가 이후 롯데그룹 자금난과 사업성 논란, 인허가 문제 등으로 장기간 표류하다 약 23년 만에 공사가 본궤도에 오른 셈이다. 롯데는 2028년 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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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롯데타워는 롯데쇼핑이 옛 부산시청 부지 일대에 추진 중인 복합개발 사업이다. 롯데는 이 부지를 개발하면서 백화점·쇼핑몰 등 상업시설과 함께 부산 원도심을 대표할 107층 초고층 타워를 짓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부산시와 지역사회도 이 타워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원도심 상권을 살릴 핵심 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 개발은 롯데 측 수익시설 위주로 먼저 진행됐다. 같은 사업 부지에 있는 백화점동인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2009년, 아쿠아몰동은 2010년, 엔터테인먼트동은 2015년 각각 문을 열었다. 반면 시민에게 약속했던 초고층 타워동은 20년 넘게 공터로 남거나 착공과 지연을 반복했다.

롯데가 챙긴 가장 직접적인 이익은 ‘상업시설 선영업’이다. 107층 타워와 백화점동을 함께 짓겠다는 계획으로 개발을 추진했지만, 실제로는 백화점·아쿠아몰·엔터테인먼트동 등 수익시설부터 열었다. 이들 시설은 타워동이 완공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영업을 이어갔다. 부산시는 2022년 5월 사업 지연을 이유로 임시사용승인 연장을 한때 불허했지만, 이후 롯데 측과 타워 건립 업무협약을 맺고 다시 연장해줬다. 부산 지역에서 “롯데가 초고층 랜드마크를 앞세워 개발 명분과 사업 기회를 얻은 뒤, 돈 되는 상업시설만 먼저 챙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상업시설은 먼저 열고…107층 약속은 67층으로 축소

롯데가 당초 내세운 부산 롯데타워 계획은 107층 초고층 건축물이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처럼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부산 원도심에 세우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그룹 차원의 투자 여력과 사업성, 인허가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타워동은 수차례 착공과 지연을 반복했다.

최근 현장에서는 공사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 롯데타워는 현재 지상 12층 높이까지 골조가 올라간 상태다. 다만 사업의 성격은 당초 계획과 크게 달라졌다. 최초 계획은 107층 초고층 건축물이었지만, 최종적으로는 67층으로 조정됐다. 층수만 놓고 보면 기존 계획보다 40층 줄었다. 높이는 약 342.5m 수준이다.

롯데 측은 “공사비 부담과 사업성 문제 등을 고려한 현실적 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초고층 건축물은 일반 고층 건물보다 구조·안전·설비 기준이 까다롭고 공사비와 유지관리비 부담도 크다. 최근 건설 원가 상승과 고금리, 상업시설 수요 둔화까지 겹치면서 초고층 개발의 수익성을 맞추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부산 지역에서는 이 같은 설명만으로는 20년 넘은 지연과 계획 축소를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107층 초고층 랜드마크는 단순한 설계안이 아니라 롯데가 부산시와 지역사회에 제시한 개발 명분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결국 롯데가 초고층 타워라는 상징성을 앞세워 핵심 부지를 개발하고 상업시설을 먼저 운영한 뒤, 시간이 지나자 사업성 논리를 들어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초고층의 저주’ 피했다지만…배신감 휩싸인 지역사회

롯데가 107층 계획을 접은 배경에는 초고층 개발의 사업성 리스크가 있다. 초고층 건물은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지만, 막대한 공사비와 운영비를 감당할 만큼 임대·상업·관광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개발 주체에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도 국내 최고층 랜드마크라는 상징성은 얻었지만, 총 4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투입한 뒤 개장 초기 오피스 공실과 부채 부담이 이어지며 수익성 논란을 겪었다. 부산 롯데타워가 107층 계획을 접고 67층으로 낮춘 것도 이 같은 초고층 개발의 상징성보다 ‘사업성’이라는 현실론을 우선시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107층 계획은 꺾였지만, 준공 이후 부산 롯데타워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고층 건축물이 될 전망이다. 완공되면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에 이어 국내 세 번째로 높은 건축물이 된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부산 롯데타워는 단순한 민간 개발사업이 아니라 부산 원도심 재생과 롯데그룹의 지역 약속이 걸린 사업이었다”며 “공사가 재개돼 사업의 실체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상업시설을 먼저 열고 타워를 20년 넘게 미룬 데다 107층 계획까지 낮춘 만큼 지역사회가 느끼는 배신감은 작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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