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두 달 앞두고 통학구역 변경
전국 최대 규모 이음초, 학생 1900명 넘어
교육청 "분산 배치 불가피"...학부모 "예측 실패 책임 왜 주민이 지나"
[땅집고] “2년 전부터 과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계속 문의했는데 교육청은 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입주를 두 달 앞두고 갑자기 학교를 바꾼다고 합니다. 이제 막 유치원 졸업한 아이들에게 20분 넘게 걸어 학교를 다니라고 하는 게 말이 되나요.”
이달초 입주를 시작한 인천 서구 ‘e편한세상 검단 웰카운티’ 입주자들의 불만이다. 검단신도시는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며 학령인구가 급증했지만 학교 신설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일부 초등학교는 전국 최대 규모의 과밀학교가 됐다. 결국 당초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로 홍보됐던 단지 입주민들까지 원거리 학교로 배정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 한 아파트에서 초등학교 3곳 다닌다
문제가 된 곳은 ‘e편한세상 검단 웰카운티’다. 당초 이 단지는 약 660m 떨어진 이음초등학교 통학구역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인천시교육청과 인천서부교육지원청은 최근 통학구역을 변경해 학생들을 각각 한별초등학교와 아람초등학교로 분산 배정하기로 했다. 이음초까지는 도보 7분 정도지만 한별초와 아람초는 약 1~1.1km떨어져 있어 걸어서 어른 기준으로도 20분 안팎이 걸린다.
특히 아람초는 왕복 최대 10차선 원당대로를, 한별초는 이음대로를 건너야 해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우려가 크다. ‘e편한세상 검단 웰카운티 입주예정자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이 단지 초등학생은 약 350명 가량이다. 이 가운데 170명은 이미 다른 단지에서 이음초에 다니고 있어 그대로 재학하지만, 나머지 입주 예정 학생들은 다른 학교로 전학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한 아파트 주민들이 초등학교 세 곳으로 흩어지게 되는 셈이다.
이들은 지난 4월 성명을 통해 “통학거리가 최대 5배 이상 늘어나고 저학년 학생들이 8~11차선 도로를 건너야 한다”며 “셔틀버스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 전국 최대 규모 된 이음초... “점심도 3교대”
약 37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 육아 커뮤니티인 ‘맘스홀릭베이비’에서도 관련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작성자는 “청약 당시에는 이음초 배정이라고 했는데 입주를 앞두고 갑자기 1㎞ 떨어진 학교로 가라고 한다”며 “과밀이 예상됐다면 미리 대책을 세웠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이음초의 심각한 과밀 문제가 있다. 이음초는 2022년 40학급, 학생 1300명 규모로 개교했다. 그러나 검단신도시 입주가 이어지면서 학생 수가 급증해 2023년 1651명, 2024년 1869명, 지난해에는 1934명까지 늘었다. 현재는 학생 수가 1900명을 넘는 전국 최대 규모의 과대학교 가운데 하나다.
교실이 부족해 특별실을 일반 교실로 바꿔 사용하고 있으며 급식도 3교대로 운영한다. 운동장과 특별실도 예약을 해야 이용할 정도다. 조성민 아라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현재 웰카운티에 입주해도 대부분은 바로 옆 이음초에 배정받기 어렵다”며 “과밀 문제가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됐던 만큼 학부모들의 고충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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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서부교육지원청은 지난 5월 ‘인천 이음초·한별초·아람초 통학구역 설정(조정) 공고’를 통해 ‘e편한세상 검단 웰카운티’의 통학구역을 기존 이음초에서 한별초와 아람초로 한시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6년 7월부터 2028년 2월까지 북측 5개 동(2501~2504동·2511동)은 한별초, 북측 9개 동(2505~2510동·2512~2514동)은 아람초로 배정된다.
교육지원청은 2028년 3월 이후 학생 배치 계획에 따라 기존 통학구역인 이음초로 재조정하고, 2027학년도 신입생은 학생 수용 여건에 따라 이음초 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검단신도시에서는 과밀학급을 해소하기 위해 임시 교실인 ‘모듈러 교실’도 활용하고 있다. 모듈러 교실은 공장에서 대부분을 제작한 뒤 학교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공사 기간이 짧아 과밀학교 대책으로 많이 활용된다. 하지만 안전성 논란도 있었다. 지난해 5월, 검단 이음중학교는 모듈러 교실 사용을 위한 실내 공기질 검사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기준치의 4배 이상 검출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후 추가 환기와 재측정을 거쳐야 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검단신도시처럼 입주가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단기적인 모듈러 교실 설치보다 학생 수 증가를 반영한 학교 신설과 학군 재조정 계획을 선제적 마련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