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보유세 거래세 균형"
전문가들 '보유세만 올리면 효과 없다' 지적
[땅집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이달 말로 예정된 내년도 세제 개편안에서 부동산 보유세와 거래세를 함께 개편할 것임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전화 인터뷰에서 "7월 말 정도 (발표를) 생각으로 준비 중"이라며 "부동산 보유세와 거래세 두 가지가 밸런스(균형)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기본적으로 집은 '바잉(buying·매수)이 아닌 리빙(living·거주)'이라는 원칙하에 실거주자 중심으로 주택 시장이 확립될 수 있도록 보고 있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조만간 제가 국민 의견, 현장 목소리를 듣고 최종 정부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비거주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 등 부동산세 개편 방향에 관한 여러 보도에 관한 질문에는 "그 부분도 국민의 한 의견인 만큼 살펴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다주택자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를 사실상 공식화한 만큼, 구 부총리의 발언은 보유세를 높이는 대신 다주택자에 대한 거래세(양도소득세 등)을 낮춰 퇴로를 열어주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유세만 올리면 집값 안정 효과가 제한적이며, 거래세를 낮춰야 주택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주택 수와 규제지역 여부에 따라 중과되는 취득세와 양도세 체계를 폐지하거나 일부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유세 개편, 이 대통령 반전 카드 될까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 집값을 잡기 위한 규제나 과세보다는 공급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을 관리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인접지를 대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10·15 부동산 대책을 비롯해 1년만에 세 차례에 걸친 초강력 부동산 규제 대책을 내놨다. 그럼에도 집값이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자 보유세 강화를 예고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정부의 규제 강화에도 지난 1년간 15% 이상 폭등했다. 부동산114 시세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은 누적으로 15%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광진구와 동작, 중구, 강동, 성동 등 비강남 지역에서 20% 이상 급등했다. 경기도에서는 성남, 광명, 하남, 안양, 용인, 과천 등에서 10% 이상 아파트 가격이 튀었다.
부동산 시장 불안은 주거비 부담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20·30대와 주택 보유에 따른 세금 부담을 느끼는 40·50대 등 전방위에 걸쳐 이 대통령 지지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올 들어 국회가 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 보유세율을 아직 높이지 않았음에도 공시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보유세는 증가하는 추세다. 과세 기준이 되는 전국 표준주택가격(공시가격)은 2025년 1.97%, 올해는 2.51% 상승했다. 공동주택가격(공시가격) 역시 2025년 3.65%, 올해 9.13%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주택 보유자들의 매도를 유도하기 위해 재산세율이나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등을 조절해 보유세를 증세할 경우 집값을 잡지도 못하고 납세자들의 부담만 높인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역시 지난달 8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여러 채를 가지고 있는 건 상관없다"면서 "그에 상응하는 부담은 하게 하자"며 실수요가 아닌 주택의 보유세를 강화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sh029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