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아파트] 분양가 1억도 안되는 이유?…25년 된 노후 아파트, 임대주택 세입자까지
[땅집고] 현대차그룹의 9조원 투자 호재를 입은 전북 군산시에 이달 ‘세경아파트’가 분양에 나선다. 신도시인 디오션시티 개발로 군산시 일대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조촌동 소재 아파트라 지역 주민들 관심이 쏠린다. 더군다나 분양가가 1억원을 넘지 않아 파격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눈을 끈다.
하지만 입지와 가격 외에 이 단지에 청약하기 전 꼭 확인할 사항이 있다. 이달 분양하긴 하지만 신축아파트가 아니라 2001년 국민임대주택으로 준공해 올해로 25년째인 노후 단지라는 점이다. 그동안 여러 세입자를 거쳐온 만큼 내부 시설 상태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9조 투자하는 군산시 입지…디오션시티 생활권도 공유
세경아파트는 지하 1층~지상 15층, 1개동, 총 204가구 규모 나홀로 단지다. 이 중 153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이달 6일 특별공급, 7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입주는 올해 12월로 예정됐다.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기업은 아니지만 지방 도시에서 오랜 기간 임대주택을 건설·운영하며 건축자재 판매, 금융업으로 사업을 확장한 세경산업이 이 단지 시행·시공을 맡았다.
이 단지가 들어서는 조촌동은 군산시 일대에서 신도심으로 통하는 지역이다. 기존에는 제지회사인 페이퍼코리아 공장을 끼고 있는 외곽이었는데, 2010년대 들어 공장이 이전한 뒤 새아트와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서면서 신흥 주거지로 탈바꿈했다. 북쪽에 서해바다와 항구를 끼고 있어 일부 단지에선 이른바 오션뷰도 가능하다.
세경아파트는 이 디오션시티로부터 남쪽으로 직선 300m 정도 떨어져있다. 인근에 경포초, 서흥중, 산북중, 동산중, 군산제일고, 군산고 등 학교가 여럿 있고, 인근 디오션시티에 입주한 롯데몰 등 각종 대형 상업시설을 공유할 수 있는 입지라 생활하기는 군산시 일대에서 가장 편리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올해 들어서는 대형 개발 호재도 생겼다. 현대차그룹이 군산시 새만금산업단지에 9조원을 투자해 AI데이터센터, 로봇 공장, 수전해 플랜트 등을 세우겠다고 발표한 것. 앞으로 현대차그룹 개발이 가시화되면 군산시에서 가장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조촌동 일대에 주거 수요가 몰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돌고 있다.
◇1억도 안되는 파격적 분양가지만…25년 동안 임대주택으로 쓴 아파트
이 단지는 2001년 세경산업이 임대주택법에 따라 건설한 민간건설국민임대주택이다. 세경산업은 이 아파트를 개발·운용하면서 임대 수익을 벌어들였다. 현행법상 공급일로부터 임대의무기간인 5년이 지나면 임차인들에게 우선분양전환 기회를 주는데, 이들이 계약하고 남은 153가구를 이달 일반분양하는 것이다.
이달 분양전환하는 세경아파트는 모두 전용 59㎡(25평)이다. 분양가는 층수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최소 5998만원에서 최고 6265만원으로 책정됐다. 새아파트 분양가 뿐 아니라 주변 구축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도 1억원을 밑도는 이 단지 분양가는 눈에 띄게 저렴한 편이다.
실제로 인근 20평대 주택형 실거래가를 보면 올해 6월 ‘조촌동삼성’(1992년·318가구) 전용 74㎡(28평)가 1억2000만원, ‘조촌동현대’(1995년·560가구) 전용 75㎡(27평)가 올해 6월 1억1300만원 등에 팔렸다. 시세와 비교하면 이달 분양하는 세경아파트가 거의 반값 수준인 셈이다.
그럼에도 상품성을 고려하면 수요자들이 청약을 꺼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아파트 시장에서 필수로 통하는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 전혀 없는 데다, 지난 25년 동안 임대주택으로 썼던 아파트인 만큼 내부 인테리어 등 시설 파손 여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는 점도 예비 청약자 입장에선 문제가 될 수 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옛날 집이라 외부 샷시를 안한 주택은 발코니 결로로 곰팡이가 심한 편이다”, “방음이 제대로 안돼 이웃을 잘못 만나면 힘들다”라는 등 거주 후기가 게시돼있다.
한편 세경아파트는 비규제지역 아파트라 재당첨제한, 전매제한, 거주의무기간을 모두 적용받지 않는다. 계약금 500만원 정액제를 적용하며 올해 8월 27일까지 이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분양대금을 잔금으로 납부하는 구조다. 현재 각 주택에 거주 중인 임차인이 11월 30일까지 퇴거하면, 수분양자들이 오는 12월 입주하면 된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