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주공5, 최고 65층·6411가구, 은마도 5850가구 재건축 본궤도
잠실 한강변 랜드마크 vs 대치동 학군 대장주 경쟁
[땅집고] 서울 강남권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하루 차이로 나란히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서 본격적인 속도전에 들어갔다. 두 단지는 각각 잠실과 대치동을 대표하는 노후 대단지다. 사업성과 규제, 주민 갈등 등이 맞물리며 장기간 사업이 지연됐지만, 재건축 8부 능선으로 불리는 사업시행인가를 넘어서면서 강남권 신축 시장의 ‘빅매치’가 예고됐다. 두 단지 모두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일 송파구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는 재건축 사업 추진 20여년 만에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현재 15층, 30개동, 3930가구 규모인 이 단지는 재건축을 거쳐 지하 4층~지상 최고 65층, 32개동, 6411가구 규모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주거동뿐 아니라 판매·업무·문화시설을 결합한 복합시설도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20년 넘게 멈췄던 잠실주공5, 최고 65층 대단지로
잠실주공5단지는 잠실 재건축 단지 가운데서도 후발주자에 속한다. 잠실주공1·2·3·4단지가 각각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레이크팰리스로 재건축을 마치고 잠실 신축 단지로 자리를 잡는 동안 5단지는 사업성 문제와 정부 규제, 정비계획 변경 절차 등이 맞물리며 장기간 사업이 지연됐다. 잠실역과 한강을 동시에 끼고 있는 황금입지에도 실제 재건축 속도는 좀처럼 나지 않았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정비계획 변경과 행정 절차가 진전되면서다. 조합은 올해 하반기 감정평가와 조합원 분양신청을 진행하고, 2027년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이후 이주와 철거, 일반분양 절차가 순차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은마도 사업시행인가…대치동 학군 대장주 재건축 본궤도
하루 차이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사업시행인가 소식을 알렸다. 올해로 준공 47년 차를 맞은 은마는 기존 4424가구 규모의 대치동 대표 노후 단지다. 2003년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이후 20년 넘게 재건축을 추진해 왔지만, 규제와 주민 간 이견, 각종 심의 절차가 겹치며 사업이 표류했다.
은마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6층~지상 최고 49층, 29개동, 5850가구 규모 단지로 바뀐다. 2023년 정비구역 지정과 조합설립인가를 거쳐 지난해 정비계획 변경, 올해 2월 통합심의를 통과했고 이번에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았다. 조합은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후속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한강변 랜드마크 vs 대치동 학군, 수요층 어디로 갈리나
두 단지가 비슷한 시기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서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잠실주공5단지 대 은마’ 구도가 거론된다. 두 단지 모두 강남권을 대표하는 재건축 상징성이 있지만, 수요층이 보는 프리미엄은 다르다. 잠실주공5단지는 한강변 입지와 잠실역 생활권, 대규모 복합개발 가능성이 강점이다. 재건축 후에는 잠실 일대 스카이라인을 바꾸는 초고층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은마는 대치동 학군이라는 압도적인 입지 경쟁력을 갖고 있다. 대치동 학원가와 명문 학군을 기반으로 한 실수요가 두텁고, 강남구 핵심 주거지라는 상징성도 강하다. 잠실주공5단지가 ‘한강 조망·잠실 생활권 프리미엄’을 앞세운다면, 은마는 ‘대치 학군·강남 중심 입지 프리미엄’으로 맞서는 구조다.
가격도 재건축 기대감을 반영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2㎡ 가격이 이미 40억원대를 넘어섰다. 최근 거래가와 호가 모두 강세를 보이며 재건축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되는 흐름이다. 은마 역시 전용 84㎡가 30억원 후반~40억원대에서 움직이며 대치동 재건축 대장주로서의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두 단지 모두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 사업시행인가 이후에도 조합원 분양신청, 관리처분인가, 이주, 철거, 착공, 일반분양까지 적지 않은 절차가 남는다. 공사비 상승과 조합원 분담금, 임대주택 배치, 일반분양가 산정, 금융비용 등도 향후 사업 속도를 좌우할 변수다.
그래도 사업 속도는 이전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서울 주요 자치구들이 지방선거 이후 주택 공급과 재건축 지원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며 정비사업 인허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서다. 송파구와 강남구 모두 대형 재건축 사업을 지역 핵심 현안으로 보고 행정 지원과 신속한 절차 진행을 강조하고 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