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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故정주영 회장 단독주택 경매서 유찰, 왜?…390억→314억으로 뚝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6.06.30 16:13

[땅집고]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그가 작고 전 거주했던 서울 종로구 계동 단독주택 모습. /이지은 기자


[땅집고] 과거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말년에 거주했던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 소재 단독주택이 300억원대에 경매를 진행한다. 경매가 한 차례 유찰되면서 입찰가가 기존 390억원대에서 314억원으로 약 20% 떨어졌다. 과거 정 회장으로부터 이 집을 매입했던 여성 부동산 사업가가 금융권에서 조달했던 수백억원대 채무를 갚지 못하면서 주택이 경매 시장에 나오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땅집고옥션(▶바로가기)에 따르면 오는 7월 23일 서울 종로구 계동 일대 대지 2611.7m²(790평)에 들어선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 단독주택이 최저입찰가 약 314억원에 2회차 경매 입찰을 받는다. 당초 이달 18일 감정가인 392억5773만원에 최초 경매를 진행했으나 응찰자가 한 명도 없어, 한 차례 유찰되면서 입찰가가 기존 대비 20% 정도 낮아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경매 주택이 과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직접 건축했던 기존 청운동 주택을 떠나 38년 만에 이사해 화제를 모았던 ‘가회동 저택’으로 알려진 집이라는 것. 그만큼 서울에서 기운이 좋은 명당이라고 소문나 정재계 인물들이 눈독을 들였던 부동산이다.

[땅집고] 오는 7월 최저입찰가 약 314억원에 2회차 경매를 진행하는 서울 종로구 계동 단독주택. /조선DB


당초 이 주택은 일본강점기 시절 한국인이 세운 최초의 백화점인 화신백화점의 창업주 박흥식씨가 인생의 절반 이상을 보낸 곳이다. 박흥식씨는 1931년부터 1988년까지 총 57년 동안 이 집에 머물렀다. 당시 그가 서울 일대 명당을 물색한 끝에 종로구 계동 부지를 발견해, 거액에 사들였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박흥식씨가 운영하던 화신산업과 계열사가 1980년 자금난을 겪자 집을 무역업자인 박우준씨에게 팔았다.

2000년 2월에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박우준씨로부터 이 주택을 약 55억원에 매입했다. 그가 같은 계동에 들어선 현대건설 사옥까지 불과 450m 정도 거리로 가까워 매수를 결정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주영 회장은 살아 생전 집에서 현대건설 본사까지 걸어서 오가는 일도 많았다고 전해진다. 기존에 거주하던 청운동 저택은 2000년 3월 큰아들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에게 넘겼다. 하지만 이사 후 정몽구 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이 계속해서 갈등을 빚자 청운동 집으로 돌아갔고, 사망할 때까지 청운동과 아산병원을 오가게 됐다.

2001년 3월 정주영 회장이 세상을 떠나자 이 주택은 배우자인 고 변중석 여사에게 소유권이 이전됐다. 그러다 얼마 되지 않은 2001년 9월 서울 강남권에서 아파트와 고급빌라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공인중개사 겸 부동산 사업가인 정형순씨가 이 집을 사들였다. 당시 업계에선 그가 정주영 회장이 살던 집을 매수할 만한 재력을 갖춘 여장부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정형순씨는 이 집을 거물에게 세 놓기도 했다. 한보그룹 회장을 지냈던 기업인 정태수씨가 2003년부터 2년여 동안 이 집에 세입자로 거주했던 것. 당시 한보철강이 부도나면서 부채와 세금 체납액을 견디지 못했던 그가 재기를 목표로 명당을 찾다가 이 곳에 임차인으로 살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사업가인 정형순씨는 계동 주택을 담보로 금융권으로부터 꾸준히 수백억원대 자금을 차입해왔다. 하지만 2025년부터 대출 이자 상환에 실패하고, 세금까지 납부하지 못하면서 집이 경매 절차를 밟게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집을 담보로 설정한 금융권 채권액 합계가 303억6000만원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9월 채권자인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주택에 가압류를 걸었고 올해 5월에는 종로세무서가 압류를 건 이력이 보인다.

김기현 땅집고옥션 연구소장은 “과거 정주영 회장이 살았던 집인 만큼 정재계에서는 상징성이 클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입찰가가 300억원대로 높은 만큼 이 정도 자금력을 갖춘 예비 응찰자가 사실상 국내에 얼마 없어, 경매가 몇 차례 더 유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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