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규제 지역·토허제(토지거래허가구역)로 지정한다고 해서 오전 8시 반부터 문 열고 정신 없습니다. “(경기 화성시 청계동 아우남동탄공인중개사무소 임지현 대표)
정부가 경기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면서 규제가 시행되기 하루 전인 30일 현지 중개업소는 이른 아침부터 긴박하게 돌아갔다.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전에 거래를 마치려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공인중개업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30일 오전 임 대표는 “정부 발표 이후 계약을 서두르려는 문의 전화가 몰려 평소보다 한 시간 이상 일찍 출근했다”며 “오늘 안에 계약을 끝내야 하느냐는 문의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7월 1일부터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고, 7월 5일부터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날 안으로 계약금 일부라도 매도인 계좌에 입금하고 실거래 신고 절차까지 마쳐야 규제 지정 이전의 대출 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개업소들은 가계약 상태였던 거래를 본계약으로 전환하거나 계약서를 서둘러 작성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었다.
동탄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매수자들이 오늘 계약하면 기존 대출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한다”며 “계약금부터 먼저 보내고 서류를 맞추자는 거래도 있었다”고 했다.
규제가 시행되면 대출 여건은 크게 달라진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무주택자(처분조건부 1주택 포함)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기존 70%에서 40%로 제한된다. 유주택자는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이 사실상 막힌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지고,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실거주 목적 거래만 허용돼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매도인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갭투자 목적으로 보유하던 주택은 규제 이후 매수층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급매 문의가 잇따랐다. 동탄신도시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오늘이라도 가격을 조금 낮춰 팔겠다는 집주인들의 전화가 들어온다”며 “규제가 시작되면 거래 자체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움직이는 것 같다”고 했다.
정부가 규제 카드를 꺼내든 배경에는 최근 동탄을 중심으로 한 집값 급등세가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화성 동탄구 아파트값은 올해 2월 0.78%, 3월 1.10%, 4월 1.13% 상승한 데 이어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협상이 마무리된 5월에는 1.57%로 상승폭이 더욱 확대됐다. 최근에는 3주 연속 주간 상승률이 2% 안팎을 기록하며 전국 최고 수준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이번 규제로 단기적으로 거래가 급감할 가능성이 크지만, 풍선효과가 다른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특히 분당과 판교, 광교 등은 이미 규제지역이지만 우수한 입지와 풍부한 실수요를 갖춘 데다 동탄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동탄은 반도체 기업의 호황과 비규제지역이라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에 투자 수요가 몰렸던 측면이 컸다”며 “이제 대출과 갭투자가 모두 제한되면 투자시장은 위축되고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hongg@chosun.com,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