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가이즈 첫 폐점·벤슨 대규모 적자
8700억 주고 인수한 아워홈도 수익성 뒷걸음질
"그룹 자금으로 부실 떠받치나" 우려
[땅집고] 한화그룹의 3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한 가운데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이끄는 유통·외식 사업이 잇따라 수익성 논란에 휩싸였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에너지, 차남 김동원 사장이 금융 부문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것과 달리 김 부사장이 주도한 파이브가이즈와 벤슨, 아워홈 등 외식사업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공격적인 확장 전략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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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가이즈 첫 폐점…수익성 저하, 매각 협상 변수로
가장 상징적인 패착은 미국 유명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다. 2023년 6월 강남 1호점 오픈 당시 김 부사장이 직접 현장을 챙기며 흥행을 주도했고, 초반에는 긴 대기줄이 늘어설 만큼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개장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달 국내 대표 상권인 압구정점이 전격 영업을 종료했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대치점으로의 ‘이전’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첫 폐점’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11일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와 에프지코리아 지분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다시 체결했다. 지난해 12월 체결했던 기존 MOU의 우선협상 기간이 끝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7월 매각 추진 사실이 알려진 이후 관련 절차는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매각 협상의 최대 변수는 수익성이다. 에프지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538억원으로 전년보다 15.7%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69.8%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7.3%에서 1.9%로 떨어졌다. 매출은 70억원 넘게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억원 이상 감소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한화갤러리아가 보유한 에프지코리아 지분 100%의 예상 매각가를 600억~7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10억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60~70배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셈이다. 최근 이익 감소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이를 얼마나 받아들일지가 변수로 꼽힌다.
◇누적 지원만 500억 벤슨, 지난해 95억 적자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의 성적표는 더 처참하다. 벤슨을 운영하는 베러스쿱크리머리는 지난해 15개 직영점에서 매출 43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반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95억원에 달했다. 버는 돈보다 까먹는 돈이 두 배 이상 많은 기형적 구조다. 출점을 확대하고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와 수익성이 아직 뚜렷하게 자리 잡지 못했다. 김 부사장은 벤슨 브랜드 기획 단계부터 사업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한화갤러리아가 이 회사에 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쏟아부으며 수혈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계절성이 강하고 객단가가 낮은 아이스크림 사업의 특성상, 직영점 위주의 무리한 출점은 고스란히 임차료와 인건비 폭탄으로 돌아왔다. 매출보다 손실이 더 큰 구조가 이어질 경우 사업 지속성 자체가 도마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오너 3세가 밀어붙인 부실 신사업을 그룹 자금으로 겨우 떠받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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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수익성 악화에 前 경영진까지 저격
김 부사장이 추진한 M&A 중 가장 굵직한 승부수였던 ‘아워홈’ 역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8695억원을 투입해 아워홈 지분 58.62%를 전격 인수했다.
그러나 아워홈 역시 김 부사장에게 뼈아픈 숫자를 남겼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2조 4497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804억원으로 9.3% 감소했고, 순이익도 497억원으로 10.3% 줄었다.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악화한 것이다.
이 같은 실적 저하는 전 경영진의 거센 반발 명분이 됐다.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은 지난 4월 “경영 능력 없는 지배주주 일가의 시대는 끝났다”며 김 부사장을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특히 김 부사장 경영 진입 1년도 채 되지 않아 판관비(228억원)와 인건비(240억원)가 급증한 점을 콕 집어 꼬집으며 경영 미숙을 적나라하게 비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 초 장남 김동관 부회장에게 그룹 총괄과 주력인 에너지를, 차남 김동원 사장에게 미래 성장동력인 금융과 보험을, 삼남 김동선 부사장에게 유통 부문을 각각 맡겼다. 세 아들을 중심으로 사업별 역할이 명확히 구분됐다. 3세 경영 구도에서 김 부사장이 유통·레저 쪽에서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하지만, 외식 신사업의 잇따른 부진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재계 관계자는 “신사업이 특성상 초기 비용 투자 부담 문제가 있지만, 독자적인 경영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본업인 유통·레저 부문의 내실 회복이 시급한 과제다”고 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