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노도강 아파트도 월세 300만원 시대…전세 소멸이 초래한 재앙

뉴스 강시온 기자
입력 2026.06.27 06:00

300만원이면 강남 살던 시절 끝
같은 월세 내도 거주지는 해마다 외곽으로 이동
"다음은 노도강?" 서울 월세 상향 평준화 현실


[땅집고] 2026년 4월 7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에 전세가 안내문이 붙어있다. 전세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사라질 제도”라고 언급한 가운데,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전세 매물이 줄고 월세가 빠르게 확산되는‘월세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조선DB


[땅집고] 서울 아파트 임대시장이 빠르게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전세 물량이 줄고 집값과 전세금이 동시에 오르면서 같은 월세를 내더라도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의 수준은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월세 300만원이면 강남권 신축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비강남권 신축 단지가 같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월세의 상향 평준화’라는 말이 나온다. 월세 금액은 비슷하지만 같은 돈으로 거주할 수 있는 지역은 강남에서 비강남, 다시 서울 외곽으로 점차 밀려나고 있다는 의미다.

◇ 300만원 가지고 강남 아파트에서 마포·강동으로

실제 거래 사례를 보면 월세 300만원으로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의 변화가 뚜렷하다. 2022년만 해도 월세 300만원이면 서울 강남권 대표 고가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었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 84㎡는 보증금 10억원에 월세 280만~370만원 수준에 거래됐고,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2차 전용 131㎡도 보증금 6억원·월세 3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서초구 잠원동 반포르엘2차 전용 84㎡ 역시 2022년 11월 보증금 5억원·월세 300만원에 거래됐으며, 래미안신반포팰리스 전용 84㎡도 2023년 보증금 6억원·월세 315만원에 계약됐다.

2023년에는 월세 300만원 수준의 거래가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84㎡ 기준 보증금 3억원·월세 305만원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2024년에는 같은 수준의 월세로 거주할 수 있는 단지가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까지 내려왔다. 같은 월세를 내더라도 강남권 대형 신축에서 비강남 핵심지역의 중소형 아파트로 선택지가 이동한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가 보증금 5억2000만원·월세 320만원에 계약됐다. 특히 같은 평형대가 올해 1월만 해도 보증금 1억원·월세 150만원에 거래됐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반년 만에 월세가 두 배 이상 뛴 셈이다.

☞외국기업 주재원·유학생들이 선호하는 블루그라운드, 글로벌 단기임대1위 지금 예약하세요

◇ 다음은 노도강?…서울 외곽도 월세 상승

월세 상승은 이제 강남이나 인기 신축 단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1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에서 월세 300만원 이상 거래는 368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8% 증가했다. 특히 동대문구(18건→48건), 은평구(5건→15건), 강서구(3건→13건), 성북구(5건→12건) 등 강북권과 외곽 지역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한 건도 없었던 노원·도봉·강북구에서도 올해 월세 300만원 이상 거래가 7건 발생했다.

실제 월세 상승도 이어지고 있다. 도봉구 창동 주공19단지 전용 68㎡는 지난달 보증금 3000만원·월세 120만원에서 이달 보증금 5000만원·월세 150만원으로 올랐다.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59㎡도 지난 5월 보증금 3억원·월세 94만원에서 이달 보증금 5억원·월세 100만원으로 상승했다. 바로 인근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전용 84㎡는 지난달 보증금 5000만원, 월세 31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주택형이 4월 보증금 동일 기준 월세 265만원에 계약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월세가 45만원 뛰었다.

노원구 노원롯데캐슬시그니처 전용 85㎡ 역시 지난 3월 보증금 1억5000만원, 월세 300만원에 거래됐다. 노도강 월세 300만원이 현실화됨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 서울 신축은 “월세 300만원이 기본일 것”

최근 국내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인 ‘부동산스터디’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화제가 됐다. ‘서울 신축은 월세 300만원이 기본이다’라는 글을 올린 부동산 투자 블로거 ‘까르’는 “2021년에는 월세 300만원이면 헬리오시티에 살 수 있었고, 2024년에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수준으로 내려왔다”며 “향후에는 노도강 신축도 월세 300만원이 일반적인 시대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임대차3법 시행 이후 전세 물량이 감소하고 반전세·월세 비중이 꾸준히 늘어난 점을 가장 큰 배경으로 꼽았다. 여기에 집값 상승과 보유세 부담, 금융비용 증가 등이 겹치면서 임대료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땅집고] 서울시 내 아파트 기준으로 한 지난달(5월) 대비 이달(6월)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변화 체감현황을 나타낸 표. /서울시


한편, 서울주택정보마당의 이달 월세가격 체감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73%가 “월세가 올랐다”고 답했다. 다음 달에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은 약 72%에 달한 반면 하락을 전망한 비율은 단 1%에 그쳤다. 월세 상향 평준화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근거다. /kso@chosun.com

화제의 뉴스

'41억 상가→17억 뚝뚝'…500만 핫플이 반값 상권으로 무너진 광교
강남급 재건축 공사비가 평당 900만원대?...목동의 묘한 셈법
노도강 아파트도 월세 300만원 시대…전세 소멸이 초래한 재앙
"땅 평당 1000원에 드려요"..구미시도 삼전닉스 유치전에 참전
프리즘 투자자문-월천재테크, 금융-부동산 통합컨설팅 업무협약 체결

오늘의 땅집GO

강남급 재건축 공사비가 평당 900만원대?…목동의 묘한 셈법
'41억 상가→17억 뚝뚝'…500만 핫플이 반값 상권으로 무너진 광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