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분양권·부산 부동산 등 46억대 자산 신고
이재명 정부 무너진 '다주택자 배제 원칙'
총리 후보자는 4주택 이력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해충돌 가능성을 원천 차단 하기 위해 다주택자 배제 원칙을 강조했지만, 국토교통부 핵심 요직에 다주택자로 알려진 김헌정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실장급 인사를 단행하고 김헌정 대변인을 기획조정실장으로 전보 발령했다. 기획조정실장은 국토부 내에서 정책 기획과 조정, 예산 편성, 국회 대응 업무를 총괄하는 핵심 보직이다. 부처 내 주요 정책을 조율하고 국정과제를 관리하는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65세 이상1000만명 시대, 시니어 주거 개발 골든타임 잡아라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다주택자 배제 원칙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에 공개한 재산등록사항에 따르면, 김 실장의 부동산 자산은 토지와 건물을 합쳐 46억4117만원 규모다. 건물로는 본인과 배우자 공동명의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주택재건축정비사업(반포 3주구) 분양권 17억4366만원이 포함됐다. 배우자 명의로는 아파트 전세권 7억9000만원을 신고했다.
반포3주구 단지명은 래미안 트리니원으로 올 8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김 실장은 전용면적 100㎡(39평형)를 보유 중이다. 해당 평형 호가는 50억~80억원이다. 반포 재건축아파트는 주택 구입이후 가격 상승폭이 30억~40억원에 김 실장은 국토부에서는 강남 재건축 재테크 투자에 성공해 고가 주택을 소유한 대표적 공무원으로 꼽힌다.
또 본인 명의로 부산 남구 소재 근린생활시설 668.04㎡를 1억3204만원, 같은 지역 단독주택 72.44㎡를 6393만원에 신고했다. 해당 건물에 딸린 토지 총액은 총 18억5816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또 부산 기장군 임야 4446만원도 신고했다. 김 실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투자 목적이 아닌 실거주를 위한 소유를 했으며 지방 주택과 토지는 상속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에게 주택 처분과 관련해 질의했으나 답이 없었다.
◇“다주택자, 고가 주택보유자는 주택정책 논의과정서 빼라” 는 대통령 지시 정면으로 무시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공직자는 물론 복사하는 직원도 다주택이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공직사회 전반의 부동산 보유 문제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시 “이해관계가 절대 침투할 수 없게, 기안 용지를 복사하는 직원조차도 다주택자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당시 “다주택자 그 다음에 고가 주택 보유자, 부동산 과다 보유자 등을 주택 정책 입안·결재·승인·논의 과정에서 다 빼라고 했는데 그거 다 하고 있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누가 관리를 하고 있냐”며 “정책 결정 과정에서 부동산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을 전부 빼라고 했는데”라고 했다.
하지만 국토부의 핵심 정책·예산 기능을 총괄하는 기획조정실장에 다주택자가 임명되면서 사실상 원칙이 후퇴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기획조정실장은 단순 행정 지원 부서장이 아니라 국토부의 정책 방향과 예산, 국회 업무를 총괄하는 핵심 보직”이라며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부처의 핵심 간부 인사에서 예외가 인정된다면 다주택자 배제 원칙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고위공직자 인선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는 4주택을 보유해 야권의 거센 공세를 받았다. 지명 이후 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와 국민 눈높이를 고려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자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 3채를 전격 처분하기로 하면서 진화에 나섰으나, 공직 사회의 ‘다주택 총리’ 논란은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다.
◇한국토지 공사 사장 유력후보도 다주택 보유 이력
관가 안팎에서는 향후 국토부 산하기관 인선 과정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등 차기 주택 정책 라인으로 거론되는 인사들 가운데 일부 역시 다주택 보유 이력이 알려지면서 정부의 인사 검증 기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시장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강한 메시지가 나왔는데, 실제 인사에서는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모습”이라며 “국민들이 체감하는 부동산 정책 신뢰도 측면에서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