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임대-분양 분리 재건축 수서1단지 발목 잡은 특별법

뉴스 강시온 기자
입력 2026.06.23 09:35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 국회 계류
분양동·임대동 분리 개발 추진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 요구

[땅집고]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수서1단지 분양동 전경./강시온 기자


[땅집고] 서울 강남구 수서1단지 재건축 사업이 법적 불확실성에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분양·임대 혼합단지 재건축의 핵심 근거가 될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데다, 추진준비위원회가 지난 3월 말 국토교통부에 질의 공문을 보냈지만 현재까지 공식 답변도 받지 못하면서다.

하지만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추진준비위원회는 임대동과 분양동을 분리해 재건축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하고 추진위원회 설립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 특별법은 표류 중…해법은 ‘필지 분할’

수서1단지가 난관에 부딪힌 이유는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이 한 단지 안에 혼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임대동은 SH공사가 단일 소유하고 있고, 분양동은 개별 소유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러면 적용되는 법률도 다르다. 분양동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임대동은 ‘공공주택특별법’을 적용받는다. 한 지붕 아래 두 개의 법이 공존하는 셈이다. 어느 쪽 법을 따라도 상대방의 이해를 침해하는 구조였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서울의 임대·분양 혼합단지들은 이 같은 이중 규제 구조 때문에 정비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실제로 2018년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였던 남산타워아파트는 분양주택 소유자 동의만으로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했다가 구청으로부터 불허 처분을 받으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그러던 중, 서울시가 수서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에 ‘공공ㆍ민간 사업주체별 분리 개발 시 획지 분할 가능’ 조항을 넣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최근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정비구역 지정 이전에도 추진위원회를 먼저 설립할 수 있게 되면서 사업 추진 여건도 이전보다 개선됐다.

여기에 수서1단지는 분양동과 임대동 땅을 분리해 분양동만 단독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필지 분할(plot division) 방식을 채택했다. 이 방식은 임대주택 거주자나 SH공사의 동의 없이도 분양동 중심으로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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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재건축 대상이 분양동으로 한정되는 만큼 사업 규모가 축소된다는 한계도 있다. 그래서 공공임대주택을 유지하면서 재건축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 따라서 추진준비위측은 공공주택특별법 내 재건축 특례 규정을 신설하거나 관련 조항을 개정할 필요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개정안에는 획지분할 또는 통합개발 시 주민 선택 의무화, 공공임대주택 이전 및 재배치 시 용적률 및 정비계획 특례 부여, 공공주택사업자와 주민 간 협의 절차 확보 등이 담겼다. 최길선 추진준비위원장은 “현재 국토교통부과 국회 차원의 법 개정 검토가 이뤄질 수 있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땅집고] 수서(일원)택지개발지구 '특별계획구역' 용적률 계획안. 이 중 수서1단지도 재건축의 발판을 마련 중이다. /땅집고DB


◇ 최고 40층·999가구로 재탄생 전망

1992년 준공된 수서1단지는 21개 동, 2934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이 가운데 임대주택은 14개 동 2214가구, 분양주택은 7개 동 720가구다. 재건축이 이뤄질 경우 분양동은 기존 15층, 용적률 177%에서 최고 40층, 용적률 300% 수준으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가구 수 역시 현재 720가구에서 999가구 수준으로 늘어난다.

재건축 기대감은 시세에도 반영되고 있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용면적 59㎡는 지난 4월 18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3월 거래가격인 12억8000만원과 비교하면 약 1년 만에 6억원 이상 상승한 셈이다. 최 위원장은 “신속통합기획 자문 절차가 마무리되면 연내 정비구역 지정 및 고시까지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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