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다세대 3채가 아파트 1채 전세 안정 효과…빌라 규제 확 풀어야"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6.06.18 14:27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인터뷰②] “주택 공급은 단순 순증 계산으로 판단하면 안 돼”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땅집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선 이후 정비사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 시장은 업무 복귀 직후 간부들에게 임기 내 31만 가구 착공과 3년 내 8만5000가구 착공 공약 달성을 위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가구 수 순증 효과가 크지 않아 실질적인 공급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회의론도 여전하다. 이에 대해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주택 공급을 단순히 집 한 채가 늘고 줄어드는 산수 개념으로 접근하면 시장의 본질을 놓치게 된다”고 했다. 정비사업을 통한 신축 아파트 공급은 이른바 주택 여과 효과를 통해 5배 이상의 주거 상향 연쇄 이동을 촉진하는 거대한 경제적 승수 효과를 지닌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선거 기간 오세훈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서울부동산정상화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이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구 수 순증 계산법의 오류부터 공공기여 부담의 적정성, 그리고 끊어진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기 위한 비(非)아파트 시장 활성화 대책까지 서울시 정비사업의 핵심 쟁점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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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이 추진 중인 ‘신속통합기획’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일각에서는 재건축·재개발을 해도 가구 수 순증 효과가 크지 않아 공급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것은 주택 시장의 주거 소비 양태를 이해하지 못한 지적이다. 재정비 사업을 통해 새 아파트가 공급되면 단순한 1대 1 대체의 개념을 넘어선다. 주택 시장에는 ‘주택 여과 효과(Filtering Effect)’와 ‘공가 연쇄’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새 아파트 30평형이 지어지면 기존에 구축 25평형에 살던 사람이 주거 상향 이동을 하고, 그 빈자리에 다세대 15평형에 살던 사람이 들어오는 식의 주거 이동 연쇄고리가 형성된다.”

-실제로 체감상 얼마나 효과가 있는건가.

“조사에 따르면 신축 아파트 한 채가 들어설 때 주거 이동 연쇄고리는 평균적으로 약 5배의 승수 효과를 발생시킨다. 즉, 1000세대를 재건축하면 단순히 공급 수치 조정을 넘어 5000가구의 생애 주기별 주거 소비 상향 조정을 만족시키는 양적으로 매우 큰 효과를 낸다. 단순한 가구 수 순증 숫자로만 파악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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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서울시의 임대주택이나 공공기여(기부채납) 부담이 과도하다는 불만도 상당하다. 공공성과 사업성 사이의 충돌을 어떻게 조율해야 하나.

“공공기여 부분은 합리적인 수준에서 조정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현재의 개발이익 환수 장치들은 과거 고성장기에 만들어진 틀이다. 재건축 부담금이나 공공임대주택 50% 공급 비율 등은 매우 강하게 묶여 있다. 과거에는 개발 이익이 확실시되는 사회였지만, 앞으로는 수도권도 인구 축소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원자재 가격과 건설 비용이 급등하는 등 대외적 여건이 좋지 않다. 개발 이익 기대치가 낮아진 상황에서 공공기여 비율을 과도하게 요구하면 정비사업 자체가 진행되지 않는다.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공공이 가져갈 임대주택이나 기부채납도 결국 제로(0)가 된다. 사업이 굴러갈 수 있는 수준으로 개발이익 환수 장치를 보완하고 낮춰주는 전향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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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활발해지면 기존 주택의 철거와 이주로 인해 단기적으로 전세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도 주변 전셋값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재건축 시기 조정위원회를 두고 인허가 물량을 조절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인위적인 시기 조정은 해당 정비사업의 동력을 약화시켜 장기적 공급 공백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진행되지 못한 정비사업 물량의 여파를 지금 우리가 지고 있는 것과 같다. 사업 동력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밀어붙여야 한다.”

-그러면 일부 지역에서 전세금이 폭등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지 않나.

“이주 수요에 따른 전세가 상승 부담은 인위적 제어보다 '적극적인 스케줄 매칭'으로 풀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자치구의 재건축 이주 시기를 인근 3기 신도시의 입주 시점과 매치시켜 멸실 물량을 상쇄시키는 정교한 계획이 필요하다.”

[땅집고]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진구 자양동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재개발 현장을 찾아 주택공급 속도를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서울시



-청년층과 신혼부부의 주거 사다리가 끊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저가 아파트마저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비(非)아파트 시장을 활용한 대안이 있을지 궁금하다.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청년층에게는 잘 지어진 연립·다세대 주택이 훌륭한 주거 사다리가 될 수 있다. 경험상 다세대 주택 3채는 아파트 1채의 전세 시장 안정 효과를 만들어 낸다. 문제는 현재 건설 경기가 악화되어 비아파트 공급마저 막혀있다는 점이다.”

-전세사기 여파와 사업성 부족으로 비 아파트 공급량이 부족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립이나 다세대 주택에 한해서라도 다주택자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등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야 한다. 민간 시장에서 투자가 활성화되고 활로가 뚫려야 돈이 돌고 공급이 늘어난다. 주택 유형별로 자가와 임차 시장의 성격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다세대 주택 시장을 등록 임대 사업자나 다주택자가 원활하게 공급하는 생애 초기 임차 공간으로 확실하게 포지셔닝하고 공급을 확대한다면 주거 갈등을 완화하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단기적인 시장 불안은 공급을 기다리기보다 이러한 규제 장치를 덜어내면서 풀어야 한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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