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 직원까지 무주택 강조한 정부
총리 후보, LH 사장 유력 인사는 다주택 이력
주택 처분 방침에도 여론 싸늘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 논의 과정에서 “서류를 복사하는 직원조차도 다주택자여선 안 된다”며 초강경 지시를 내렸지만, 정작 정권의 핵심 요직을 맡을 인사들은 줄줄이 알짜 다주택자 전력을 가졌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의 4주택 논란에 이어 차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성훈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 역시 3주택을 쥐고 있던 대표 다주택자이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 지시 이후 부랴부랴 ‘집 처분’을 선언하는 등 전형적인 ‘뒷북 면피’ 행태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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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LH 차기 사장 후보로 대통령실 소속 이성훈 국토교통비서관이 거론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국장 출신인 이성훈 비서관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와 대치동 다가구주택, 세종시 아파트 등 총 3채를 보유했던 이른바 강남 다주택 참모이다. 서민 주거 안정과 주택 공급을 책임지는 LH의 수장 자리에 다주택 전력자가 거론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성훈 비서관은 기술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국토교통부에서 물류시설정보과장, 도로운영과장, 부동산개발정책과장, 물류정책과장, 지역정책과장, 건설정책국 기술정책과장,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 등을 역임했다. 2021년 경기도청 건설국장으로 파견되면서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으며 이 대통령이 취임한 뒤 국토교통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이 비서관은 지난 3월 이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 라인에서 다주택자를 배제하라”고 지시하자 그제서야 주택을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행보는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역시 판박이다. 보유 주택 4채 중 송파구 잠실 아파트를 매각해 30억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남겨 논란이 된 한 후보자는 최근 소유 주택의 불법 증축 사실까지 드러나자 뒤늦게 자진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한 것을 두고 “이번 인사는 이 대통령이 자신이 그토록 비난했던 ‘마귀’에게 대한민국의 총리 자리를 내어주는 꼴”이라며 지명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한 후보자는 서울에 3채, 경기도에 1채 등 총 4채의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라며 “이 대통령의 기준대로라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서류 복사도 할 수 없는 자격 미달의 부적격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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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고위 공직자들의 행태에 부동산 시장에서는 냉소적인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정권 핵심 인사들의 ‘다주택 전력’과 ‘눈치 보기식 처분’ 논란으로 인해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신뢰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대통령은 국토부 복사기 직원까지 무주택이어야 한다고 호통을 치는데, 정작 내각을 통솔할 총리는 4주택자에 불법 증축을 해놓고 코너에 몰리니 철거하겠다 하고, 서민 주택을 공급할 LH 사장 후보자는 강남에만 집을 여러 채 쥐고 있던 인물”이라며 “뒤늦게 집을 팔고 시설을 부수는 참모들이 과연 국민의 주거 고통을 이해하겠느냐”고 꼬집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