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회생절차 개시…법원, 계열사 자산 동결
상암동 사옥·일산스튜디오 등 ‘5500억원’ 유동화 중단
[땅집고] 중앙그룹이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부동산 자산을 매각해 5500억원을 마련하려 했던 자산 유동화 계획이 중단됐다. 유동화를 주도하던 코람코자산신탁이 계획했던 8월 내 사업 완료 일정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8월 내로 55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하려 했던 중앙그룹의 부동산 자산 유동화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회생 절차 개시 전까지 계열사의 자산이 동결된 가운데 서울회생법원의 결정에 따라 유동화 사업 지속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 중앙그룹 회생 신청…자산 유동화도 ‘올스톱’
중앙그룹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중앙일보 빌딩, JTBC 빌딩, 경기 고양시의 일산스튜디오 등 3곳의 부동산 자산 유동화를 추진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과 채권 규모가 약 6000억원 이상인데, 부동산 자산 매각 대금은 5500억원이다. 해당 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금 상환을 제외해도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수준이다.
중앙그룹은 지난달 코람코자산신탁을 유동화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거래 규모는 5500억원이며, 코람코자산신탁이 설립하는 리츠에 3개 부동산을 매각한 뒤 재임차하는 ‘세일앤리스백’(Sale&Leaseback) 방식으로 추진된다. 중앙일보, JTBC 등 계열사들이 10년간 장기임차하는 구조다.
하지만 중앙그룹의 회생신청으로 유동화 사업은 중단됐다. 주요 계열사인 JTBC, 지주사인 중앙홀딩스, 상장사인 콘텐트리중앙 등 5개 계열사가 15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지난 12일 만기가 도래한 206억원의 단기사채 채무불이행 상태가 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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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중앙그룹 계열사에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린 서울회생법원의 판단에 따라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 현재는 회사나 채권자가 회생절차 개시 전에 자산을 처분할 수 없는 상태다. 자산을 매각해 선별적으로 채무를 상환하거나 강제집행, 가압류, 경매 등의 방식으로 주요 자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다.
유동화를 추진했던 부동산 3곳은 중앙홀딩스 등 회생 신청한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자금 조달, 국토교통부의 설립 인가 등 8월 말까지 딜을 마무리하는 계획이었으나, 현재 잠정적으로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중앙그룹이 당초 자산 유동화 사업을 코람코과 추진한 이유는 재무적인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것인데, 회생 절차를 신청한 이상 자산 매각 등을 전적으로 법원 판단에 맡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자산 유동화 지속되면? 매각 가격 낮아질 가능성도
중앙그룹과 MOU를 맺은 코람코자산신탁은 일단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5월 말 MOU를 맺은 뒤 부동산 3곳에 대한 실사를 준비하던 단계에서 중앙그룹 측이 디폴트를 선언했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 단계였기 때문에 실무적, 법적으로 유동화 사업 자체가 무산된다고 해도 문제가 없는 상태다.
법원이 중앙그룹의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산 유동화를 승인한다면 기존의 계약 조건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코람코 입장에서는 부동산 매입 금액, 딜클로징 시점 등을 조정할 여지가 커진 것이다.
당초 중앙그룹 부동산 중 상암동에 위치한 사옥 2곳은 2014년, 2019년에 준공한 준신축급 오피스다. 공사비, 자재비 등이 급등한 2022년 이전에 지어져 총 5500억원 매각 대금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중앙그룹 계열사의 10년 장기 임차 조건도 포함돼 투자사 입장에선 투자 가치가 높은 자산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코람코 입장에서 계열사들의 재무적인 위기로 인해 안정적인 임대료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에 따른 자금 조달 어려움도 커질 전망이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중앙그룹의 회생 신청으로 8월 중 딜클로징하는 일정을 맞추진 못하게 됐지만, 유동화 사업 자체가 무산된 것은 아니다”며 “법원의 판단에 따라 딜이 지속된다면 매입 금액, 기간 등 계약 조건 등이 조정될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