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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일산처럼 베드타운?" GTX 동탄역 황금땅 앞 2000가구 추진 논란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6.06.13 06:00

LH, 동탄역 광비콤 일부 부지에 2000가구 주상복합 검토
주민들 “자족 기능 무너지면 서울 의존형 베드타운 될 것”
신칸센·KTX 이후 빨대효과 사례도…업무·상업 기능 유지 요구

[땅집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열차. /조선DB


[땅집고] 수도권 남부 대표 2기 신도시인 동탄신도시에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호재의 역설’이 현실화하고 있다. 광역교통망 확충을 통해 서울 접근성은 좋아졌지만, 지역 내 일자리와 소비 기반이 부족한 상태에서 교통망만 확충되면서 서울 의존형 베드타운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동탄역 일대 핵심 업무지구인 광역비즈니스콤플렉스 일부 부지에 대규모 주상복합아파트 공급이 추진되면서 주민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 GTX 호재 뒤 커지는 베드타운 우려

동탄신도시는 GTX-A 개통 수혜를 크게 받은 수도권 신도시 중 하나다. 동탄역에서 수서역까지 이동 시간이 줄면서 강남 접근성이 개선됐고, 동탄역 주변 아파트값도 교통 호재를 반영해 강세를 보였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동탄의 주거 매력이 커진 셈이다.

하지만 교통망 개선이 곧바로 자족 기능 확대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지역 안에서 일자리와 소비가 순환하는 구조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 접근성만 좋아지면서, 출근과 소비는 서울 강남권이나 판교 등 외부 업무지구로 향하고 동탄은 잠만 자러 돌아오는 주거지 성격이 강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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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문제는 동탄역 일대 상권에서도 이미 드러나고 있다. 동탄은 상권별 편차가 크지만, 주거단지 주변 상가 중에는 평일 낮 시간대 유동인구가 적고 공실 부담을 겪는 곳이 적지 않다. 교통망 개선으로 서울·판교 접근성은 좋아졌지만, 지역 안에서 일자리와 소비가 함께 늘어나는 구조는 아직 충분히 자리 잡지 못한 것이다.

동탄역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직장인들이 아침 일찍 서울이나 판교로 출근하다 보니 평일 낮에는 상가 유동인구가 많지 않다”며 “퇴근 후에도 서울이나 주요 업무지구에서 식사와 약속을 해결하고 늦게 돌아오는 경우가 있어 지역 소비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 사이에서는 동탄역 일대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배후 벤처타운으로 키워 지역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고 했다.

◇ 경기 인구 늘었지만 일자리는 서울 집중

통계도 수도권 신도시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서울시 인구는 930만명으로 10년 전 1002만명보다 7.2% 감소했다. 반면 경기도 인구는 같은 기간 1252만명에서 1374만명으로 9.7% 증가했다. 서울 집값 상승과 신도시 개발 영향으로 주거 수요가 경기권으로 이동한 결과다.

문제는 일자리가 같은 속도로 분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기연구원이 한국교통연구원의 국가교통조사를 분석한 결과, 경기도 출근 통행량은 2010년 하루 401만건에서 2022년 623만건으로 55.4% 증가했다. 이 가운데 경기에서 서울로 향하는 통행량은 하루 116만건에 달했다. 경기도 인구 증가는 지역 내 자족도시 성장보다 서울 통근 수요 증가로 이어진 측면이 크다.

◇ 동탄 핵심 업무지구 ‘광비콤’에 주상복합 추진

최근 동탄 주민 반발이 커지는 직접적인 계기는 ‘광역비즈니스콤플렉스(광비콤)’ 개발계획 변경 논란이다. 부동산 업계와 화성시 주민 등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동탄역 일대 복합업무지구인 광비콤 일부 부지에 약 2000가구 규모 주상복합아파트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광비콤은 동탄역 일원 149만9000㎡ 부지에 조성 중인 복합업무단지다. 당초 동탄역을 중심으로 업무시설과 상업·문화·컨벤션 기능을 집적해 동탄신도시의 자족 기능을 끌어올릴 핵심 축으로 계획됐다. SRT와 GTX-A, 향후 트램까지 연결되는 동탄역 주변 입지를 활용해 수도권 남부의 광역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일부 업무·상업용지가 주거 기능 중심으로 바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동탄은 이미 대규모 아파트 공급으로 인구가 빠르게 늘어난 신도시다. 주민들은 핵심 역세권 부지만큼은 추가 주택 공급보다 기업과 업무시설, 중심 상업 인프라 유치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광역교통망 확충이 지역 자족 기능 약화로 이어진 사례는 국내외에서도 확인된다. 일본에서는 1963년 신칸센 개통 이후 오사카 시민의 도쿄 출퇴근과 쇼핑 이동이 늘었고, 오사카에 있던 마쓰시타전기와 아사히맥주 등 주요 기업이 도쿄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통망이 지역 간 이동 시간을 줄였지만, 결과적으로 경제·소비 기능이 더 큰 중심도시로 빨려 들어가는 ‘빨대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2005년 KTX 개통 이후 동대구역, 대전역, 부산역 이용객 상당수가 서울 쇼핑을 목적으로 KTX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 거주자의 서울 의료기관 이용도 늘었다.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자 지역 내 소비와 의료 수요 일부가 서울로 이동한 것이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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