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후보자, 양평군 농지에 여전히 소유자로 등기
영농계획서 ‘자경’ 제출로 불법 취득 논란
이 대통령 ‘농지 매각령’에도 계속 보유
[땅집고]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2009년 취득한 경기 양평군의 농지를 최근까지도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다주택 보유자와 ‘가짜 영농인’의 농지 투기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4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이면서 농지 투기자이기도 한데, 국무총리 후보자로 적절한지가 앞으로 인사청문회에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11일 땅집고가 법원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한 후보자는 이날 현재 기준 경기 양평군 양서면 도곡리의 토지와 단독주택의 소유권자로 여전히 등기돼 있다. 한 후보자는 2009~2010년 총 6억3000만원 들여 단독주택 부지를 포함 5개 필지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중 3개 필지(1807㎡)가 농지였다. 한 후보자는 올해 2월 거주하지 않는 주택 처분을 공언한 이후 최근 송파구 아파트와 강남구 오피스텔 등을 잇달아 처분하고 있어 이 단독주택과 농지도 현재는 매각을 시도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 후보자 보유한 양평 토지를 두고 앞서 중기부장관 후보시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농지 불법 투기 논란이 벌어졌던 바 있다. 농지법에 따라 1000㎡ 이상의 농지는 농업인만 취득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양평군청에 제출한 영농계획서에 농지를 취득하며 '자경'할 계획이라고 적었다. 자경을 위한 노동력 확보 방안에 '자기 노동력 70에 일부 고용 30'이라고 작성했다.
◇ “죄송하다. 대리인의 실수” 해명 후에도 최근까지 농지 보유
2025년 7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한 후보자는 이런 영농계획서 제출이 "대리인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는 농지법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에 대해 "죄송하다"면서도 "주말농장으로 처음 농지를 취득할 때는 관련 취득 증명이 필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두 번째 취득할 때는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돼 취득원을 냈다. 다만 취득원을 내면서 대리인이 실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어쩌다 한번씩 이 농지에 모습을 드러냈을 뿐 자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네이버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기간과 네이버 유럽사업개발 대표로 일하며 해외에 체류하던 기간에는 직접 영농하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중기부 장관으로 취임한 2025년 7월 이후로도 마찬가지다.
한 후보자의 농지 보유는 이재명 대통령의 ‘농지 강제 매각 명령’ 발언 당시에도 논란이 됐다. 이 대통령은 올해 2월 국무회의에서 지방 농지가 투기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하며 “농사 짓겠다고 땅 사서 가짜로 심고 방치하면 강제 매각 명령으로 팔아버려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농지 매각명령 대상은 상속받은 농지나 농사를 짓다 노령 등으로 불가피하게 묵히는 농지 등을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농사 짓겠다고 속이고 농지를 취득한 후 농사를 안 지으면, 경자유전의 헌법 원칙을 존중하여 법에 따라 처분하게 해야겠지 않느냐”고 했다. 한 후보자의 농지 취득과 지속 보유도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당시 논평에서 "이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농지 강제매각 정책이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엄정한 기준과 잣대로 '내 편'일지라도 일벌백계의 자세로 본보기를 보여주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주진우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김 의원의 글을 언급한 뒤 정원오 당시 서울 성동구청장을 비롯해 한 후보자(당시 중기부 장관), 정동영 통일부 장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구윤철 경제부총리 등을 거명하며 농지 투기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h029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