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촉발한 전세 종말론] ⑦ 전세 없는 시대, 주거비용 급등 우려
김학렬 “주거 사다리 전세 없으면 월세 200만원 시대”
최병천 “다주택자 압박하면 신규 주택 공급 없애는 것”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가 곧 사라질 것”이라 취지로 발언한 이후 ‘전세 종말론’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시각은 전세가 집값을 올리는 수단으로서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으며, 현재 나타나는 전세 주택 급감은 시장이 정상화로 가는 과정이라는 것. 이런 발언 이후 오세훈 시장이 즉각 반박한 데 이어, 다음날에도 주택시장 전문가들이 시장에 전세 주택을 공급하는 다주택자들과 전세의 순기능을 잇따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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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는 ‘주거 사다리’…“월세 200만원 시장 될까 우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9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전세는 집주인이 아니라 임차인한테 훨씬 더 유리한 제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전세 소멸이 정상화라고 말한 데 대해 “전세가 자연스럽게 없어진다는 게 아니라 자금 대출을 안 해준다든지 아니면 전세 낀 매물들을 거래할 수 없게 한다든지 그런 전세를 없애고 싶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시장에서 전세든 월세든 매매를 선택하는 것은 대통령이나 정부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에서 자연스럽게 생긴 제도들을 민법으로 그냥 편만 들어주는 것”이라며 “특히 2030에게 전세가 좋은지 월세가 좋은지 매매가 좋은지 갈 수 있는 곳은 어디인지라는 질문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없애겠다고 하는 것이 굉장히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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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장은 또 전세가 없어지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주거 사다리’가 끊어지고 결국 더 비싼 주거비용을 지출하게 되는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작년 이맘 때쯤에 노원구의 아파트 월세가 한 100만원이었는데 올 1월에는 200만원으로 올랐다”며 “다세대 빌라 월세는 원래 100만 원도 안 됐지만 아마 100만원에서 200만원까지 올라가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지 않을까라고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전월세 시장이 이미 2020년 임대차 2법 시행 당시와 같은 전세대란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6월 8일까지 체결된 서울 아파트 신규 전월세 계약은 4만7507건이었다. 이 가운데 월세 200만원 이상 계약은 8187건으로 전체의 17.5%를 차지했다. 심 교수는 “특히 15억원대 이하 아파트에서 주택 전세가 씨가 마르면서 매매가격과 월세 급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전세가 소멸하는 흐름이 자연스럽다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다주택자 없으면 신규 주택 공급도 없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다주택자가 주택 시장의 공급자로서 순기능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소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은 ‘반드시’ 전월세 폭등으로 귀결된다”며 “자본가가 사라지면 ‘고용’이 사라지는 것처럼, 다주택자가 사라지면 전월세가 사라진다”고 했다.
최 소장은 최근 주택 시장의 전월세 폭등이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2020년 7·10 부동산 대책 그리고 이재명 정부의 작년 10·15 대책과 양도세 중과 유예 중단이 다주택자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으며, 다주택자들은 정부 압박에 순응하며 ‘전월세 공급’을 순차적으로 줄이고 있다. 그 결과 전월세 폭등이 발생하고 있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중과가 주택 공급 자체를 줄인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서울에 다주택자가 0명이 되면 ‘주택공급’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서울에 1가구 1주택만 존재한다면, (공공임대를 논외로 하면) 민간분야의 신규 주택 공급은 제로가 된다”고 했다.
최 소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양도세 등에 대한 중과세(2020년 7·10대책)와 이재명 정부의 토지거래허가제(10·15대책)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주택자를 압박할수록 전월세는 더 가파르게 오르게 될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전개됐던 2020년 7.10 대책과 2025년 10·15 토지거래허가제 대폭 수정이 없다면 ①전월세 폭등 → ②2030세대의 거주비 급증 → ③진보정부에 대한 분노 투표의 경로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sh029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