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젠슨 황의 방한은 인공지능(AI) 산업권이 새로운 부동산 시장 프리미엄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용인, 동탄, 판교 등 반도체와 IT 산업 기반이 있는 지역을 주목해야 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5일 입국해 국내 복수의 기업 총수를 만나 AI 인프라 구축을 협력했다. 9일 출국할 때까지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대학, 스타트업, 플랫폼 기업을 만났다.
부동산 업계에서도 황 CEO의 방한에 큰 관심을 보내고 있다. 작년 방한해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회장과 일명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가진 것이 화제가 되면서 이 일대 부동산 시장도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빠숑’이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이번 방한을 단순히 반도체 기업의 이벤트나 글로벌 CEO의 홍보 행보로만 봐서는 안 된다”라며 “ ‘젠슨 황이 왔으니 어느 지역 집값이 오른다’는 것이 아니라 AI산업권이 새로운 부동산 프리미엄을 형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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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장은 “황 CEO의 방한은 부동산 시장 관점에서도 작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며 “앞으로 한국 부동산의 가치는 무엇을 기준으로 재편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이어 “한국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 가격 상승 요인이 아니라 중장기 입지 재평가 요인”이라며 “산업의 축이 바뀌고, 고소득 일자리가 이동하고, 기업 투자가 특정 지역에 누적되면 부동산의 가치는 반드시 반응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 판도는 일자리의 역사와 함께 간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강남에 업무, 교통, 교육이 결합됐고, 2기 신도시 판교는 IT기업의 고소득 인력이 몰리면서 직주근접 도시로 성장했다. 최근 동탄과 평택 등이 반도체 사이클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김 소장은 “지금까지 부동산 시장에서 흔히 쓰던 기준은 역세권, 학군, 신축, 대단지, 브랜드였고, 하나의 기준이 더해지는데 바로 ‘AI 산업권’”이라며 “반도체, 로봇,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클라우드, 첨단 패키징, HBM, 전력 인프라가 연결된 지역이 새로운 부동산 프리미엄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소장은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부동산으로 주거지가 아닌 상업용 부동산을 꼽았다. “젠슨 황 방한의 직접적 파급은 아파트값보다 산업단지, 공장용지, 연구개발 부지, 데이터센터 입지, 전력 인프라 주변 토지에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의 산업 입지는 ‘넓은 땅이 있느냐’보다 ‘전력·용수·교통·인허가가 가능한가’가 더 중요해진다”고 했다.
그 때문에 경기 용인, 화성, 평택, 이천, 충북 청주, 충남 천안, 아산 등을 주목하라고 추천했다. 이미 반도체와 첨단 제조업의 기반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다만 김 소장은 “아파트 시장으로 영향이 옮겨가는 경로는 조금 더 느리고 구체적”이라며 “선호 주거지는 단순히 공장 가까운 곳이 아니라 출퇴근이 가능하면서 교육, 상권, 의료, 문화, 교통이 갖춰진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산업단지 바로 옆보다 산업단지와 연결되는 우수 주거지를 추천했다.
김 소장이 추천한 지역은 ▲용인 기흥·수지의 일부 핵심 주거지 ▲화성 동탄 ▲평택 고덕·지제역권 등이다. 서울에서는 강남권, 판교, 마곡, 성수, 용산 등 업무·연구·창업 거점과 가까운 지역, 경기 성남시의 판교와 분당 등 IT기업이 집중된 지역이 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