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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는 서민에게 축복인가, 만악의 근원인가" 李 '전세 종말론'이 부른 논쟁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26.06.09 11:03 수정 2026.06.09 11:22

[대통령이 촉발한 전세 종말론] ① 전세매물 급감은 정상화 과정,
이 대통령 “전세가 시장 왜곡… 사라져 가는 추세”
“무주택 가구 주거비용 급등 외면” 반발 나와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 제도를 시장 왜곡과 집값 상승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하면서, 전세 제도 자체가 머지 않아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세 제도, 특히 저금리의 전세자금 대출은 집값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동안 전세 제도를 통해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저렴한 주거비용으로 안정적인 주거지 마련을 해왔던 것도 사실이어서 전세 제도 종말이 중산층의 주거비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 이 대통령 “전세는 시장 왜곡, 집값 상승의 주범… 정상화 필요”

이 대통령은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 제도에 대한 시각을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전세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특이한 제도이고 일종의 사금융인데, 사라져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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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특히 집주인이 전세 세입자들의 보증금으로 사실상 시장 금리보다 저렴하게 주택 자금을 차입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전세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월 2% 이렇게 했다. 연으로 따지면 24%였다. 그게 10% 선으로 떨어졌다가 요즘은 6~7% 이렇게 한다고 한다. 전환율이라고 한다. 그런데 은행의 대출은 한 4% 뭐 특히 특례 대출 3% 이렇게 되지 않나. 이게 시장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면에서 최근 전세 매물 급감이 “당연한 것이고 정상화 과정의 일부”라고 했다. 정부가 지난 5월 9일부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끝내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씨가 말랐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에 대해 그는 “원래 세 주던 건데 팔았으니 전세 물량이 줄었지만 전세가 폭등이 오지는 않았다”며 “세 사는 사람들 즉, 무주택자가 그 집에 들어가서 살기 위해서 샀으므로 수요가 그만큼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기자회견에서 공급 감소와 함께 전세 대출을 “집값 상승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당장 따뜻하자고 전세대출해주고 반환 담보대출해주고 그러다 보니 전세 사기도 생기지 않았나. 집값이 1억인데 전세가 1억 2000이다. 집 100% 보증해주니까 사기꾼들한테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정상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세 제도 나쁜 면만 부각…전세금이 다시 집값 끌어올릴 우려”

[땅집고] 오세훈 서울시장. / 뉴스1


하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대통령의 지적이 ‘전세 제도의 나쁜 면만 부각해서 말하고 있다’는 반론이 나온다. 전세 제도는 그동안 무주택 서민들이 저렴한 주거비용으로 안정적으로 양질의 주택에서 거주할 수 있게 해 준 제도였던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드러나듯이, 세입자들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훨씬 높은 주거 비용을 지출했다. 이는 곧 그만큼 전세의 주거비용이 저렴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세 대출이 집값 상승기 때 집주인들에게 저렴한 주택구입 자금으로 작용하면서 집값을 상승시킨 원인이라는 점 역시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이 동감하는 지점이다. 다만 전세 제도를 이용해 집주인·세입자가 소유와 거주를 분리시킴으로써 주택 매매 거래 없이 거주 이전의 편리성을 높인 것을 ‘시장 왜곡’이라 부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전세 제도가 사라질 경우 주거비용 상승으로 인한 피해가 무주택 서민층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 대통령은 강남 집값을 잡는 데만 혈안 돼 있어 한쪽 면만 보고 있다”며 “이제 와서 단번에 전세가 없어지면 서민 주거 비용이 급등할 뿐 아니라, 강남과 달리 강북과 나머지 지역에서는 전세금이 여전히 집값과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전세금이 급등하면 여전히 집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 대통령의 전세 관련 발언에 즉각 반박했다. 오 시장은 “과거 정부가 주택구입자금에 대한 공적 금융 지원을 외면했을 때, 서민들이 자생적으로 만들어 가꾼 주거 사다리가 바로 전세였다”며 “당장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라진 전세 매물과 급등한 가격에 쩔쩔매고 있는 서울의 무주택 가구들 앞에서, 과연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었다고 편하게 말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시장에서 전세 매물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어 이 대통령이 예고한 전세시장 ‘정상화’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기준 서울의 전세 매물은 2만 2848가구로 지난해 같은 날(3만 1025가구)에 비해 약 26% 줄었다. 서울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5년 3만2370가구에서 2026년 1만8880가구로 41.7%(1만3490가구) 급감한다. 서울 주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 잇따라 이주 단계에 진입하면서 전셋집 구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sh0293@chosun.com


아래는 8일 이재명 대통령의 전세 관련 발언 전문.

“그리고 전세난 이야기도 있는데 원래 전세라고 하는 게 여러분 아시겠지만 대한민국에만 있는 거다. 전 세계에 없다. 특이한 대한민국에만 있는 제도인데 일종의 사금융이다, 사금융. 그래서 특이한 금융 기법이다. 그런데 이제는 이게 지금 사라져가는 추세다. 그리고 이게 전세자금을 빌려서 월세 대신에 전세를 하면 이익인 시대가 있었다. 왜냐하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월 2% 이렇게 했다. 연으로 따지면 24%였다. 그게 10% 선으로 떨어졌다가 요즘은 6~7% 이렇게 한다고 한다. 전환율이라고 한다.

그런데 은행의 대출은 한 4% 뭐 특히 특례 대출 3% 이렇게 되지 않나. 이게 시장을 왜곡하고 있는 거다. 결국은 조금씩 조금씩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전세대출 많이 해 준 게 집값 상승 주된 원인이다. 당장 따뜻하자고 전세대출해주고 반환 담보대출해 주고 그러다 보니 전세사기도 생기지 않았나. 집값이 1억인데 전세가 1억 2000이다. 집 100% 보증해주니까 사기꾼들한테 기회가 생긴 것이다. 1억에 집 사서 1억2000에 담보 제공 받아서 1억 2000 받고 보따리 싸서 어디 가버리고 이런 것이다. 엄청 피해가 생겼다. 정상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사이에 전세 물량이 줄었다. 전세 물량이 주는 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다주택자들의 양도세 유예를 끝내고 그 기간 안에 팔아라, 그래서 많이 팔지 않았나. 원래 세 주던 건데 팔았으니 세 물량이 준다. 그래서 전세가가 폭등이 왔느냐, 그거는 아니다. 필요한 사람들이 산 거다. 세 사는 사람들이 즉, 무주택자가 그 집에 들어가서 살기 위해서 산 것이다. 수요가 그만큼 줄었다. 그래서 그것 때문에 전세 물량이 부족해서 폭등했다는 사실은 원하는 그런 상황을 원하는 사람들이 만든 논리다. 이것도 정상화 과정 중의 일부다. 전세 상승률에 대한 통계를 보면 물론 전세 체감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물량이 줄었으니까. 그러나 통계적으로 보면 대폭등하거나 그런 건 아니다. 잘했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정상화 과정이다. 그래서 앞으로 공공 공급은 임대를 싸게 좋은 곳에 평범한 중산층 정도 충분히 살 수 있는 좋은 품질의 것으로 공급하려고 한다. 조금씩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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