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미분양을 톱스타 전세로?…'지방 수협 대출' 동원한 한남동 집값 띄우기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6.06.07 06:00

한남동 초고가 빌라 개발한 차가원 회장
연예기획사 차려 소속 연예인 전세로 들여
분양가보다 비싼 보증금에 대출 주선까지
1단지는 100% 미분양…보증금 반환 두고 갈등

[땅집고] 차가원 피아크그룹 및 원헌드레드레이블 회장. /PD수첩 캡쳐


[땅집고] 부동산 디벨로퍼 겸 연예기획사 대표인 차가원 피아크그룹·원헌드레드레이블 회장이 소속 연예인들을 이용해 본인이 개발한 한남동 초호화 빌라 시세를 띄웠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연예인들에게 빌라 한 채당 백억원대 전세를 놓으면서, 이들이 보증금 마련을 위해 수십억원대 대출까지 받도록 주선했다는 폭로전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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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화 한남동 빌라 개발하던 디벨로퍼 차가원…돌연 연예기획사 차려

차 회장은 이른바 ‘로열 패밀리’ 출신이다. 부친 차대영 교수는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을 지냈던 유명 미술가고, 차 회장 본인도 서울대 건축학과에서 학·석사를 딴 건축가다. 남편 박현철씨 역시 서울대 건축학 석사 동문이다. 차 회장 부부는 건축 전공을 바탕으로 2010년 피아크그룹을 세우면서 본격 부동산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일반 아파트가 아닌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하이엔드 주택 위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피아크그룹이 개발한 대표적인 단지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일대에 2022년 입주한 ‘라누보 한남’이다. 지하 2층~지상 4층, 총 4가구 규모로 한 채당 분양가가 200억원이라고 홍보했으나 현재 전실이 미분양인 상태다. 2024년에는 인근에 지하 3층~지상 3층, 총 7가구 규모 ‘라누보 한남 2차’를 연달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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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피아크그룹이 당초 ‘라누보 한남’ 한 채당 분양가로 수십억원을 책정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20년 10월 작성한 이 단지 신탁원부상 사업수지표에 따르면, 총 4가구별 기대 수입이 35억원에서 80억원까지로 기재돼있기 때문이다.

[땅집고] 차가원 회장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개발한 초호화 빌라 ‘라누보 한남’. /온라인 커뮤니티


차 회장은 ‘라누보 한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연예기획사를 만든다. 병역 기피 사건으로 연예계에서 사실상 퇴출됐던 MC몽과 함께 2023년 공동 설립한 원헌드레드레이블이다.

원헌드레드레이블은 다양한 하위 계열사를 만들고, 각 계열사마다 전담 연예인을 배치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했다. 예를 들어 INB100은 SM엔터테인먼트가 만든 아이돌 그룹 엑소(EXO) 출신인 백현, 첸, 시우민이 소속돼 있다. 이어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에는 걸그룹 여자친구 출신 은하·신비·엄지로 구성하는 비비지와 샤이니 출신 태민, 가수 이무진·이승기 등이 있다.

◇차가원, 연예인들 ‘라누보 한남’ 전세 세입자로…수십억 대출 주선도

주목할 만한 점은 차 회장이 소속 연예인들을 본인이 개발한 초호화 주택 단지에 전세 세입자로 들였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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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2024년 7월 소속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라누보 한남’ 2층 주택을 보증금 105억원에 전세 계약 체결하며 전세권을 설정해뒀다. 이 단지 사업수지표상 분양가가 최고 80억원이었는데, 전세보증금이 분양가를 훌쩍 상회하는 셈이다.

[땅집고]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전세보증금 105억원에 ‘라누보 한남’에 입주하며 대출을 실행한 내역. /대법원 등기부등본


이승기는 전세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산업협동조합 2곳에서 채권최고액 총 87억6000만원 상당 대출을 받았다. 통상 채권최고액이 실제 대출금의 120% 수준으로 설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승기가 실제 대출받은 금액은 73억원 정도일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이날 차 회장 부부가 2022년 금융권에서 총 36억원을 융통하면서 설정했던 근저당권이 사라졌다. 업계에선 부부가 이승기로부터 받은 보증금으로 대출금을 갚았을 확률이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라누보 한남’ 4층 주택에는 소속 아이돌 가수 변백현이 2025년 4월 보증금 160억원에 전세 계약한 사실이 기재됐다. 변백현 역시 수산업협동조합 3곳에서 채권최고액을 126억원으로 하는 대출을 실행해 전세보증금을 마련했다. 실제 대출액은 약 105억원 내외일 것으로 추산된다.

◇차 회장 자금난에 ‘라누보 한남’ 줄 가압류…소속 연예인과 갈등 격화

그런데 ‘라누보 한남’ 첫 전세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자 문제가 터졌다. 소속 연예인들이 실제 주택 가격보다 더 높은 보증금을 주고 입주하다보니 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것. 만약 차 회장이 보유한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낙찰가가 보증금보다 낮다면, 보증금 마련을 위해 금융권에서 대출받았던 돈은 전부 연예인들이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올해 7월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둔 이승기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차가원 회장이 자기 위층 집이 비어 있다며 우리 부부와 가까이 의지하며 살고 싶다고 지속적으로 전세 입주를 권유했다”면서 “감정평가가 늦어진다며 정확한 전세금을 정해주지 않다가 이사한 뒤 처음 들었던 금액보다 3배 넘게 높은 전세금(105억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 큰 금액이 없다고 하자 차 회장이 대출은 본인이 다 알아봐 놨다며 이자는 끝까지 부담하겠다고 했으나 약속했던 대출 이자도 못 주고 있다”며 “이미 이사를 마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계약을 체결했다”고 호소했다.

반면 차 회장은 “지금까지 우리 아티스트들의 한 달에 몇 억씩 하는 대출 이자는 3년 동안 내가 부담해왔다”고 반박했다. 다만 해당 사안을 방영한 공중파 프로그램 PD수첩 측은 이자 대납이 차 회장 개인 자금이 아닌 회삿돈으로 처리됐으며, 수개월 전부터는 연예인들이 직접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한편 ‘라누보 한남’ 1차 단지 4가구는 전부 미분양돼 차 회장 부부가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각 단지마다 차 회장 지분에 대해 올해 1월 주식회사노머스가 설정한 100억원 상당 가압류와, 2월 한화갤러리아주식회사에서 설정한 약 36억원 가압류가 걸려 있다. 이어 ‘라누보 한남’ 2차 총 7가구 중에서는 2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차 회장은 원헌드레드레이블을 운영하며 소속 연예인의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한 사업을 주식회사 주식회사노머스에 제안해 계약을 체결한 뒤 242억원의 선급금을 받았는데도 실제 사업을 이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더불어 차 회장은 한화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 고가 제품을 외상으로 가져간 뒤 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라누보 한남’에 가압류 2건이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차 회장은 소속 연예인들에게 정산금을 미지급해 논란을 겪고 있다. 레이블 중 빅플래닛메이드엔터가 2024년 말 영업이익 마이너스 120억원을 기록하는 등이다. 이에 소속 연예인이었던 더보이즈, 샤이니 태민, 비비지(은하·신비·엄지), 이무진, 비오, 이승기 등이 잇달아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차 회장의 자금난이 심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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