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인데 갈 곳이 없다”
중산층 입주 가능한 시니어타운 부족
보증금·생활비 부담 여전
[땅집고]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선 지금, 정작 노후를 보낼 곳을 찾지 못하는 중산층 노인이 늘고 있다. 고급 시니어타운은 자산가들의 전유물이 됐고, 요양시설은 건강한 은퇴자가 선뜻 선택하기엔 이르다. 그 사이 어디도 갈 수 없는 이들을 위해 LH가 시니어시설을 톺아봤다.
LH 토지주택연구원은 지난 3월, ‘공공주택사업지구 내 시니어타운 도입 구상 및 사업모델’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현재 주거와 의료, 돌봄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상당수 시설이 고소득층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중산층이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공급 모델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중산층이 갈 곳이 없다”…비용 부담의 민낯
LH가 주목한 핵심 문제는 중산층 고령자가 실제 입주 가능한 시설이 얼마나 되느냐는 것이었다. LH는 보증금 1억 5000만원 기준과 3억 기준으로 10개 시설을 별도로 선정해 비용 구조를 분석했다. ▲노블레스타워 ▲서울시니어스타워 분당·강남·강서·서울타워 ▲더시그넘하우스 청라 ▲유당마을 ▲마리스텔라 ▲KB골든라이프케어 평창카운티 ▲스프링카운티자이 등을 선정했다.
▲더 클래식500 ▲삼성노블카운티 ▲더시그넘하우스 강남 ▲백운호수스위트 ▲VL라우어 등은 높은 월 생활비로 상류층으로 구분했다.
전국 주요 시니어타운의 환산 월 생활비를 분석한 결과, 시설과 보증금 조건에 따라 매월 지출해야 하는 비용의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시설의 평균 환산 월 생활비는 보증금 1억 5000만 원 기준 311만원, 보증금 3억 원 기준 236만원으로 집계됐다.
보증금을 1억 5000만원 기준 월 생활비가 가장 높은 곳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KB골든라이프케어평창카운티’로, 매달 373만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서울 성북구의 ‘노블레스타워’가 371만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서울 강남구의 ‘서울시니어스강남타워’도 350만원에 달해 서울권 주요 시설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 외 서울 지역인 ‘서울시니어스강서타워’와 ‘서울시니어스서울타워’는 각각 284만 원과 282만 원 선으로 서울 평균 대비 비교적 완만한 수준을 보였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성남의 ‘서울시니어스분당타워’가 334만 9000원, 인천 서구의 ‘더시그넘하우스청라’가 330만 원으로 300만 원을 웃돌았다. 반면 수원의 ‘유당마을’(270만 원), 용인의 ‘스프링카운티자이’(269만 원)는 200만원대 중후반을 기록했으며, 인천 동구의 ‘마리스텔라’는 254만 원으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낮았다.
보증금 3억 원 기준 환산 월 생활비가 가장 높은 곳 역시 ‘KB골든라이프케어평창카운티’(298만 원)와 ‘노블레스타워’(296만원) 순이었다. ‘서울시니어스강남타워’는 275만원, ‘서울시니어스분당타워’는 259만원, ‘더시그넘하우스청라’는 255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 조건에서 월 생활비가 100만 원대로 내려가는 가성비 높은 시설들도 눈에 띄었다. 수원의 ‘유당마을’은 195만원, 용인 ‘스프링카운티자이’는 194만 원이었으며, 인천 ‘마리스텔라’의 경우 179만원까지 내려간다.
◇먹든 안 먹든 나가는 의무식
시니어타운 월 생활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식비였다. 대부분 시설은 실제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 횟수의 식사비를 기본 비용에 포함하는 ‘의무식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시설별로 보면 서울시니어스타워와 유당마을은 월 90식, 더시그넘하우스와 청심빌리지는 월 60식을 기본 제공한다. 더클래식500은 월 20식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식사 서비스는 입주자의 건강관리와 운영 안정성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이용하지 않아도 비용이 청구된다는 점에서 입주자의 부담 요인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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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보험 연계로 수익모델 다변화 가능성
그렇다면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보고서는 의료기관·보험업과의 연계를 제시했다.
대표 사례는 서울시니어스타워다. 서울송도병원이 설립·운영에 직접 참여해 병원 수익과 시니어 주거 서비스를 결합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LH는 보험상품과 건강관리와 돌봄서비스를 묶는 모델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안정적인 입주 수요를 확보하면서 사업성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소규모 맞춤형 모델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등장한 케어닥 케어홈 배곧신도시점은 시설 확장보다 전문 관리 인력, 고품질 식사, 맞춤형 돌봄에 집중해 새로운 운영 방식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LH는 현재 국내 시니어타운 시장이 고급형 시설과 요양시설로 양극화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 사이 중산층 은퇴자를 위한 공간은 사실상 비어 있다.
이에 따라 LH는 수도권 공공주택사업지구 내에 중산층이 부담 가능한 수준의 시니어타운 공급을 강조한다. 특히 고령자가 익숙한 생활권을 떠나지 않고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AIC(지역사회 내 노화)’ 개념을 반영한 수도권형 시니어타운 공급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kso@chosun.com
땅집고가 초고령화 시대에 대응한 비즈니스 전문가 양성을 위해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전문가 과정 8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지난 7기까지 현직 케어용품 회사 CEO와 요양원 원장, 대형 병원장, 제약회사 임원, 의사, 시행사 오너, 건설회사 임원 등 200여명이 수강했다. 수강료는 290만원이며,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에서 신청하면 된다.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