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7000평 상가만 도려내고 재건축" 미니신도시급 올림픽선수촌의 전략 통할까

뉴스 김혜주 기자
입력 2026.05.31 06:00

[땅집고] 2020년 6월 촬영한 서울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전경./출처=서울연구원 서울연구데이터서비스


“미관 해치는 반쪽 재건축” vs “명분 없는 발목잡기”
단지 한복판 7000평 도려내나

[땅집고]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가 정비구역 지정 과정에서 단지 중심부 상가를 제외하는 이른바 ‘상가 제척’ 문제를 두고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아파트 추진위원회는 사업 속도를 위해 상가를 빼고 가겠다는 입장인 반면, 상가 소유주들은 핵심 부지를 도려낸 ‘반쪽 재건축’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 최고 45층·9218가구 초대형 단지 변모…‘상가 제척’이 부른 갈등

올림픽선수촌 재건축은 기존 5540가구 규모의 단지를 최고 45층, 총 9218가구의 미니 신도시급 초대형 단지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단지 전체가 상가를 중심으로 부채꼴 형태로 배치돼 있으며, 주변 ‘올림픽’ 브랜드 단지 중 용적률이 가장 낮아 사업성이 우수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4월 송파구청이 공람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예상 용적률은 269.52%다. 특히 기존 단지의 특성을 반영해 조합원 전원에게 전용 85㎡ 이상의 중대형 평형을 배정하는 파격적인 계획이 포함됐다.

그러나 정비구역 경계 설정에서 논란의 불씨가 당겨졌다. 아파트 부지(89번지)와 단지 내 다른 분산 상가들은 정비구역에 포함된 반면, 단지 정중앙 핵심 입지인 올림픽프라자상가(89-11번지)와 BNK스포츠센터(89-12번지)가 정비구역에서 제척된 것이다. 올림픽프라자상가(대지면적 약 6200평, 374호실)와 BNK스포츠센터(약 1000평) 부지를 합하면 7000평이 넘는 대규모 면적이다.

[땅집고]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노란색)와 올림픽프라자상가(빨간색)./그래픽=이혜림 기자


일부 상가 소유주들은 단지 한복판을 도려낸 재건축이 아파트의 미관을 해치는 흉물이 될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상가 소유주 A씨는 “등기부등본상 ‘올림픽선수기자촌 중심상가’로 명시된 하나의 단지인데, 필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제척하는 것은 무리한 논리”라며 “단지 내 다른 분산 상가들도 별도 필지인데 그곳들은 포함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과거 상가 측이 ‘독립 노선’을 원했다는 아파트 측 주장도 반박했다. 상가 소유주들은 2023년 당시 아파트 추진위와 협의한 인물은 권한이 없는 법원의 ‘임시 관리인’이었으며, 소유주 전체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답변한 공문을 아파트 측이 요식 행위로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유주 B씨는 “상가 소유주의 3분의 1은 아파트도 함께 가진 주민들”이라며 “공짜로 아파트를 달라는 게 아니라 독립정산제를 기반으로 권리가액 부족분은 분담금을 내고 분양받겠다는데 아파트에 무슨 큰 손해가 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NK스포츠센터 관계자 역시 “단 한 번의 의사 확인도 없이 구역에서 제외됐다”며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제기했다.

◇ 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상가 과거 독립 재건축 입장 번복, 명분 없는 발목잡기”

반면 올 여름 조합 설립을 목표로 속도전을 펼치고 있는 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상가 측의 반발을 ‘명분 없는 발목잡기’로 규정했다. 재건축은 매몰 비용과 금융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시간 싸움인데, 상가와의 협상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땅집고] 올림픽기자촌 아파트 추진위와 일부 상가 소유주 입장 정리./그래픽=이혜림 기자


유상근 올림픽선수촌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중심 상가는 2019년도부터 단독으로 재건축을 하겠다고 언론 플레이를 해왔는데 이제 와서 말을 번복하는 것 자체가 통일된 의견인지 의심스럽다”면서 “분산 상가는 애초에 단독 재건축 의사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와 함께 가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임시 관리인의 권한을 부정하는 상가 측 주장에도 “법원에서 지정한 사람의 공적인 답변을 이제 와서 부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맞받았다.

유 위원장은 이어 “아파트 입주권까지 달라고 요구할 거라면, 차라리 상가 단독으로 재건축을 진행하면 될 일이다”고 강조했다.

현재 상가 측은 송파구청의 정비계획안 공람 절차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구청은 이미 시작된 행정 절차를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일부 상가 소유주들은 오는 6월 총회를 열어 정식 대표단을 선출하고 본격적인 단체 행동과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최근 재건축 시장에서는 상가 소유주와의 합의가 불발되자 상가를 제척하고 사업을 조기 추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 8단지와 영등포구 여의도 진주아파트가 정비계획 변경을 통해 상가를 구역에서 제외했고, 강남구 대치우성 1차·대치쌍용 2차, 송파구 잠실우성 4차 등도 상가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올림픽선수촌 전용 148㎡가 직전 거래보다 8억원 이상 뛴 46억1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재건축 기대감으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양측의 감정 골이 더 깊어졌다”며 “만약 이대로 상가를 빼고 사업이 진행된다면 이 정도 규모의 대단지 중 최초의 ‘상가 제척’ 사례가 되는 만큼, 향후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0629aa@chosun.com

화제의 뉴스

"7000평 상가만 도려내고 재건축" 미니신도시급 올림픽선수촌의 전략 통할까
"몰락하는 백화점 대신 캠퍼스형 오피스" 신도림 디큐브시티, 4900억 투자 리모델링
삼성물산, 4400억 규모 신반포19·25차 통합 재건축 시공권 따내
압구정5구역도 결국 현대건설…1.5조 재건축 수주
"'압구정 한양'을 '압구정 현대'로" 현대건설, 압구정5구역에 총력전

오늘의 땅집GO

주말 라운딩 30만원 태울 바엔 동남아로…3년간 400만명 이탈
시공사 선정 난항 '광주 챔피언스시티' 구원투수로 등장한 건설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