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시도 삼호지구 부지 11.4만평 또 경매로
골프 관광 시설 짓기로 약속했던 땅
시행사가 토지 담보로 돈 빌렸다 못 갚아
전남도·한국관광공사도 지분…감시 소홀 지적
[땅집고] 전라남도 영암·해남군 일대에 총 8조2000억원을 투입하는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인 ‘솔라시도’ 사업지 일부가 또 경매로 나왔다. 당초 지역 관광 수요를 높이기 위해 골프 관광도시로 조성하겠다던 땅이다. 하지만 사업 시행을 맡은 서남해안레저가 부지를 담보로 65억원을 빌렸다가 대출이자 및 세금 등을 내지 못하면서 결국 경매 절차를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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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옥션(▶바로가기)에 따르면 오는 6월 15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 난전리 일대 부지 31개 필지, 총 37만8352㎡(약 11만4652평)가 경매 응찰을 받는다. 지도상 31개 필지는 모두 인접해있는데 크게 2건으로 나눠서 경매를 진행한다. 사건번호 2025타경50886(1)~(2).
먼저 29개 필지는 총 16만8446㎡(5만954평)로 지난해 12월 최초 경매를 시작했다. 감정가 87억2860만원이었으나 두 차례 유찰돼 오는 6월 3회차에선 최저입찰가가 65억9065만원까지 떨어졌다. 나머지 2개 필지는 총 20만9906㎡ (6만3496평)으로 올해 4월 82억160만원에 첫 경매 절차를 밟았는데, 유찰되면서 6월 2회차 경매에서 57억4112만원부터 입찰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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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경매로 나온 영암군 삼호읍 난전리 부지는 모두 ‘솔라시도’ 사업지에 속해 있다. 솔라시도는 전남 영암군 삼호읍과 해남군 산이면 일대 33.9㎢ 부지에 총 8조2265억원을 투입해 조성하는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다. 골프, F1 등 스포츠와 레저 시설을 포함한 관광단지를 품은 도시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이 출범했다. 2005년 기업도시특별법에 따라 사업지로 지정된 후 2009년 고(故) 노무현 대통령 집권 시기 개발 계획 승인을 받았다.
솔라시도는 총 3개 지구로 나눠서 조성한다. 영암군에는 ▲골프장인 ‘사우스링스 영암CC’(현 골프존카운티 영암45)과 ‘코스모스링스CC’를 포함한 삼호지구 ▲F1 국제자동차경주장과 서킷 체험이 가능한 스포츠 관련 시설을 짓는 삼포지구가 계획됐다. 이어 해남군에는 솔라시도CC와 대규모 정원을 품은 구성지구를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이 구성지구에 국가 AI컴퓨팅센터를 건립한다고 밝히면서 주목받고 있다. 삼성SDS를 주축으로 하는 컨소시엄이 최종 사업 참여자로 선정된 상태다.
문제는 최근 들어 솔라시도 부지가 조각 조각 경매 시장에 등장하면서 프로젝트 완성도가 저하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것. 올해 5월 삼호지구 일대 42만5575.6㎡ (약 12만8736평)가 경매를 진행한 결과 한 태양광 개발 업체가 100억6773만원에 낙찰받아 논란이 됐다. 여기에 이어 이번에 삼호지구 다른 부지 37만8352㎡(약 11만4652평)가 또 경매로 나오면서 주인이 바뀔 위기에 처한 것이다. 모두 골프 리조트 단지, 골프 교육 센터 등으로 개발 예정인 땅이었으나 경매로 계획이 무산됐다.
솔라시도 삼호지구 시행을 맡은 서남해안레저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경매 원인으로 분석된다. 서남해안레저 지분을 보면 민간투자자인 에이스투자㈜가 62.93%를 가진 최대 주주인데, 한국관광공사(19.97%)와 전라남도(16.66%) 등 공공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세금이 투입된 사업인 만큼 민간투자자에 대한 공공의 감시가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서남해안레저는 2021년 이번 경매 부지를 담보로 한 저축은행으로부터 65억원을 빌렸다. 그런데 차입금에 대한 대출 이자를 미납하면서 이 저축은행이 지난해 2월 임의경매를 신청했다. 이 밖에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174억원대, 유업홀딩스로부터 20억원대 가압류도 걸려 있다. 목포세무서가 압류한 것으로 미루어볼 때 세금 체납 문제도 얽혀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호지구의 경우 이미 프로젝트 무산 조짐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곳에 2024년 3월 국내 최초 활주로형 골프장인 ‘코스모스링스CC’가 개장했지만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연지 6개월만에 공매로 나오면서다. 코스모스링스CC는 지난해 11월 BS그룹이 관계사인 대신피플앤피플을 통해 650억원에 인수했다. BS그룹은 아직 이 부지 개발 계획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골프장 대신 태양광 발전소를 포함한 에너지 거점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개발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매 전문가들은 이번 솔라시도 삼호지구 부지를 낙찰받더라도 마음대로 개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 개발 사업이 기업도시특별법에 따라 추진하는 만큼, 각 부지마다 당초 계획된 용도로만 개발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만약 용도를 변경하고 싶을 경우 시행사인 서남해안레저와 협의에 성공해야 하고, 협의가 성사되더라도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기관으로부터 별도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도록 되어 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