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270도 파노라마 뷰", "6.6m 층고" 압구정서 격돌한 하이엔드 재건축 전쟁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6.05.28 06:00

[압구정서 보는 하이엔드 재건축 트렌드①] 하이엔드 경쟁 쟁점은 “사생활 지키되 더 높게, 더 뻥 뚫리게”

[땅집고]현대건설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5구역에서 '전 가구 100% 파노라마 뷰 한강 조망'을 제안했다. /현대건설


[땅집고] 서울 최상급지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의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제안한 설계안이 주목받고 있다. 최상급지 재건축의 경우 현재 3.3㎡당 2억원 안팎인 시세가 향후 5억원까지 동반 상승할 수 있어, 건설사들은 최상위 기술력을 총망라해 전사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수십 년 앞선 상위 0.1% 슈퍼리치들이 선택할 미래 하이엔드 아파트의 트렌드를 미리 내다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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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DL이앤씨가 압구정5구역에 제시한 아크로 압구정의 펜트하우스 준공 후 예상 모습./DL이앤씨


◇압구정5구역서 현대 “240도 파노라마 뷰” vs DL “6.6m 복층 수준 층고”

27일 재건축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 같은 서울 최상급지 일대의 재건축 설계는 크게 ▲한강 조망 극대화, ▲철저한 사생활 보호(프라이빗), ▲높은 층고 등 아파트를 넘어서는 쾌적성, ▲고급 커뮤니티, ▲개인 맞춤형 평면(커스텀 유닛) 등으로 구분된다. 해외 유명 건축사와 손잡는 것은 이제 기본 표준이 되었으며, 각 건설사는 차별화된 특장점을 발굴해 아파트를 넘어 상위 0.1%를 위한 프라이빗 하이엔드 레지던스를 표방하는 단계에 와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트렌드는 압구정에서 유일하게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압구정5구역에서 두드러진다. 현대건설은 전 세대 한강 조망이 가능한 240도 파노라마 창호인 ‘제로 월’(ZERO WALL) 설계를 내세운다. 최대 약 13m 폭의 광폭 창면을 확보하고 240도 파노라마 조망을 극대화하는 방안이다. 또한 17m 높이의 하이 필로티 설계를 적용해 기존 6층 높이 수준까지 저층부를 비워 한강 조망과 개방감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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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5구역에서 현대건설과 맞붙고 있는 DL이앤씨는 초호화 주거시설을 강조한다. 우선 모든 조합원 가구가 S급 이상의 한강 조망을 100% 확보하는 것을 기본 조건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국내 공동주택 최대급으로 꼽히는 600㎡(약 244평) 규모의 슈퍼 펜트하우스, 243가구의 층고를 최고 6.6m까지 설계해 펜트하우스급 천장고를 갖춘 그랜드 레지던스 등을 내세웠다. 통상 기본 층고가 2.2~2.3m인 점을 고려하면 3배에 가까운 복층 수준의 높이다.

높은 층고는 하이엔드 주택의 상징이다. 현재 강남권에서 가장 높은 층고를 기록한 곳은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하우스 청담’(PH129)으로, 천장고가 7m에 달한다. 이곳은 2024년까지 4년간 국내 공시가격 1위를 기록했던 초호화 주택이다. 올해까지 2년 연속 공시가격 기준 전국 최고가 아파트를 기록한 ‘에테르노 청담’의 천장고조차 4m 수준인데, DL이앤씨의 설계안은 이를 넘어서는 것이다.

[땅집고] 삼성물산이 '270도 파노라마 한강뷰' 적용을 제안한 압구정 4구역 재건축 거실 투시도. /삼성물산


◇ "단지 고급화가 곧 자산가치"… 아파트 경계 허무는 ‘대저택화’ 흐름 고착화

최근 시공사 선정을 마친 압구정 일대 재건축에서도 이런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압구정4구역에 단독 입찰해 시공사로 선정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은 이 단지를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과 같은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삼성물산은 이 구역에 프레임 없는 광폭 창호 ‘라운드 코너 아이맥스 윈도우’를 통해 가구당 평균 20.5m에 달하는 270도 파노라마 한강 조망을 제공하기로 했다.

정비업계 전문가들은 압구정 일대 정비사업이 보여주는 설계 트렌드가 향후 국내 최고급 주거 시장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 아파트가 한정된 공간에 얼마나 많은 가구를 효율적으로 채워 넣느냐의 싸움이었다면, 미래의 하이엔드는 가구 수를 줄이거나 공사비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단 한 가구의 ‘조망 품질’과 ‘공간적 쾌적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시장의 흐름을 보면 상급지 조합원들은 3m를 훌쩍 넘는 천장고나 단독주택형 복층 설계를 고수하기 위해 스스로 최고 층수를 낮추는 정비계획 변경까지 불사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강 조망 면적과 층고 높이가 곧 아파트의 신분과 자산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잣대가 된 만큼, 향후 강남권 핵심지와 일반 정비사업지 간의 외형적 양극화는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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