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금융지원금 2억 조기 지원은 불법” 공식문자…사과에도 형평성 논란 확산
[땅집고] 시공사 선정 총회를 사흘 앞둔 서울 서초구 신반포19·25차 재건축 단지에서 조합장이 특정 입찰 건설사를 비판하는 듯한 내용을 담은 문자를 보내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7일 재건축 업계에 따르면 강남일 신반포19·25차 재건축 조합장은 지난 26일 조합원에 보낸 문자를 통해 “포스코이앤씨의 입찰제안 중 ‘금융지원금 가구당 2억원 조기지원’ 제안은 조합원을 현혹하는 것이며, 무상지원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이 금지하는 불법 행위이므로 조합원은 2억원을 시공사로부터 제공받을 일이 없을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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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조합장은 “조합은 이주시기가 몇 년이나 남은 시점에 불필요한 자금을 선차입해서 금융비용을 조합원에게 부담시킬 이유가 없고, 이는 조합이 자금운용을 방만(하게 운용)하는 배임행위”라며 ”포스코이앤씨의 불필요한 차입행위에 대해 조합은 대의원회에 상정조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조합에 보낸 공문을 통해 “금융지원금 2억원 제안은 서초구청 공공지원 검토와 이사회 및 대의원회의 적법한 검토·승인 절차를 거쳐 총회에 상정될 예정인 공식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지원금 2억원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법률 검토를 완료한 합법적인 구조이며, 동일한 방식으로 제안·계약·이행이 완료된 부산 대연8구역 판례에서 법원으로부터 합법성을 인정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포스코이앤씨 측은 “시공사 선정 총회를 불과 4일 앞둔 시점에서 특정 방향성을 내포한 안내가 전체 조합원에게 전달된 점은 공정성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라며 “대의원회 의결 사항을 배제하거나 왜곡하는 행위는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 조합장 “조합 집행부 공식적 의사결정 없이 문자 발송” 사과
경쟁 입찰이 한창인 가운데 조합장이 전면에 나서 입찰 제안을 비판하자, 일선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강한 반발이 일었다. 일부 조합원들은 곧장 조합사무실을 찾아가 조합장에게 사실을 확인하는 등 긴장 상태가 이어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강 조합장은 조합 단체 대화방에 “조합 집행부 전체의 공식적인 의사결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조합 명의의 문자가 발송된 점에 대해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전날 부조합장이 같은 내용을 올렸다 삭제하자,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 사무실로 찾아와 조합 명의의 문자로 발송해 달라고 요구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강 조합장은 이날 문자메시지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사과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시공자 선정을 앞두고 예민한 시기에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한 점에 대하여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하고 중도의 입장에서 조합원님들의 현명한 시공자 선정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통상 경쟁 입찰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조합장이 특정 건설사의 제안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경우는 이례적이어서 이번 사태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조합장 사과에도 갈등은 격화하는 분위기다. 일부 조합원이 조합장을 찾아가 문제를 제기하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영상을 찍어 단톡방에 올리고, 일부 조합원은 조합장을 옹호하는 등 내홍이 불거지는 상황이다.
◆사건의 발단은? 포스코이앤씨의 금융지원금 조기지원, 무이자 논란
강 조합장은 “포스코이앤씨가 내놓은 홍보물과 제안서 간 내용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불법성이 있다고 지적한 것이지 포스코 제안서 내용 자체의 불법성을 지적한 것이 아니다”면서 “포스코가 제안서 내용대로만 이행한다면 금융지원금(892억원)은 불법성이 없는 제안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드린다”고 덧붙였다. 홍보물에 적시한 내용에 문제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논란이 된 것은 포스코이앤씨가 해당 단지에 내건 ‘전조합원 가구당 2억원 금융지원금 조기지원’ 조건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일반분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환급금이 발생하면 이를 미리 지급하는 구조라는 입장으로, 공짜 2억원이 아닌 미래수익을 당겨 쓰는 개념에 가깝다. 사업이 지연되거나 일반분양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금융비용 부담은 결국 조합 전체 사업비로 돌아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한편, 신반포19·25차는 지하 4층~지상 49층, 7개 동, 614가구 규모의 통합재건축 사업으로, 현재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포스코이앤씨가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오는 30일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조합 내부 갈등이 표면화되는 모습이다. /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