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5·9호선 끼고 한강이 앞마당…롯데물산이 찜한 양평동의 천지개벽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6.05.27 06:00

롯데물산, 물류센터 부지에 고급 복합단지 예고
롯데월드타워 완공 후 10년 만에 직접 개발
양평동, 한강변 주거지로 변신 예고

[땅집고] 롯데물산이 계열사 롯데칠성음료로부터 사들인 서울 양평동 사업장 부지와 건물. /강태민 기자


[땅집고] “롯데칠성음료 부지에서 도로 하나만 건너면 한강공원이고, 9호선 선유도역까지도 걸어서 5분이면 닿습니다. 새 아파트와 복합시설이 들어서면 양평동 일대 주거 가치와 생활 인프라를 확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겁니다.” (양평동 선한부동산 김길수 대표)

26일 찾은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5가 일대. 서울 서남권의 대표적인 준공업지역으로 꼽히던 이곳이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때 공장과 창고, 소규모 업무시설이 뒤섞인 낡은 배후지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여의도와 가까운 직주근접 입지에 한강·안양천을 낀 수변 환경, 지하철 5·9호선 접근성까지 부각되면서 시장 평가가 달라진 것이다. 여기에 정비사업과 롯데물산의 대형 부지 개발이 맞물리면서 양평동 일대가 서울 서남권 신흥 주거지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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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위치한 롯데칠성 양평동 사업장 위치. /네이버 지도


◇여의도·목동 수요 품은 교통 요충지…대장주 21억 돌파

양평동의 가장 큰 장점은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깔린 교통망이다. 지하철 5호선 양평역, 9호선 선유도역, 2·5호선 영등포구청역, 2·9호선 당산역을 두루 이용할 수 있다. 서울 3대 업무지구로 꼽히는 여의도와 광화문, 강남으로 이동하기 좋은 구조다. 특히 여의도까지는 지하철로 10~15분이면 닿을 수 있어 여의도 직장인들이 배후 주거지로 눈여겨보는 지역이다.

목동 생활권을 일부 공유한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양평동이 목동처럼 학군 프리미엄이 강하게 붙는 지역은 아니지만, 차량이나 학원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목동 학원가와 생활 인프라를 가깝게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여의도 직장인 수요뿐 아니라 자녀 교육을 고려하는 학부모 수요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실제 일대 아파트값도 강세다. 5호선 양평역 초역세권 신축 단지인 ‘영등포 자이 디그니티’ 전용면적 84㎡는 최근 21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이 단지는 브랜드 아파트인 데다 역세권, 신축, 평지, 초등학교 접근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에서는 이른바 ‘육각형 단지’로 입소문을 타며 양평동 대장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구축 단지와 분양권 시장 움직임도 활발하다. 9호선 선유도역 초역세권에 있는 ‘양평동 한신’은 전체 1215가구 규모 대단지다. 전용 84㎡는 14억원 후반에서 15억원 중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용적률이 282%로 높은 편이라 재건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시세에 반영됐지만, 한강공원이 가깝고 여의도 접근성이 뛰어나 30년 차 구축임에도 실거주 목적의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2028년 입주 예정인 ‘e편한세상 당산 리버파크’ 전용 59㎡ 입주권도 12억~14억원 선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다.

[땅집고] 롯데물산이 계열사 롯데칠성음료로부터 사들인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사업장 부지에서 바라본 한강변 일대. /강태민 기자


◇롯데물산, 10년 만의 개발 시동…양평동 판도 바꿀까

앞으로 양평동의 지도를 바꿀 가장 큰 변수로는 ‘양평동5가 롯데칠성음료 부지 개발 사업’이 꼽힌다. 롯데물산은 최근 롯데칠성음료로부터 이 부지를 2805억원에 매입했다. 전체 면적은 2만1217㎡(약 6400평)로, 그동안 물류센터와 차량정비센터로 쓰였던 땅이다.

이 부지는 양평동 안에서도 입지가 좋은 곳으로 평가된다. 지하철 9호선 선유도역까지 걸어서 5분 안팎이면 닿고, 바로 앞에는 선유도공원과 양화한강공원이 있다. 주거시설이 들어설 경우 일부 가구에서는 탁 트인 한강 조망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사업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롯데물산이 직접 개발에 나섰다는 점이다. 롯데물산이 롯데월드타워 완공 이후 약 10년 만에 본격적인 부동산 개발 사업에 시동을 건 사례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롯데물산이 단순히 기존 자산을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주거와 상업시설을 결합한 복합개발을 통해 종합부동산회사로 역할을 넓히려는 행보로 보고 있다.

현재 이 부지는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상향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종상향이 이뤄지면 사업성이 높아지고, 고급 주거시설이나 복합시설을 조성할 수 있는 여지도 커진다.

◇“대형 화물차 대신 안전한 보행로”…동네 가치도 달라진다

지역 주민들의 기대는 단순한 집값 상승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거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크다. 이 부지는 그동안 물류센터와 차량정비센터로 쓰였다. 대형 화물차 출입이 잦았고, 보행로 정비도 충분하지 않았다. 한강공원과 선유도역을 가까이 둔 입지에 비해 실제 생활환경은 낙후돼 있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개발을 둘러싼 주민 반대도 있었다. 롯데건설은 2021년 이곳에 소형 임대주택 1400여 가구를 짓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대규모 임대주택 공급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낡은 물류시설을 그대로 두기보다 주거시설과 생활편의시설을 갖춘 복합단지로 정비하는 편이 지역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분양가에 대한 관심도 높다. 개발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신축과 한강 조망, 9호선 역세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전용 59㎡ 기준 분양가가 15억원을 웃돌 수 있다고 본다. 인근 구축 단지 전용 59㎡가 이미 10억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만큼,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가격 눈높이도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

김길수 양평동 선한부동산 대표는 “이 부지는 길 하나만 건너면 한강공원이고, 선유도역도 걸어서 5분이면 닿는 서울에서 보기 드문 금싸라기 땅”이라며 “주거시설에 복합시설까지 함께 들어서면 외부 수요가 유입되고 생활 인프라도 개선돼 양평동 전체 주거 가치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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