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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과 금융 끊겠다" 선언하자 주담대 5.5조 급증…"집값 불안감 탓"

뉴스 이승우 기자
입력 2026.05.26 10:28 수정 2026.05.26 11:18
[땅집고]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뉴시스


[땅집고] 금융당국이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을 금융 정책의 핵심 기조로 내세운 첫 달 성적표는 ‘낙제’에 가까웠다. 예년과 달리 눌려있던 주택담보대출은 다시 폭증하고 전세의 월세화로 인해 전세자금대출은 줄어들었다.

금융위원회의 4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 금융권의 주담대는 4월 들어 약 5조5000억원 증가해 3조원이 늘어난 3월 대비 증가폭이 커졌다. 특히 시중은행권 주담대는 전월 약 200억원 감소에서 2조7000억원 증가로 폭증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1일 연간 증가율을 1.5% 이내로 제한하겠다며 밝힌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무색해지는 수치다. 2025년 증가율인 1.7%보다 낮게 유지하면서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80%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목표인데, 올해부터는 주택 관련 대출을 줄이고 기업 혁신에 자금이 투입될 수 있도록 주담대 증감액을 별도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 “주담대 별도 관리 시작” 공언하자 5.5조 급등

4월 주담대 증가폭이 크지만 현재까지는 관리목표 범위 내에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자체 평가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가계대출 증가 흐름은 연간 관리 목표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별도 관리하겠다고 밝히자마자 주담대 증가액이 폭등했다. 올해 1월 3조원, 2월 4조1000억원, 3월 3조원 등 비교적 안정적으로 주담대 증가액이 관리되고 있었지만, 4월 5조5000억원으로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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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으로는 은행권의 4월 주담대 증가액 2조7000억원 중 은행 자체 대출 증가액은 1조3000억원이었다. 3월 은행 자체 취급액이 1조5000억원 감소했다. 디딤돌, 버팀목 등 각종 정책대출 증가액은 1조5000억원에서 1조4000억으로 오히려 증가폭이 줄었다.

그 배경에는 올해 초 늘어난 주택 매매거래량이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량은 지난해 12월 4만2000가구에서 올해 1월 4만8000가구, 3월 4만9000가구로 늘었다. 수도권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1만9000가구에서 2만3000가구로 증가했다.

신 처장은 “올해 1분기 증가한 주택거래량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며 은행권 자체 주담대가 증가세로 전환했는데,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땅집고] 금융권 대출항목별 가계대출 증감 추이./금융위원회


◇ “규제 강화보다 큰 불안감”…전세대출 위축→매매 전환하거나 월세화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가 집값 상승, 주담대 등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둘째 주(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8% 상승했다. 1월 넷째 주(0.31%) 이후 15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주까지 가격이 하락했던 강남구가 이번주 0.19% 오르는 등 2월 셋째 주 이후 처음으로 서울 전지역이 상승 전환했다.

9일을 끝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종료돼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다주택자 매물을 시장에 유도하기보다 잠기게 만들면서 거래 가능한 물량 자체가 줄고, 결국 실수요자들이 더 높은 가격에 매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전세 물량을 책임지던 다주택자 보유 매물이 월세화되거나 매매되면서 전세난은 심화됐고, 전세자금대출도 감소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4월 전세자금대출은 6000억원 줄었는데, 2월(2000억원), 3월(4000억원)의 감소액보다 더 커졌다. 1년 전인 2025년 4월 7000억원이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전세 물량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한편 서울시는 한국부동산원이 공표한 2026년 3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 지수 동향을 분석한 결과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는 전월 대비 1.3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가 나온 2014년 이후 역대 최고치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전세를 원해도 물건을 구하지 못해 매매 수요로 전환되는 양상”이라며 “중저가 매물 위주로 매매 거래가 늘고 있는 상황이 주담대 증가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도권 주택시장의 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 가계대출 흐름이 안정적인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관리목표와 관련해 구두 개입하는 선에서 가계대출을 관리할 뿐 실제 영업점에 관련 지침이 내려온 것은 없다”며 “주담대 금리가 오르고,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이 수요를 억누르기보다는 ‘지금 아니면 집을 사지 못한다’는 불안감으로 이어져 주담대 취급액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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