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노인들이 애들 소리 시끄럽다고…" 단지 내 태권도장, 소음 민원에 폐업

뉴스 구민수 인턴기자
입력 2026.05.24 06:00

“아이들 소리도 민원 대상?”…아파트 상가 태권도장 폐업 논란
국회, 어린이 놀이 소리 규제 제외 법안 발의
경찰청, 운동회 소음 신고 출동 자제 지침

[땅집고] 아파트 상가 내 태권도장이 인근 요양보호시설이 제기한 아이들 소음 민원으로 폐업했다는 사연이 온라인상에 알려지면서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


[땅집고]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서 운영하던 태권도장이 소음 민원 끝에 문을 닫은 사연이 온라인에서 확산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민원을 제기한 곳이 인근 요양시설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단순 생활 민원을 넘어 세대 갈등 논쟁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지난 6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상가 태권도장이 아이들 소음 문제로 결국 폐업하게 됐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우리 동네 아파트 상가에 있던 태권도장이 문을 닫는다. 이유는 소음 민원”이라며 “아이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평이 좋던 곳인데 아이들 소리 때문에 상가에서 나가게 됐다고 한다”고 적었다.

이어 “얼마 전 인근에 요양센터가 들어왔는데, 이용 노인들이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들었다”며 “아이를 노인들이 쫓아낸 것이다”라는 취지의 주장도 덧붙였다.

이에 일부 입주민 사이에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입주민 단체 채팅방에는 “아이가 몇 년째 다니던 곳이고 많은 학부모들이 만족하던 태권도장이었다”며 “법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는지 안타깝다”는 내용이 공유되기도 했다.

[땅집고] 지난 6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아파트 상가 태권도장이 아이들 소음 문제로 결국 폐업하게 됐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 캡쳐


온라인에서는 상반된 의견도 맞서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태권도장은 구조적으로 발소리와 진동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상가 건물에서는 소음이 그대로 전달될 가능성이 크다”며 민원 제기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아이들 활동 소리까지 과도하게 민원 대상으로 삼는 분위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실제 폐업 과정과 민원 내용, 계약 조건 등이 명확히 확인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된 주장인 만큼 일부 내용이 과장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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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은 최근 학교 운동회나 운동장 놀이 소리 등을 둘러싼 민원 증가 흐름과도 맞물려 확산하는 모습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행사 운영을 축소하거나 학생들이 안내문을 통해 주민들에게 사과 문구를 게시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를 먼저 겪은 일본에서는 이미 비슷한 갈등이 반복돼 왔다. 실제로 보육원·유치원 주변 고령 주민들의 소음 민원으로 시설 신설이 무산되거나 폐원으로 이어진 사례가 잇따랐고, 아이들 놀이 소리를 둘러싼 법적 분쟁까지 벌어졌다. 이에 일본 일부 지자체는 ‘어린이 목소리는 소음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조례를 개정해 아동 활동 소리를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제도 보완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저출생·고령화가 동시에 심화하는 만큼 단순 민원 차원을 넘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아이들의 활동권과 주민들의 생활권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일률적인 규제보다는 방음 시설 지원, 공간 분리, 운영 시간 조정 등 현실적인 조정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4일 국회에서는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어린이집·유치원·학교 등에서 발생하는 교육·놀이 활동 소리를 소음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소음·진동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경찰청도 최근 학교 운동회 소음과 관련한 112 신고가 접수되더라도 현장 출동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일선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각급 학교 운동회와 관련해 경찰에 접수된 신고는 350건에 달했고, 이 가운데 345건에서 실제 출동이 이뤄졌다. /min0212s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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