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금융, 국내 부동산에 6500억 투자
5000억원은 리츠AMC가 위탁운용
“제이알리츠 사태로 위축된 시장 회복 기대”
[땅집고] 우정사업본부가 우체국금융을 통해 최근 6500억원을 대부분 국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침체에 빠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리츠 시장은 해외 부동산에 투자했던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지난 4월 유동성 악화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이후 신뢰도 급락 등으로 시가총액이 한 달새 2조원쯤 급감하면서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이달 8일과 13일에 걸쳐 총 6500억원을 리츠(5000억원)와 펀드(1500억원)에 출자하기로 결정하고 위탁운용사 모집 공고를 냈다.
지난 8일 공고한 리츠 위탁운용사 선정 공고에 따르면 우체국금융은 리츠에 총 5000억원을 투입한다. 우체국예금이 3000억원, 보험이 2000억원을 각각 출자한다. 투자 대상은 서울 주요 권역과 판교에 위치한 오피스·물류시설 등 상업용 부동산이다.
운용 기간은 13년 이상으로 실물 부동산을 매입해 장기간 임대 수익을 올리다가 매각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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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13일 선정 공고한 펀드 위탁운용사는 국내 상장 리츠와 부동산 선순위 담보대출에 투자한다. 총 규모는 1500억원인데, 이 중 70%를 국내 상장 리츠에 투입한다. 이 펀드는 출자사인 우체국보험이 만기가 없이 필요하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리츠 위탁운용사는 이달 22일, 멀티전략펀드운용사는 28일 각각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이후 제안서 평가, 예비실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본실사 등을 거쳐 최종 운용사를 선정한다.
리츠 업계에서는 우정사업본부의 6500억원 투자 결정이 시장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당장 1500억원 규모 펀드 운용사 모집은 상장 리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00억원 이상이 국내 부동산 자산을 담은 상장 리츠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또한 5000억원 규모 자금을 굴리게 될 리츠 운용사 모집은 리츠AMC(자산관리회사)가 운용업계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모집에는 부동산투자회사법에 의한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운용 경험이 있는 운용사만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AMC 인가를 받아야만 한다.
그간 대규모 자금을 출자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리츠AMC에게만 기회를 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실제 최근 5000억원 규모의 코어 펀드 위탁운용사를 선정한 노란우산공제회는 운용사 자격을 부동산 펀드로만 제한했다.
설사 자격 제한 없이 경쟁을 펼치더라도 리츠AMC가 부동산펀드보다 제도적으로 불리했다. 부동산펀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내부 위원회를 통해 자산의 공정가액를 정할 수 있고, 국내 감정평가법인뿐 아니라 외국계 회사나 외부 신용평가기관을 근거로 할 수 있다.
반면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외부 기관 자료를 활용할 수 없어서 자산평가의 유연성과 비용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상장 리츠는 부진에 빠져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일인 지난 4월 27일 국내 상장 리츠 25개사의 시가 총액은 10조8573억원이었는데, 5월 20일 기준 8조9897억원으로 한 달도 안돼 약 17.2% 급감했다. 지난 4월 리츠 도입 25년만에 시총 10조원을 돌파한 지 불과 한 달만에 9조원 선이 깨졌다.
리츠 시장 자체가 침체에 빠지면서 연 5~7% 가량의 배당을 기대하고 노후은퇴 자금을 투입한 노년층 피해도 커지고 있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 운용사 모집에 있어서 부동산 펀드와 경쟁 시 리츠AMC가 매우 불리했다”며 “최근 해외 부동산을 자산으로 편입한 상장 리츠가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로 부진을 겪고 있는데, 국내 우량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 나온다면 리츠 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raul1649@chosun.com